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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송의 아니 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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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늙고 장애가 있더라도 함께 잘 살아야죠···동물의 ‘생로병사’에 공감
    늙고 장애가 있더라도 함께 잘 살아야죠···동물의 ‘생로병사’에 공감

    SNS와 쇼트폼의 세상에서 가장 빠르고 효율 좋은 ‘힐링’ 방법은 다름 아닌 동물 영상이다. 고양이나 강아지 같은 털 동물은 큰 인기를 누리며 팬덤까지 거느리고, 희귀 동물은 희귀한 대로 이목을 끈다.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 푸바오 신드롬이 일어나고 기르는 동물을 언급할 때는 꼭 사진을 첨부해야 예의라는 밈이 유행일 만큼 동물에 대한 친밀감이나 호감이 높다. 이렇게 종을 불문하고 사랑받는 동물들은 대개 어리고 건강한 모습이다. 인기를 끈 동물 계정은 어린 동물이 다 자랄 때쯤 새로운 어린 동물을 데려오고, 동물을 구조하고 입양을 홍보하는 계정들은 성체 동물이 입양 가기 어려운 현실에 탄식한다. 오래전 잡지를 읽다가 우연히 본 글이 기억난다. 미디어에는 어린 동물만 보이는데, 노령견을 키우는 필자는 늙고 아프고 추해진 동물들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치워지는 현상에 의문을 품었다. 생각해 본 적 없는 지점이었다. 그러게. “그 많던 어린 동물들은 (다 자라면, 늙으면, 아...

    2026.02.08 18:27

  • 야구하는 주체로, 진정성 인정받는 팬으로…그라운드의 문을 열어라
    야구하는 주체로, 진정성 인정받는 팬으로…그라운드의 문을 열어라

    이맘때면 울려 퍼지는 곡성이 있다. “아~야구 보고 싶다!” 체감상 가을 야구 끝난지 100일은 됐고, 2026년 프로야구 리그 개막일과 경기 일정표도 나왔다. 일주일에 6일 하는 야구 경기는 야구팬의 일상에 깊이 침투하여 저녁이 있는 삶을 앗아간다. 막상 개막하면 응원 구단을 막론하고 ‘화 많은 야구팬’이라는 밈을 실천하게 될 터지만, 야구팬들은 평화로운 여유보다 고통스러운 재미를 갈구한다. KBO리그의 흥행으로 야구팬 또한 급증한 가운데, 빠질 수 없는 주제가 바로 ‘야구와 여성’이다. 야구는 유독 젠더의 장벽이 높은 스포츠다. 야구는 대부분의 스포츠와 달리 여성 리그가 없으며, 취미의 영역에서도 몇 년 전까지 명백한 남초였다. 최근에는 여성팬이 늘어나면서 여러모로 야구 문화가 지각변동 중이다. 한편, 야구장에 존재하는 젠더화된 구획은 거칠게 두 갈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야구를 즐기는 주체로서 여성이 볼거리로 소비되거나, 진정한 팬이 아니라는 식으로 격하되는 점이다. 또...

    2026.01.24 08:00

  • [이진송의 아니근데] 풍자와 여혐의 경계…중년 여성을 일반화한 ‘집단 내 공격’은 위험
    풍자와 여혐의 경계…중년 여성을 일반화한 ‘집단 내 공격’은 위험

    새해 첫날부터 홈런이 터졌다. 코미디언 강유미가 지난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좋아서 하는 채널’에 올린 ‘중년남미새’라는 제목의 영상이 3일 만에 조회수 백만을 돌파하며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개그 콘서트> 시절부터 ‘사랑의 카운슬러’, ‘GoGo! 예술 속으로’ 같은 프로그램에서 일상 속 디테일을 동물적인 감각으로 해석했던 강유미는 이제 인류학자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다양한 인물을 흉내 낸다. 그런 강유미의 인기 콘텐츠 중 하나는 2024년에 올라왔던 ‘남미새 영혼에 빙의된 여자’였는데, 남미새란 ‘남자에 미친 X끼’의 줄임말이다.이번 ‘중년남미새’에서는 중년이라는 설정을 추가하면서 약간의 변주를 줬다. 강유미의 영상은 지난해 초 열풍을 일으켰던 이수지의 ‘대치맘’ 캐릭터가 야기한 논쟁과도 일정 부분 겹치는 지점이 있다. 조롱과 풍자, 사회 비판과 여성혐오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환호와 비판을 동시에 끌어들인다. 단순한 이분법을 넘어서, 여성 캐릭터가 의...

