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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래군의 인권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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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래군의 인권과 삶]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에 필요한 것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에 필요한 것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재난참사피해자연대’ 유가족들과 함께 29일 무안공항에서 열린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 추모식에 다녀왔다.181명을 태운 방콕발 제주항공 여객기는 2024년 12월29일 오전 9시3분경 정상 착륙하지 못하고, 콘크리트 둔덕으로 만들어진 로컬라이저를 들이받고 불길에 휩싸였다. 2명만 살았고, 179명의 신체는 산산이 부서졌다. 과학수사관들은 주위를 샅샅이 뒤져 신체 파편들을 찾아내야 했다. 그곳을 수색했던 과학수사관들은 “가장 참혹한 현장”이었다고 증언하고, 그들 중 약 18%가 외상후 스트레스증후군(PTSD)에 시달리고 있고, 유가족 중 90%가 우울증세를 보이며, 4명은 세상을 떠났다.불신에 불신을 낳은 ‘사고조사위’추모식장 곳곳에는 “막을 수 있었다, 살릴 수 있었다, 밝힐 수 있다”는, 유가족들의 요구를 집약한 절절한 슬로건이 걸려 있었다. 만약 조류충돌 위험이 높은 이곳이 아니었다면, 로컬라이저가 콘크리트 둔덕이 아니었다면, 독립...

    2025.12.29 19:48

  • [박래군의 인권과 삶]제주항공 참사 유가족이 천막농성을 벌이는 이유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이 천막농성을 벌이는 이유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들이 삭발했다. 용산 대통령실 건너편에 농성장을 차리고 철야농성에 들어갔다. 유가족들의 요구는 단순하다. 지금까지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사실상 ‘셀프 조사’에 불과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참사를 축소·은폐한 채 마무리하려는 12월4일 예정 공청회를 연기하라는 것이다. 유가족들은 “빠른 조사가 아닌 바른 조사를 원한다”.조사위가 아닌 유가족 말 들어야유가족들은 사고조사위원회에 ‘12·29 여객기 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제32조에 있는 규정대로 “사고 조사 상황 및 피해 지원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요구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밀실 조사, 셀프 조사라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이 조사위원회를 신뢰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졌다. 이런 분위기가 반영되어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는 ‘항공·철도 사고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기 직전이다. 사고조사위원...

    2025.12.01 19:59

  • [박래군의 인권과 삶]누구도 법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된다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된다

    드라마 <더 글로리>는 학교폭력 문제를 다룬 인기작이었다. 주인공 문동은(송혜교)은 학교 시절 폭력을 당한 뒤 선생님으로부터 오히려 폭행을 당한다. 선생님은 피해자인 동은이 아니라 힘센 부모를 둔 가해자들을 대놓고 편들었다. 이 드라마가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면서 학교폭력 문제에 우리 사회가 더 큰 관심을 갖게 됐다.로봇개, 안전대책이냐 노동자 감시냐그런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의 산업재해 국가라고도 하고, 대통령이 나서서 산업재해를 근절하겠다고 하는 상황에서도 법 위에 군림하면서 산업안전을 위한 교섭은 무시한 채 ‘로봇개’를 도입한 회사가 있다. 우리나라 철강업계 1위인 현대제철이다.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는 지난 9월6일 원료공장이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현장 사진을 보면 지붕을 받쳐주던 기둥이 기울면서 한쪽으로 지붕과 함께 건물이 넘어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고 발생 닷새 뒤, 안전대책도 세우지 않은 채 하청노동자를 사고 현장에 ...

