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건축-또 다른 건축을 향해

16건의 관련기사

  • [공감의 건축-또 다른 건축을 향해] 그리고 짓고 돌보고…건축의 동력은 ‘사랑’이었다

    그리고 짓고 돌보고…건축의 동력은 ‘사랑’이었다

    연재 통해 만난 여성 건축가들 환경에 대한 공감과 연대 환기 건축이라는 지난한 과정에서 상상력을 완성하는 힘 깨달아 ‘공감의 건축: 또 다른 건축을 향해’ 연재를 제안받았을 때 나는 1년간의 육아 휴직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그때 나는 한창 아이와 서울 이곳저곳을 산책하는 일에 재미를 붙이고 있었다. 초등학생인 아이는 코로나19가 발발했을 때 입학한 ‘코로나 키즈’다. 입학과 동시에 학교는 폐쇄되었고, 한동안 소풍이나 체육대회를 비롯한 대면 행사를 경험해보지 못했다. 아이들에게는 더욱 가혹한 시간이었다. 그사이 한국 사회의 공간 경험은 고도로 양극화되었다. 학교뿐만 아니라 여러 공공장소가 한동안 무력하게 문을 닫았다. 모두가 함께 누렸던 도시는 사적 영역이 더 강화됐다. 코로나19가 장기간 지속되는 동안 나는 도시에서 공간을 누리는 경험과 새로운 곳을 찾는 용기가 모두 축소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아이와 갈 수 있는 안전한 장소가 고작 쇼핑...
  • [공감의 건축-또 다른건축을 향해] 소멸 앞둔 인간의 집을 자연에 반환…‘공동체 위한 해체’ 역발상

    소멸 앞둔 인간의 집을 자연에 반환…‘공동체 위한 해체’ 역발상

    지난 20일 세계 최고의 건축 축제 베니스건축비엔날레가 막을 열었다. 미술과 건축 격년으로 진행되는 베니스비엔날레가 올해는 건축 비엔날레로 18회를 맞았다. 베니스건축비엔날레는 당대 논쟁적인 이슈들을 시각 언어로 제시하고 교류하는 세계 건축인들의 무대다. 크게 본 전시와 국가관 전시로 구성돼 미술·건축 올림픽으로도 여겨진다.‘미래의 실험실’ 대주제 따라한국관 ‘우리는 어떻게’ 전시군산 빈집 문제 주목한 강예린도시의 밀도 회복 방법 제안총감독으로 선임된 레슬리 로코가 제안한 대주제는 ‘미래의 실험실(The Laboratory of the Future)’. 베니스건축비엔날레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감독으로 선임된 그는 아프리카를 건축의 미래가 참조해야 할 장소로 봤다. 성별·지역적으로 편향된 과거 전시구성에 대한 대안으로 레슬리 로코는 그가 직접 지휘하는 본 전시에서 아프리카 출신 젊은 건축가들을 대거 초대했다. 기후위기와 팬데믹 등 작금의 불확실...
  • [공감의 건축-또 다른 건축을 향해] 기억과 치유를 위한 ‘비움의 설계’…다음 세대를 배려하다

    기억과 치유를 위한 ‘비움의 설계’…다음 세대를 배려하다

    근대 유물 녹슨 철로 살린 공원 도시 가로지르는 ‘녹색 쾌감’‘핫플’ 경의선 숲길과 다른 느낌 서울 노원구 공릉동 일대의 경춘선 숲길은 공원이 된 기찻길이다. 서울과 춘천을 이어온 경춘선이 2010년 복선전철화되면서 서울시가 2013년부터 공원화 사업을 진행했다. 일본 자본이 아니라 춘천 상인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경춘선은 그 자체로 중요한 근대사적 의미를 갖고 있다. 철도와 역사 같은 근대산업시설을 보존하면서 그간 소음 등으로 고통받던 지역 주민을 위한 일상 공간으로 재탄생했다.디자인 과욕을 부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식재한 식물들이 건조한 도시 환경 속에서 빛을 발한다. 그리 넓지 않은 안정적인 폭의 숲길은 좌우 양쪽 어디서나 접근이 쉽다. 자연스레 사람들이 숲길을 걷기 위해 들어오고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나서도록 되어 있다.경춘선 숲길을 “가장 애착을 갖는 작업”으로 손꼽는 조경가 정영선은 “걷는 생활”을 위해 이곳을 만들었다. 집 가까이...
  • [공감의 건축-또 다른 건축을 향해] 재미로도 미학적으로도 완전한 건축을 향해 ‘실내를 내실 있게’

    재미로도 미학적으로도 완전한 건축을 향해 ‘실내를 내실 있게’