    2026.01.12 14:50

  • [이진송의 아니근데] 이성애자가 아이 낳고키워야 ‘정상가족’? 그 차별적 관념을 꼬집다
    이성애자가 아이 낳고키워야 ‘정상가족’? 그 차별적 관념을 꼬집다

    연말이다. 그리고 곧 새해다. 이 시기에는 제철 맞은 음식처럼 가족의 소중함을 강조하는 플로가 돌아온다. 연말연초는 가족과 함께 하세요…1990년대 이후 포스트모던의 시대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혈연 중심 가족의 허구성, 모성 신화 등을 비판하며 ‘가족’이라는 개념을 해체하고자 노력했다. 이제 가족이 마냥 숭고하거나 완벽하지만은 않으며, 형식상의 정상가족이 더 구성원에게 학대와 착취를 가할 수 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졌다. ‘가족 같은 사이’는 가‘족’같은 사이라는 언어유희로 변질되어 부정적인 용례로 쓰인다. 그럼에도 여전히 가족이라는 것은 악력이 세다. 2025년 상반기 최대의 화제작은 전통적인 가족주의 미덕을 내세운 <폭싹 속았수다>(넷플릭스)였고, 최근 공개된 영화 <대홍수>(넷플릭스)의 서사에서 반복되듯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인간을 이끄는 동기는 가족이다.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유동적인 세상에서 나를 지지해줄 존재, 나의 정서적, 금전적 자원을 쏟아부으...

    2025.12.27 08:00

  • [이진송의 아니근데] 사이다처럼 짜릿한 복수의 맛…찜찜한 뒷맛이 남는 이유
    사이다처럼 짜릿한 복수의 맛…찜찜한 뒷맛이 남는 이유

    <모범택시> 시즌 3가 돌아왔다. 초반부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더니, 방송 6회만에 최소 시청률 14.3%를 돌파했다. <모범택시> 시리즈는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공식 소개)하는 작품으로, 2010년대 이후 급증한 악을 응징하는 다크 히어로 또는 사적 복수 서사의 흐름을 보여준다.이러한 소재의 인기는 그동안 충분히 논의되었듯 공적 시스템에 대한 불신, 계급과 자본이 가해와 피해를 결정하는 부조리, 폭력을 정당화하는 쾌락 등이 원인이다. <더 글로리> <비질란테> <살인자ㅇ난감> <빈센조> <마우스> 등이 대중적 인기와 윤리적 질문을 동시에 쏘아 올렸다. 악을 처단하고 피해자의 억울함을 위로 한다는 점에서 사적 복수는 지극히 한국적인 한풀이, 해원(解寃) 서사와도 겹친다. 소위 ‘정의 구현’의 이름으로 통쾌하게...

    2025.12.13 08:00

  • [이진송의 아니근데] 연인 고유성 지키며 포용하는 남자···사랑 힘든 시대에 설렘을 던지다
    연인 고유성 지키며 포용하는 남자···사랑 힘든 시대에 설렘을 던지다

    지난 11월19일, 제46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영화의 작품성이나 의의보다 감독이나 배우의 유명세로 상을 나누었다는 비판이나, 여전히 영화를 함께 만드는 스태프의 존재는 생략된 시상식의 구조 등 어딘가 찜찜하다는 반응을 남긴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가장 큰 화제는 축하 공연에서 탄생했다. 한 달 전 공개한 신보 ‘Good Goodbye’를 부른 화사는 백댄서나 특수효과, 화려한 안무 없이 오롯이 혼자서 무대를 채운다. 그 끼와 매력에 관객이 푹 빠져들어갈 때쯤 배우 박정민이 등장한다. 박정민은 화사와 ‘Good Goodbye’ 뮤직비디오에서 연인으로 출연했고, 뮤직비디오는 공개 직후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참이다. 박정민과 마주한 화사는 간단한 안무를 하며 계속해서 노래를 이어간다. 박정민은 화사의 구두를 든 채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짧은 동작을 따라 하고, 마지막 가사인 ‘굿바이’를 함께 부른다. 이 장면은 실시간으로 주목받더니 영화제가 끝난 후에도 다양하게 퍼져나...

    2025.11.29 08:00

  • [이진송의 아니근데] 습식 화장실 꺼리고 ‘단짠’ 음식 안 먹어도···한국에 푹 빠진 카니 봤니? 봤어?
    습식 화장실 꺼리고 ‘단짠’ 음식 안 먹어도···한국에 푹 빠진 카니 봤니? 봤어?

    ‘수능금지곡’은 중독성이 강하고 귓가에 맴도는 노래를 일컫는 말이다. 샤이니의 링딩동(2009)이 원조인 수능금지곡은 간단하고 반복되는 대사, 따라 부르기 쉬운 음이 특징이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는 11월,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갑작스럽게 새로운 수능금지곡이 탄생했다. 댄서이자 유튜버로 활동 중인 카니의 ‘매끈매끈’ 송이다. “매끈매끈하다, 매끈매끈해. 평평하다, 평평해. 울퉁불퉁하다, 울퉁불퉁해.” 노래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한국어를 공부하던 카니가 단어를 외우려고 즉흥적으로 흥얼거리다 안무를 붙인 ‘무언가’다. 그럼에도 묘하게 빠져드는 맛에 화제가 되나 싶은 순간, 카니가 곧장 샤이니와 키와 함께 ‘매끈매끈’ 송에 맞춘 챌린지를 가져왔다.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춤과 노래는 챌린지를 유도하고, 음만 유지하면 마음에 드는 의태어나 의성어를 아무거나 갖다 붙여도 된다. 춤으로도, 일상적 용례로도 흥할 수 있는 밈은 카니의 스타성이 견인했다. 인종적 상상력이 (납작하...