    2025.11.03 20:03

  • [박래군의 인권과 삶]무안국제공항에서 하게 된 질문들
    무안국제공항에서 하게 된 질문들

    무안국제공항에 내려가는 내내 한 사람을 생각했다. 무안공항 1층에는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있다. 179명의 위패와 사진 중에서 광주KBS 김애린 기자와 그의 남편 목포MBC 안윤석 PD의 천주교식 위패를 찾았다. 김 기자는 내가 한 대학에서 인권 강의를 하던 때인 2013년 1학기에 두 친구와 같이 내 수업을 들었다. 그 세 친구는 내 수업을 최고라고 평가했고, 강의가 끝난 뒤에도 집회 현장에서 반갑게 만나곤 했다.“272일째 여기를 떠날 수가 없어요”방콕에서 귀항하던 제주항공 여객기가 1차로 조류충돌로 의심되는 사고 뒤에 무안공항에 비상착륙하다가 활주로 끝에 설치된 로컬라이저(2m의 콘크리트 둔덕)에 부딪혀 처참하게 파괴되었다. 충돌과 화재로 179명이 숨졌고, 단 2명만 살았다. 9명의 가족 모두가 참변을 당한 경우도 있었고, 5명의 젊은 여성들의 위패 옆에는 살았을 때 함께 찍은 컬러 사진이 놓여 있었다. 희생자들을...

    2025.09.29 22:07

  • [박래군의 인권과 삶]‘노란봉투법’으로 기업문화를 바꾸길 기대하며
    ‘노란봉투법’으로 기업문화를 바꾸길 기대하며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 전후로 ‘괴담’이 언론을 뒤덮었다. 주로 재벌과 대기업의 입장을 대변해온 경제지를 비롯한 보수언론들은 사설과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되면 “원청기업들을 상대로 쟁의행위가 상시적으로 발생해 원·하청 간 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거나 “사용자의 손해배상 청구마저 사실상 봉쇄된다면 산업 현장은 무법천지가 될 것”이라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주장을 그대로 복제하거나 과장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노란봉투법보다 더 센 공급망 실사법하지만 지금 국회에서는 노란봉투법보다 더 센 법안이 논의 중이다. ‘지속 가능한 기업활동을 위한 인권과 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공급망 실사법)이 그것이다. 노란봉투법이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법이라면, 공급망 실사법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넘어 인권과 환경을 보호할 책임을 공급망의 정점에 있는 기업, 즉 원청에 부과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

    2025.09.01 20:50

  • [박래군의 인권과 삶]불의 시정할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바란다
    불의 시정할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바란다

    광복절을 앞두고 대통령의 특별사면이 단행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민생사범들을 중심으로 사면이 있을 거라는 소식이 주로 전해진다. 생계형 범죄자를 비롯해 민생사범들을 중심으로 사면하겠다는 것이야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런데 이번 특별사면에서, 윤석열 정부에서 탄압을 받았던 이들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소식도 같이 들린다.‘윤석열 불의’로 인한 피해 외면 말아야대통령의 특별사면은 신중하게 단행되어야 한다. 사법 절차를 밟아서 유죄가 확정된 이들을 대통령이 자의적인 판단으로 사면해주면 사법 정의는 실종되기 마련이다. 이전 정부들에서 비리 정치인이나 재벌을 비롯한 경제계 인사들은 대통령 사면의 ‘단골손님’이었다. 그러다 보니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았다.하지만 지금은 민주화 이후 최악의 대통령과 정권을 겪은 뒤라는 시점을 고려해야 한다. 윤석열 정권은 권력을 사유화하는 것을 넘어 공권력을 극심하게 남용했다. 감사원, 방송통신위...

    2025.07.28 21:26

  • [박래군의 인권과 삶]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인권’을 지우려 했을까?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인권’을 지우려 했을까?

    김수근 건축가의 작품인 남영동 대공분실이 리모델링 과정을 거쳐서 지난 6월10일 개관했다. ‘민주화운동기념관’의 M2관이 그곳이다. 예전에 남영역에서 바라볼 때 대형 가림막 사이로 보이던 검은색의 7층 건물은 역 승강장에서도 훤히 보인다. 그만큼 가까운 곳에서 사람을 불법 체포해서 고문을 가하고, 간첩을 조작하고, 그러다가 스물두 살 박종철의 숨을 멎게 만든 그곳이다.가해자 시선서 리모델링한 듯 훼손지난주에 걱정을 가득 안고 그곳에 다녀왔다. 리모델링 과정에서 훼손되어서는 안 되는 부분들이 훼손됐다는 사실을 글과 사진들을 통해 확인한 뒤였다. 듣고 보았던 대로 담장이 허물어져 있다. 철문은 있지만, 버튼을 눌러서 탱크 같은 굉음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피체포자가 지프차에서 끌려 내려지던 곳에 화단이 들어서 있다. 쿵쿵 울리는 72개 철계단으로 통하는 건물 뒷면의 쪽문 앞에는 자전거 거치대가 들어서 있다. 고문실로 직행하는 사람은 지워져버렸다. 그리고 벽면 중앙에 들...