    1세대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단순 장식·꾸밈 개념 넘어‘생활에 유용한 미술’ 추구 2020년 10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1세대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섬유예술가인 고 배만실(1923~2018)의 아카이브 기증 약정식이 진행됐다. 유족이 배만실의 생애 자료, 교육 및 연구 자료, 디자인 작업자료 등을 몇 차례 기증하면서 4800여점이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에 있다. 이 자료 중 일부가 최근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막을 내린 <모던 데자인: 생활, 산업, 외교하는 미술로>에 전시됐다. 그가 설계한 조선호텔 인테리어 작업 사진과 도면이었다. 그 공간은 오래전 사라졌지만, 작업을 지휘했던 작가의 이름은 선명히 남아 있다. 미술, 공예, 건축을 넘나드는 다양한 작품활동을 해온 배만실은 작가지만 디자이너로서 정체성이 확고했다. ‘디자인’에 대한 개념 정립도 쉽지 않던 시절, 그는 많은 건축가들과 협업하며 실내장식에 국한되었던 인테리어 디자인을 건축 담론으로 확...
  • [공감의 건축-또 다른 건축을 향해] 기능과 미의 절묘한 조화…도심의 ‘이면’에서 ‘새 면’을 그리다

    기능과 미의 절묘한 조화…도심의 ‘이면’에서 ‘새 면’을 그리다

    강남 한복판서 맷집을 키우며 균형을 중시해온 젊은 건축가구조적 명쾌함과 땅의 흔적에 대응한 ‘강남 레트로’에서 보듯소규모 임대건물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며 그만의 색을 입혔다2000년대 중반 특색 있는 작은 가게들로 독특한 분위기를 뽐냈던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곳이다. 가까운 신사역이나 압구정역 대로변의 커다란 건물과 달리 이면 도로 길가에 도열한 아기자기한 건물들은 카페나 소매점 등으로 사용됐다. 원래 인근 주민들이 이용하던 시설은 삽시간에 타 지역 사람들로 붐비고 유명해졌다. 그 후 10년 사이 작은 건물들은 사라지고 땅이 합쳐져서 대형 프랜차이즈 중심의 커다란 건물들이 들어선 거리가 됐다. 전국에 생긴 수많은 다른 ‘가로수길’의 원조였던 이곳이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은 이유다.대지면적 40~60평, 연면적 300평, 층수 3~5층 규모의 근린생활시설은 우리가 가장 흔히 보는 건물 유형이자 도시 분위기를 장악하는 중...
  • [공감의 건축-또 다른 건축을 향해] 혼자 보기 아까운 공간들, ‘가치’ 체험·소통하는 플랫폼 되다

    혼자 보기 아까운 공간들, ‘가치’ 체험·소통하는 플랫폼 되다

    저널리스트 20년 경력 살려사적 공간의 소유주 등 설득세심한 기획과 폭넓은 섭외로2014년부터 수년째 축제 열어양질의 도시 건축물 만날 기회설계자들 창작 공간까지 공개대중 관심 끌며 공론장 역할도2020년 서울 강서구에 발달장애 학생을 위한 특수학교인 서울서진학교가 개교했다. 학교 건립에 반대했던 지역 주민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던 학부모의 모습이 선명하게 남은 곳이다. 지난한 시간 끝에 개교한 학교는 다음 해 서울시 건축상 대상을 받았다. 이 건물이 품고 있는 사회적 이슈도 중요했지만 무엇보다 아이들이 아름답게 잘 지은 공간에서 지낼 수 있다는 사실에 무척 감사했다. 나는 서진학교를 설계한 코어건축의 설명을 들으며 평소라면 들어갈 수 없는 이곳을 직접 보았다. 매년 10월에 시작하는 ‘오픈하우스서울’ 프로그램 덕분이었다. 오픈하우스서울은 서울을 중심으로 평소 입장할 수 없는 양질의 건축 공간을 설계자와 함께 경험하는 개방 행사다. 예약 창이...
  • [공감의 건축-또 다른 건축을 향해] 존재해온 것들을 기어이 지키려는 몸짓, 얼마나 아름다운가

    존재해온 것들을 기어이 지키려는 몸짓, 얼마나 아름다운가

    1935년 지어진 서울 적산가옥 주민들이 직접 꾸리는 카페로한국의 문화소비 성지로 뜨거운 서울 성수동. 그곳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LCDC서울은 1년 전 개장 당시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화제다. 자동차 정비소와 구두 공장을 특색 있는 상점들로 만드는 데 공간 브랜딩, 건축, 인테리어, 조경 등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이 합심했다는 이유가 크다.그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1층 카페 이페메라는 ‘힙한’ 성수동의 보통 카페와는 다른 모습이다. 지금 한국에서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파는 곳이 아니라 공간 디자인의 최전선을 가늠하는 척도다. ‘월간디자인’이 발표한 ‘2022 한국 디자인 연감’의 공간 디자인 작업 상당수가 카페였던 만큼 내로라하는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카페 디자인에 몰두하고 있다.카페 이페메라는 최근 상업 공간을 압도하는 인더스트리얼 디자인 흐름이나 레트로 열풍을 살짝 비켜간다. 알루미늄, 철과 같은 금속재료를 사용한 매끈하고 차가운 디자인, 공연...
  • [공감의 건축-또 다른 건축을 향해] 상호작용하는 공간의 힘…경계를 허물고 활력을 불어넣다

