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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군의 인권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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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래군의 인권과 삶]생명안전 공약은 찾을 수 없는 6·3 지방선거
    생명안전 공약은 찾을 수 없는 6·3 지방선거

    집에 선거 공보물이 도착했다. 도지사, 교육감, 시장, 도의원, 시의원, 그리고 정당의 비례대표 후보들의 공보물을 하나씩 찬찬히 들여다봤다. 그 안에는 개발 공약이 가득 찼다. 공약대로만 개발되면 모두가 돈도 벌고, 집 걱정 없이, 행복하고 잘 사는 지역이 될 것 같은 ‘환상’마저 들 정도였다. 작은 정당들의 공보물은 재정 상황이 열악해서인지 빈약했다. 거대 정당들이 수십장짜리 컬러 홍보물을 돌리는데 이들은 겨우 한 장짜리에 후보들 얼굴을 보여주는 정도다. 공약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가 없었다.이번에 선거 공보물을 찬찬히 들여다본 이유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였다. 선거철이면 넘쳐나는 ‘장밋빛 공약’ 사이에 ‘생명안전’ 분야의 공약이 하나쯤은 들어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였다. 큰 기대는 없었으나 역시나였다. 개발 공약들이 실제 이행되어 지역이 잘 살게 될 것인지도 의문이지만, 요즘 같은 기후위기와 결합한 자연재해가 덮치고, 급속하게 개발을 서두르다 뒷전으로 미뤄졌던 안전 문제가 터...

    2026.05.25 20:03

  • [박래군의 인권과 삶]시설도 대책도 뺑뺑이…‘도가니 사건’은 왜 반복되나
    시설도 대책도 뺑뺑이…‘도가니 사건’은 왜 반복되나

    2011년 영화 <도가니>가 개봉된 뒤 광주 인화학교 사건이 재조명받았고, 재수사가 진행됐다. 시설 거주 장애인들의 전원 조치가 이루어졌고, 시설도 폐쇄됐으며, 성폭력 범죄자에 대한 처벌도 강화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시설에도 폐쇄회로(CC)TV가 설치됐으며, 인권지킴이단도 구성되어 활동에 들어갔다. 공지영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였는데, 공지영은 실화를 바탕으로 소설을 썼다. 만약 소설이나 영화의 힘이 아니었다면 성폭력 범죄자였던 인화학교 교장을 비롯한 교사들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쳤을 것이고, 그 뒤에 나온 대책들도 없었을 것이다.그런데 지난해 9월, 인천판 도가니 사건으로 불리는 ‘색동원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인천 강화군 관할 사회복지법인인 색동원은 중증장애인거주시설·체험홈과 함께 장애인직업재활시설도 운영해왔다. 입소자는 33명, 종사자는 26명이었다. 이 시설에서 최소한 10년 동안 대표이사가 장애여성들을 상대로 성폭력을 저질러온 사실...

    2026.04.27 19:59

  • [박래군의 인권과 삶]‘기억의 수호자’를 기다리며
    ‘기억의 수호자’를 기다리며

    올해도 봄은 돌아왔고, 곳곳에 꽃이 피어난다. 그러나 꽃이 피어나는 봄은 세월호 참사를 겪은 이들에게는 위험한 계절이다. 우울감이 몸과 마음을 덮친다. 벚꽃이 만개하는 날이면 그 고통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사람들이 꽃구경한다고 할 때 피해자들은 불면의 밤을 보내고, 평소보다 술을 더 많이 마시기도 한다. 그런 4월이 코앞에 와 있다.재난을 경험한 피해자들에게는 시간이 약이 되지 않는다. 피해자들은 줄곧 시계가 그날에 멈춰져 있다고 말하는데, 틀린 말이 아니다. 피해자라고 하면 보통 자식을 앞세운 부모들을 떠올린다. 자식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을 때, 그 상실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고통보다 더 크다. 사람들은 그 부모의 고통을 지칭하는 말을 갖지 못했다.하지만 그 부모들 곁에는 형제자매를 떠나보낸 또 다른 형제자매들이 있다. 그들 역시 같은 피해자임에도 우리는 종종 그 사실을 잊는다. 그래서 그들에게 “네가 부모님께 더 잘해야 한다”고 쉽게 말하곤 한다. 그 말...