    2025.07.07 20:16

  • [박래군의 인권과 삶]평등의 토대 위에 세워질 민주주의
    평등의 토대 위에 세워질 민주주의

    21대 대선 결과를 보고 우울했다. 내란을 종식하기 위한 6개월간의 투쟁 뒤에 치러진 대선 결과로는 믿기 어려웠다.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후보에게 그만큼의 표가 나올 수 있는가? 이재명 후보는 50%를 넘지 못했고, 유일한 진보 후보였던 권영국은 1%도 넘지 못했다. 내란당인 국민의힘의 ‘압도적 패배’를 바랐던 나의 기대와는 큰 차이가 있었다.어제와는 다른 민주주의 만들어야그러다가 다시 생각했다. 시민의 평화적인 저항으로 친위쿠데타를 막아낸 일이 있었던가? 더욱이 최근에 미국이나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극우 세력이 권력을 잡거나 집권을 넘볼 정도로 세졌다는 세상이다. 그런 세계적인 극우 득세의 시대에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일이지 않은가. 극우 지도자가 혐오 세력과 손잡고 일으킨 내란이었는데, 시민들은 평화적인 저항으로, 민주적인 제도와 절차에 따라 내란의 강을 넘은 것이다. 그것으로 위안을 삼는다.지난 5월17일, 18일 광주를 다녀왔다. 국립5·18민주묘지와 망월...

    2025.06.09 20:41

  • [박래군의 인권과 삶]미래에도 죽은 자가 산 자를 도울 수 있게 하려면
    미래에도 죽은 자가 산 자를 도울 수 있게 하려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10일까지 세 차례의 쿠데타가 있었다. 지난해 12월3일 밤 느닷없는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표로 내란이 시작된 것이 첫 번째 쿠데타였다. 두 번째 쿠데타는 조희대 대법관이 저지른 사법 쿠데타였다. 세 번째는 국민의힘에서 경선 절차를 통해 선출된 대선 후보를 교체하기 위한 막장 드라마였다. 세 번의 쿠데타는 모두 실패했다.새로운 미래 가리킨 ‘빛의 혁명’세 번의 쿠데타가 성공하지 못하게 한 것은 과거부터 축적되어온 민주주의의 힘이었다. 한강 작가의 “과거가 현재를 도울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과거의 계엄령과 내란에 저항했던 민주화운동을 떠올렸다.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지금의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해 죽어갔던 이들처럼 깃발을 들고 광장에 나섰다. “인간은 어떻게 그토록 압도적인 폭력의 반대편에 설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비폭력, 평화의 방법으로 폭력의 반대편에 섰다.이 과정에서 입만 열었다 ...

    2025.05.12 20:18

  • [박래군의 인권과 삶]28세 청년 활동가 P에게
    28세 청년 활동가 P에게

    P야, 내란의 밤부터 지난 파면 결정까지 이어진 광장에서 스태프가 되어 뛰어다니는 너를 보았다. 폭설이 내리고, 살을 에는 북풍이 몰아치는 남태령과 한남동에서 밤을 지새우는 너를 SNS를 통해 보았다. 그 밤을 함께하지 못해서 미안했다. 하지만, 그때 밤을 같이 지새우지 못한 미안함보다 더 큰 미안함이 있다. 그래서 이 편지를 쓴다.28세의 청년 활동가인 너는 내게 물었다. 열일곱살에는 세월호 참사, 스물두살에는 이태원 참사를 겪은 1997년생인 너. “우리 97년생은 저주받았어요. 세상은 바뀔까요?” 내가 무슨 대답을 할 수 있었겠니? 인권운동 오래 한 것밖에 내세울 게 없는 나는 자신 없는 목소리로 답했다. “바뀌겠지, 아마 변할 거야.”이번엔 탄핵에 안주하지 말자P야, 너에게는 세월호도, 이태원도 남의 일이 아니었다. 누구보다 많이 울었고, 사건 해결을 위해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했다. 동료들과 대화의 장도 만들고, 추모 행사에도 친구들을 모아서 ...

    2025.04.1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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