    상호작용하는 공간의 힘…경계를 허물고 활력을 불어넣다

    서울역 앞 대우빌딩 ‘수선’ 6만개 LED로 ‘새 인터페이스’ 서울역을 빠져나오자마자 시야에 들어오는 구 대우빌딩은 서울 입성을 알리는 상징적인 건물이다. 이제 서울스퀘어로 이름이 바뀐 이곳 정면에 불이 밝혀지고 미디어 작품이 나오면 서울역 일대는 공공 상영장이 된다. 가로 100m, 세로 약 80m의 거대한 사각 면 위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이미지는 회색 도시를 아름답게 수놓는다. 그중 줄리안 오피의 ‘크라우드(Crowd)’는 대도시 서울과 참 잘 어울리는 작품이다. 표정 없이 간결한 선으로 그린 인물들이 리듬감 있게 걷고 있는 모습은 군중 속 우리를 반영한 것 같다. 그 작품을 볼 때마다 분주히 움직였던 오늘의 나를 보는 듯한 공감을 받았다. 그때 서울스퀘어는 무뚝뚝한 건물이 아니라 위로를 건네는 다정한 상대였다. 나만 그런 벅찬 감정을 느끼지는 않았을 테다. 서울스퀘어의 미디어 파사드는 대중과 적극적으로 교감을 시도한다. 2014년에 방영한 인기 드라마 ...
  • [공감의 건축-또 다른 건축을 향해] ‘남이 설계한 집’으로 건축의 아름다움과 취약함을 말하다

    ‘남이 설계한 집’으로 건축의 아름다움과 취약함을 말하다

    작품서 무언가 짓기보다 짓지 않는 행위로 ‘건축’에 대해 질문 건축가의 기존 건물 ‘의도’ 존중하며 새롭게 공간 읽기로 해석‘도면’보다 건축가의 메시지 ‘사진·영상’에 담아 대중과 소통 최근작 ‘쓸모없는…’에선 정류장을 미술관 공간 경험으로 표현마감 안 된 거친 건물 안에서 한 무용수가 힘겨운 몸짓을 하고 있다. 땅 아래로 꺼지는 몸을 일으키려 안간힘을 쓰는 듯하다. 바닥인 듯 벽인 듯 단숨에 파악하기 힘든 공간에 밀착해서 수행하는 긴장된 몸짓은 관객의 집중을 이끈다. 2020년 서울무용영화제 최우수상을 받은 이 작품은 건축가 김사라가 기획한 <남이 설계한 집>이다. 안무가나 영상감독이 아닌 건축가의 무용영화제 수상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남이 설계한 집>은 김사라를 주축으로 영상·안무·소리·사진 등 다양한 예술가들이 협업한 다학제적 작업이다. 이 영상은 평소 우리가 의심 없이 믿어온 바닥과 벽의 관계를 다시 보게 만들었다. 건축...
  • [공감의 건축-또 다른 건축을 향해] 정돈된 구획, 확 트인 시야…도시와 건물을 잇는 ‘문지방 건축’

    정돈된 구획, 확 트인 시야…도시와 건물을 잇는 ‘문지방 건축’

    1990년 지어진 서울 노원구청 3년 전 공모전 통해 리모델링 한국 사교육 중심지 대치동 속 재래시장 같은 아파트 상가, 복사집과 스터디카페로 변한 다세대 주택가. 우리가 생각했던 기존 공간 사용법과 다른 독특한 모습이 도면 위에 생생하게 펼쳐져 있다. 구보건축은 서울역사박물관 생활연구조사 일환으로 진행된 기록 사업(2018)에서 도시건축 전문가들과 함께 대치동 일대를 실측하고 도면화했다. 피상적으로 알던 대치동을 공간 이용 행태와 형성 과정으로 살펴보는 작업이었다. 이 흥미로운 연구에서 서울 대치동은 단순히 사교육 1번지로 끝나지 않고 다른 동네처럼 몇십 년 동안 주민 삶에 맞춰 변화한 자연스러운 생태계였다. 대치동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은마아파트의 핵심 소비공간인 은마종합상가는 작은 점포들이 유기적으로 통합되고 분화된 결과였다. 다세대 주택가를 개조한 다양한 서비스 공간들은 유명 학원가를 지원하는 인프라였다. 이 기록은 도시 조직이 입시 변화에 최...
12
Today`s HOT
칠레에도 피해주는 산불, 힘을 모아 진화하는 소방관들 계속되는 남동부 지역 산불, 대응에 보강 필요.. 눈보라와 많은 비를 뚫고 지나가는 사람들 계속되는 달러와 연료 부족, 거리로 나선 목장주와 사업가들
5주 만에 퇴원한 교황, 최소 2달은 안정 취해야..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다저스 팀의 야구 훈련
연이은 가자지구 공습, 보이지 않는 전쟁의 끝 저먼윙스 비행기 추락 10년, 추모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
올해 초 산불 여파 가시기 전, 또 다시 산불 발생 계속되는 러시아 공습에 뉴욕에서 집회가 열리다. 오랜 시간 산사태가 발생하는 랜초 팔로스 베르데스 반도 근처 주거 건물까지 번진 쇼핑 센터에서의 화재..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