    2026.03.30 20:15

  • [박래군의 인권과 삶]‘발주자 직접지급제’의 선한 영향력을 기대하며
    ‘발주자 직접지급제’의 선한 영향력을 기대하며

    코스피 지수가 6000을 넘어서며 주식시장에서 노동자의 월급을 하루 만에 번 사람들이 생겨났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이와 함께 내 주위에서는 주식을 할 돈이 있어야지 하는 소리도 나온다. 아무리 금값이 오르고,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아도 투자할 돈은커녕 당장 하루 먹을 밥과 월세를 걱정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남의 나라 이야기다. 더욱이 일을 하고도 임금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은 더욱 서글플 것이다.“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임금, 봉급, 그 밖에 어떠한 명칭으로든지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을 말한다.” 근로기준법 제2조에는 임금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근로의 대가로, 법령 또는 노사 자치규범에 따라, 의무적·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는 모든 금품”으로 정의된다. 임금은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다. 돈을 받기로 계약을 하고 노동을 제공했으면 당연히 임금을 받아야 한다. 만약 일을 했는데도 임금을 주지 않는다면, 그건 노동착취이자 강도짓이다.고...

    2026.03.02 20:11

  • [박래군의 인권과 삶]노란봉투법은 교섭을 하라고 만든 법이다
    노란봉투법은 교섭을 하라고 만든 법이다

    고용노동부가 노동조합법 시행령안을 재입법예고했던 지난 20일, 보수언론과 경제지는 “대기업들, 하청 노조와 일일이 ‘무한교섭’”(조선일보), “‘노란봉투법’ 3월 시행…‘하청노조 수백 곳과 교섭’ 현실로”(동아일보), “하청노조 ‘원청교섭’ 손쉽게…勞로 더 기울어지나”(서울경제), “포문 연 금속노조 ‘23일까지 원청에 교섭 요구하라’”(한국경제)와 같은 제목의 기사를 쏟아냈다. 이들은 “하청노조의 ‘쪼개기 교섭’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며 “기업 경영 마비”를 걱정했다.하청업체 난립은 바로 대기업 탓이런 언론들의 주장을 들으면, 괜히 노동조합법을 개정해서 산업현장만 더 시끄럽게 만들었고, 노동부가 시행령안을 만들면서 노동조합 편으로 기울었다고 비난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언론기사만 보면, 마치 대기업들이 평소에 하청노조와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해온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또 하청 노동조합들이 수없이 파업을 비롯한 쟁의행위를 해왔고, 노란봉투법이 시행...

    2026.01.26 20:02

  • [박래군의 인권과 삶]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에 필요한 것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에 필요한 것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재난참사피해자연대’ 유가족들과 함께 29일 무안공항에서 열린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식에 다녀왔다.181명을 태운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는 2024년 12월29일 오전 9시3분경 정상 착륙하지 못하고, 콘크리트 둔덕으로 만들어진 로컬라이저를 들이받고 불길에 휩싸였다. 2명만 살았고, 179명의 신체는 산산이 부서졌다. 과학수사관들은 주위를 샅샅이 뒤져 신체 파편들을 찾아내야 했다. 그곳을 수색했던 과학수사관들은 “가장 참혹한 현장”이었다고 증언하고, 그들 중 약 18%가 외상후 스트레스증후군(PTSD)에 시달리고 있고, 유가족 중 90%가 우울증세를 보이며, 4명은 세상을 떠났다.불신에 불신을 낳은 ‘사고조사위’추모식장 곳곳에는 “막을 수 있었다, 살릴 수 있었다, 밝힐 수 있다”는, 유가족들의 요구를 집약한 절절한 슬로건이 걸려 있었다. 만약 조류충돌 위험이 높은 이곳이 아니었다면, 로컬라이저가 콘크리트 둔덕이 아니었다면, 독립...

