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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정복은 다음 기회에···“오늘은 휴일이니까”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여기 외계 행성에서 지구를 정복하러 온 악당이 있습니다. 언뜻 보기엔 인간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사실 톱처럼 날카로운 이와 뾰족한 귀, 전갈 같은 꼬리를 가졌습니다. 그의 마음은 지구에 대한 악의로 가득차 있습니다. 언제든 기회만 있다면 지구를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릴 작정인데···아, 그런데 오늘은 안되겠네요. 오늘은 소중한 휴일이거든요. 이번 주 오마주에서 소개할 작품은 애니메이션 <휴일의 악당> 입니다.<휴일의 악당>의 주인공은 휴일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악당입니다. 평일에는 지구에 사는 인류를 섬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지구를 지키는 ‘레인저’들과 치열한 전투도 벌입니다. 악의 무리의 수장인 그는 지구 정복을 위한 전략을 세우고, 밑에 부하들도 관리해야 하고, 직접 싸움도 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데, 그에... -
소설은 못 써도 리뷰는 쓸 수 있어!…‘리뷰왕’이 된 아파트 경비원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예순두 살의 장봉기(김종구)는 아파트 경비원입니다. 푸근한 얼굴에 파란 경비복을 입은 장봉기의 모습은 친숙한 ‘경비 아저씨’ 그 자체죠. 그런데 누군가 직업을 물으면 그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허허, 작가입니다.”장봉기는 소설을 씁니다. 무려 30년에 걸쳐 쓴 역작 <눈 떠보니 베르사유 궁전>을 막 완성한 참입니다. 하지만 작가 데뷔의 꿈을 안고 찾아간 출판사에서 “자질도 재능도 없다”는 혹평을 듣고 맙니다. 실망도 잠시. 그래도 밥은 먹어야죠. 장봉기는 배달 앱을 켭니다. 족발 사진이 먹음직스럽습니다. 주문을 하려는데 ‘리뷰 서비스’라는 문구가 그의 눈에 들어옵니다. ‘세상에. 리뷰를 쓰면 음식을 공짜로 준다고?’<리뷰왕 장봉기>는 아파트 경비원이자 무명 소설가인 장봉기가 배달 앱 ‘리뷰왕’으로 거듭나는 이야기입니다. 서비스 볶음... -
“내가 지키는 여자는 장관님”…멋짐 ‘뿜뿜’한 정치스릴러 ‘보디가드’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돌아온 퇴역 군인 데이비드 버드(리처드 매든)는 런던 메트로폴리탄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경찰입니다. 데이비드는 별거 중인 아내의 집에 가다가 열차 폭탄 테러 위기를 해결해 내무장관의 개인 경호관(PPO)으로 승진합니다. 그의 새 임무는 내무장관인 줄리아 몬터규(킬리 호스)를 경호하는 것입니다. 줄리아는 테러와의 전쟁에 강경한 보수 여성 정치인입니다. 데이비드를 아프가니스탄에 보낸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영국 BBC의 6부작 드라마 <보디가드>는 경찰 데이비드와 정치인 줄리아의 정치 스릴러입니다. 데이비드는 임무를 수행할 때 초인적인 냉정함을 보이지만 사실 전쟁에서 얻은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줄리아는 데이비드의 밀착 경호에 욕설 섞인 짜증을 냅니다. 두 인물의 서먹한 사이는 줄리아가 ... -
신흥종교에 빠진 조폭은 어떻게 되었나···‘돼지와 뱀과 비둘기’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대만 영화 한 편이 중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합니다. 정작 대만에선 별다른 흥행 성적을 거두지 못했는데도 말이죠.화제의 영화는 <돼지와 뱀과 비둘기>.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습니다. 장르는 느와르·갱스터입니다. 갱스터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조폭 두목의 장례식이 열리고, 경찰들이 삼엄한 경비를 펼칩니다. 주인공 천꾸이린이 이곳에 나타나 대담한 살인 행각을 벌입니다. 경찰 천후이가 그를 뒤쫓지만, 천꾸이린은 천후이에게 큰 상처를 입힌 채 빠져나갑니다. 4년 후, 천꾸이린은 여전히 도피 중입니다. 천꾸이린은 범죄자들에게 의약품을 제공하는 약사로부터 자신이 폐암 말기라는 진단을 전해 듣습니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판단한 천꾸이린은 자수를 위해 경찰서를 찾았다가 자신이 요주의 지명수배자 명단에서 ‘넘버 3... -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을 그리워 한 적이 있다면···‘젊은 위궈의 기쁨과 슬픔’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꼭 가게 될 거란 생각이 드는 곳이 있으신가요? 중국 쿤밍에 사는 16살 소년 인위궈에게는 루마니아가 그런 곳이었습니다. 이번 주 ‘오마주’ 추천작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젊은 위궈의 기쁨과 슬픔>입니다.위궈는 문학 소년입니다. 시를 읽고 씁니다. ‘시를 쓰지 않는 부조리보다 시를 쓰는 부조리가 좋다’는 어느 시인의 말에 깊이 공감하며 ‘시를 읽는 부조리도 좋다’고 말합니다. 그가 특히 심취한 것은 루마니아 문학입니다. 1850년대 낭만주의 시인 미하이 에미네스쿠를 좋아합니다.위궈는 루마니아에 대해 알고 싶은 자신의 욕망을 ‘나중에 언젠가’로 미루지 않기로 합니다. 아니, 미룰 수가 없습니다. 당장 가지 않으면 더 이상 삶을 지속할 수 없을 만큼 절박하기 때문입니다. 위궈는 루마니아의 교육부 관계자와 ... -