    2025.11.15 08:00

  • [이진송의 아니근데] ‘살맛’으로 살맛 나게···착한 시체보다 짜증 나는 노인네가 되기로 했다
    ‘살맛’으로 살맛 나게···착한 시체보다 짜증 나는 노인네가 되기로 했다

    온라인에서 ‘혼밥 레벨’ 테스트가 돌았던 적이 있다. 집단이 기본값인 한국사회에서 ‘혼자’ 무언가를 한다는 행위가 처음 눈에 띄기 시작하면서 혼자 밥을 먹는 것이 어디까지 가능한지 측정하는 일종의 놀이였다. 혼밥 레벨의 큰 틀은 대충 이렇다. 1단계는 편의점, 2단계는 학생식당이나 구내식당, 3단계는 패스트푸드. 단계가 올라갈수록 혼밥의 난도가 올라간다는 뜻이다. 분식집, 맛집을 거치면 7·8단계에는 패밀리 레스토랑과 고깃집, 횟집이 있다. 누구나 보는 순간 이해할 만큼 이 테스트는 특정 공간과 음식의 의미를 함축한다. 편의점이나 학생식당, 패스트푸드점은 간단하게 한 끼를 때우는 곳이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공간과 음식에는 사회적 맥락이 추가된다.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고깃집, 횟집은 여러 사람이 ‘모여서’ ‘함께’ 음식을 ‘나누어’ 먹는 곳이다. 교류가 이루어지고, 분위기나 규모가 중요하며, 음식은 최소 2~3인분 이상부터 판매한다. 그런 곳에서 혼자 밥을 먹는 행위는 어쩐지 중요...

    2025.11.01 08:00

  • [이진송의 아니근데] 여제 아닌 황제···여성 스포츠 예능을 넘어 ‘지도자로서의 여성’으로
    여제 아닌 황제···여성 스포츠 예능을 넘어 ‘지도자로서의 여성’으로

    한국 국적의 운동선수나 예술가가 세계 무대에서 활약할 때 온라인상에서 퍼지는 자조가 있다. “귀한 분이 어쩌다 이런 누추한 곳에.” 영웅은 고난을 이겨내는 운명이라지만 튀는 존재를 찍어 누르는 한국의 문화, 비리와 친목으로 곪아가는 각종 협회 및 재단의 악행은 질이 낮고 소모적이다. 그럴수록 영웅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며, 미운 짓 골라하는 조국과 장르에 헌신해 범인의 가슴을 울린다. 별 하나에 조수미, 별 하나에 김연아, 별 하나에 김연경, 아, 새롭게 빛나는 별에 안세영…. 2024~2025 V 리그를 마지막으로 은퇴한 김연경은 남녀 불문, 명실상부 배구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이며 화려한 커리어의 소유자다. 스타성도 뛰어나 각종 예능에서 활약하며 여자배구의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국가대표를 우선시한 김연경에게 소속 구단이 저지른 만행이나, 언론 및 배구 관계자들이 퍼부은 가혹한 비난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배구협회가 20년 만에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여자배구 대표팀...

    2025.10.18 08:00

  • [이진송의 아니근데] 남녀 연애 뒤로 밀린 여자들의 우정···그 ‘미친 롤러코스터’를 알아?
    남녀 연애 뒤로 밀린 여자들의 우정···그 ‘미친 롤러코스터’를 알아?

    ‘미친 사랑의 노래’는 있지만, ‘미친 우정의 노래’는 없다. <미운 우리 새끼>는 있지만, <미운 우리 친구>는 없다. 흥미로운 일이다. 실제로 사람, 특히 여자를 미치게 하는 진한 방법이 바로 우정의 롤러스코스터인데 말이다. 자의식이 생기고 놀이터나 어린이집 같은 공간에 아장아장 걸어들어가는 순간부터 의지와 무관하게 탑승한 이 롤러코스터는 천국과 지옥을 오르내리며, 가장 연약하면서도 인생의 대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유년 시절을 관통한다. 소녀들의 우정은 치열한 정치의 현장이자, 질척하게 뒤엉키는 치정 놀음이다. 여아를 관계중심적 성향으로 양육하는 사회적 환경이 가뜩이나 기민한 촉을 자극한다. 환대와 배제, 매혹과 불안, 선망과 질투, 기쁨과 고통이 한데 뒤섞여 부글부글 끓는다.윤가은 감독의 <우리들>(2016)은 치열하고 잔혹한 어린이의 우정을 그려낸 영화로, 유년 시절과 소녀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도 했다. 죽마고우, 금란지교, ...

    2025.09.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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