    2025.12.29 19:48

  • [박래군의 인권과 삶]제주항공 참사 유가족이 천막농성을 벌이는 이유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이 천막농성을 벌이는 이유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삭발했다. 용산 대통령실 건너편에 농성장을 차리고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유가족들의 요구는 단순하다. 지금까지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사실상 ‘셀프 조사’에 불과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참사를 축소·은폐한 채 마무리하려는 12월4일 예정 공청회를 연기하라는 것이다. 유가족들은 “빠른 조사가 아닌 바른 조사를 원한다”.조사위가 아닌 유가족 말 들어야유가족들은 사고조사위원회에 ‘12·29 여객기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제32조에 있는 규정대로 “사고 조사 상황 및 피해 지원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요구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밀실 조사, 셀프 조사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이 조사위원회를 신뢰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졌다. 이런 분위기가 반영되어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항공·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기 직전이다. 사고조사위원...

    2025.12.01 19:59

  • [박래군의 인권과 삶]누구도 법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된다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된다

    드라마 <더 글로리>는 학교폭력 문제를 다룬 인기작이었다. 주인공 문동은(송혜교)은 학교 시절 폭력을 당한 뒤 선생님으로부터 오히려 폭행을 당한다. 선생님은 피해자인 동은이 아니라 힘센 부모를 둔 가해자들을 대놓고 편들었다. 이 드라마가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면서 학교폭력 문제에 우리 사회가 더 큰 관심을 갖게 됐다.로봇개, 안전대책이냐 노동자 감시냐그런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의 산업재해 국가라고도 하고, 대통령이 나서서 산업재해를 근절하겠다고 하는 상황에서도 법 위에 군림하면서 산업안전을 위한 교섭은 무시한 채 ‘로봇개’를 도입한 회사가 있다. 우리나라 철강업계 1위인 현대제철이다.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는 지난 9월6일 원료공장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현장 사진을 보면 지붕을 받쳐주던 기둥이 기울면서 한쪽으로 지붕과 함께 건물이 넘어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고 발생 닷새 뒤, 안전대책도 세우지 않은 채 하청노동자를 사고 현장에 ...

    2025.11.03 20:03

  • [박래군의 인권과 삶]무안국제공항에서 하게 된 질문들
    무안국제공항에서 하게 된 질문들

    무안국제공항에 내려가는 내내 한 사람을 생각했다. 무안공항 1층에는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있다. 179명의 위패와 사진 중에서 광주KBS 김애린 기자와 그의 남편 목포MBC 안윤석 PD의 천주교식 위패를 찾았다. 김 기자는 내가 한 대학에서 인권 강의를 하던 때인 2013년 1학기에 두 친구와 같이 내 수업을 들었다. 그 세 친구는 내 수업을 최고라고 평가했고, 강의가 끝난 뒤에도 집회 현장에서 반갑게 만나곤 했다.“272일째 여기를 떠날 수가 없어요”방콕에서 귀항하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1차로 조류충돌로 의심되는 사고 뒤에 무안공항에 비상착륙하다가 활주로 끝에 설치된 로컬라이저(2m의 콘크리트 둔덕)에 부딪혀 처참하게 파괴되었다. 충돌과 화재로 179명이 숨졌고, 단 2명만 살았다. 9명의 가족 모두가 참변을 당한 경우도 있었고, 5명의 젊은 여성들의 위패 옆에는 살았을 때 함께 찍은 컬러 사진이 놓여 있었다. 희생자들을...

    2025.09.29 22:07

  • [박래군의 인권과 삶]‘노란봉투법’으로 기업문화를 바꾸길 기대하며
    ‘노란봉투법’으로 기업문화를 바꾸길 기대하며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 전후로 ‘괴담’이 언론을 뒤덮었다. 주로 재벌과 대기업의 입장을 대변해온 경제지를 비롯한 보수언론들은 사설과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되면 “원청기업들을 상대로 쟁의행위가 상시적으로 발생해 원·하청 간 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거나 “사용자의 손해배상 청구마저 사실상 봉쇄된다면 산업 현장은 무법천지가 될 것”이라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주장을 그대로 복제하거나 과장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노란봉투법보다 더 센 공급망 실사법하지만 지금 국회에서는 노란봉투법보다 더 센 법안이 논의 중이다. ‘지속 가능한 기업활동을 위한 인권과 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공급망 실사법)이 그것이다. 노란봉투법이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법이라면, 공급망 실사법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넘어 인권과 환경을 보호할 책임을 공급망의 정점에 있는 기업, 즉 원청에 부과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

    2025.09.0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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