웃기고 울리고 다 한다···EPL로 간 미식축구 감독 ‘테드 래소’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모두가 좋다고 입을 모으는 영화·드라마일수록 손이 안 가는 경우가 제법 있지 않나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 때문인지, 청개구리 심보 때문인지 몰라도요. 제게도 그런 작품이 몇 있습니다. 애플TV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테드 래소>는 그 중 하나였습니다. 온갖 상을 휩쓴 이 시리즈의 명성은 익히 들어왔지만 왜인지 시청을 미뤄왔습니다. 축구라는 소재에 큰 관심이 없기도 했고요. 그런데 지난 주말 별 기대 없이 보기 시작했다 정주행하고 말았습니다. 완전히 마음을 빼앗겨버렸는데요. 이번주 ‘오마주’는 저와 같은 청개구리들을 위해 써봅니다.<테드 래소>는 미국의 대학미식축구 감독 테드 래소(제이슨 서데이키스)가 영국 프리미어리그(EPL)의 유서 깊은 클럽 리치몬드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시작됩니다. 말도 안 되는 스카웃의 배경엔 리치... -
최약체 고교 야구팀의 ‘하극상’···결과 아닌 ‘과정’의 드라마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일본의 ‘고시엔’(전국 고교 야구선수권대회)은 전국 3600개 고교 야구부가 우승기를 놓고 경쟁하는 일본 최대 고교야구 대회입니다. 16만명의 남자 고교생들이 머리를 1㎝ 길이로 바싹 깎고 그해 여름만을 바라보며 구슬땀을 흘립니다. 고시엔 구장을 밟기만 해도 큰 영광입니다. 49개 고교만이 본선에 진출하기 때문입니다. 패배한 고교는 고시엔 구장의 흙을 담아가는 전통이 있습니다. 소년들을 지나치게 혹사시킨다는 비판도 나오지만 여전히 일본에서 고시엔은 청춘의 상징입니다.왓챠에서 볼 수 있는 일본 TBS 드라마 <하극상 야구 소년>도 고시엔 출전을 노리는 에츠잔 고교 야구부의 이야기입니다. 특이하게도 제목 그대로 시골 고교 최약팀이 강호들을 물리치고 고시엔에 진출하는 ‘하극상’을 일으킨다는 결말을 전제하고 시작합니다. 아예 회차가 끝날... -
이유 없이 삶에 지칠 때 필요한 것···‘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복싱 영화’ 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줄거리와 장면들이 있습니다. 옛 영광을 상징하는 트로피와 수많은 선수들의 땀에 절어 낡은 체육관, 늙고 고집스러운 관장, 불우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젊은 복서…. 왓챠에서 볼 수 있는 일본영화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의 첫인상 역시 그렇습니다.얼핏 복싱 영화의 클리셰를 가져온 듯 한 이 영화는 몇 가지 지점에서 전형을 벗어나며 새로운 감동을 줍니다. 게이코는 청각 장애가 있는 여성입니다. 호텔의 메이드로 일해 돈을 벌면서 프로 복서로도 데뷔한 상태입니다. 청각 장애가 있으면 심판의 지시나 코치의 조언을 들을 수 없어 링 위에서도 불리합니다. 리치가 짧고 스피드도 느립니다. 게이코는 아랑곳하지 않고 훈련을 거듭합니다. 많은 남성 복서들이 같은 체육관에 다니지만, 게이코는 그 누구보다 성실히 연습하는 듯 보입... -
64세에 177㎞ 해협을 횡단한 아네트 베닝···‘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왜 할까. 올림픽 경기에서 신기록이 나오는 순간, 잠깐의 탄성 뒤 제 마음 한 켠엔 항상 같은 의문이 남았습니다. 인간은 왜 극한의 고통을 무릅쓰고 육체와 정신을 단련해 더 빨리 달리려고, 더 무거운 것을 들려고, 더 높이 뛰려고 이렇게 애를 쓸까. 성취감을 위해서? 어떤 면에서든 더 발전하려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어서? 이번주 오마주에서 소개할 작품은 세계적인 수영선수 다이애나 나이애드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2023) 입니다.다이애나 나이애드는 올해 75세를 맞은 미국의 수영선수입니다. 그는 64세 때 쿠바 하바나에서 플로리다 키웨스트까지 바다 수영으로 횡단합니다.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는 이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아네트 베닝이 나이애드를, 조디 포스터가 나이애드의 친구이자 코치인 보니를 연기했... -
디올·샤넬·발망…전쟁터에서 꽃피운 명품 디자이너 이야기 ‘더 뉴 룩’
‘오마주’는 주말에 볼 만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오전 찾아옵니다.디올과 샤넬, 발망, 발렌시아가.패션에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도 한 번쯤 들어보셨을 이름이자 브랜드입니다. 세계 패션 트렌드를 주도하는 명품들이죠. 4명 모두 프랑스에서 태어났는데요. 전쟁으로 참혹했던 20세기 초중반 패션 브랜드로서 ‘꽃’을 피웠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애플TV플러스가 선보인 <더 뉴 룩>(The New Look)은 크리스티앙 디올, 코코 샤넬, 피에르 발망, 크리스토발 발렌시아가 등 세기의 디자이너들의 실화를 그린 드라마입니다. 나치가 점령한 1940년대 초와 전후 프랑스 파리를 무대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친숙한 명품 브랜드를 세운 디자이너들의 실화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습니다.드라마는 주목받는 젊은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디올(벤 멘델슨)과 최고 디자이너로 명성을 얻은 코코 샤넬(줄리엣 비노쉬)를 두 축으로 전개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