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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철의 나락 한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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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현철의 나락 한 알]‘3대 메가’가 쏘아 올린 지역균형발전
    ‘3대 메가’가 쏘아 올린 지역균형발전

    3대 메가프로젝트는 ‘단군 이래 최대’라 할 만한 초대형 사업이다. 그런데 반도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가 중심인 이 사업은 볼수록 문제투성이다. 민주적 숙의, 기후·생태적 한계, 노동권, 농민 생존권 등 숱한 문제점은 무시한 채 속도전과 총력전으로 밀어붙이는 전형적인 ‘개발 폭주’ ‘개발 독재’다. 그런데도 지역 반응은 괜찮다. 여론조사도 긍정 평가가 절반을 넘는다. 아마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이 먹혀든 것 같다. 반도체와 인공지능이 창출할 막대한 부로 고질적 폐단인 지역 불균형을 해결한다니 환상적이다. 웬만한 문제는 눈에 차지도 않을지 모른다. 그렇다면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꼼꼼히 따져야 한다. “3대 메가프로젝트로 지역균형발전이 될까?”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생산공장(팹) 4기를 지으면 호남권은 지금 수도권처럼 ‘발전’할까? 지역 주민의 삶은 나아질까? 그럼 지금 수도권 반도체가 가져다준 ‘발전’은 어떤 모습인가. 반도체 초호황...

    2026.07.26 19:57

  • [조현철의 나락 한 알]녹색과 퀴어가 만날 때
    녹색과 퀴어가 만날 때

    제27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지난 27일 한국퀴어영화제로 끝났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서울퀴어퍼레이드는 지난 13일 을지로입구역에서 종각역 사이에서 진행됐다. 사회적 소수자는 어디서나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게 쉽지 않다. 당사자 중 누군가 죽거나 해야 겨우 목소리를 낼 기회를 얻는다, 그것도 잠시.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만큼 억울한 것도 없다. 억울하면 목소리라도 크게 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런 우울한 현실에서 서울퀴어퍼레이드는 성소수자와 연대자가 함께 모여 당당하고 흥겹게 자기 목소리를 내는 유쾌하고 통쾌한 자리다. 오늘 우리에게 건네는 메시지도 묵직하다.본디 ‘기이한’ ‘괴상한’이란 뜻의 ‘퀴어’는 한때 성소수자의 멸칭이었으나 이제는 성소수자의 다양한 성적 지향과 성별 정체성을 모두 아우르는 애칭이 된 듯하다. 이번 퀴어퍼레이드 행사장을 둘러보며 무엇보다 퀴어가 일구어온 연대의 폭을 느꼈다. 70개의 부스에는 성소수자 단체 외에도 인권,...

    2026.06.28 19:56

  • [조현철의 나락 한 알]자연은 기계가 아니다
    자연은 기계가 아니다

    어느새 6월, 여름이다. 올여름은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도 많을 것 같다는 지난달 기상청 날씨 전망을 보면서 지난 4월 녹색연합이 문제 제기한 ‘동해안~신가평 50만볼트 송전선 동부 구간’ 공사 현장이 떠올랐다. 지금 경북 울진에서 경기 가평까지 약 230㎞ 구간에 송전탑 440기를 세우는 공사에서 허가를 받지 않은 울진, 삼척, 봉화 일대 총 37곳의 산림이 훼손됐다. 이 중 다수는 백두대간보호구역과 산림유전자보호구역이라 원칙적으로 개발이 금지된 곳이다. 철탑 주변 땅은 쩍쩍 갈라졌고 흙과 암석이 경사면과 계곡을 따라 흘러내렸다. 산림 훼손은 그 자체도 문제지만 폭우 때 산사태 위험을 키우며 대형 재난을 예비한다.산림 훼손이 보도되자 정부와 한국전력 관계자는 공사 구간을 전수조사해서 문제가 확인된 곳은 시정하겠다, 보수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시정이나 보수 가능 여부보다도 훼손된 산림을 시정하고 보수하겠다는 발상이다. 시정과 보수라는 말은 우리가...

    2026.05.31 20:20

  • [조현철의 나락 한 알]이번 어린이날 선물은 뭐로 할까
    이번 어린이날 선물은 뭐로 할까

    농사라 하기엔 좀 민망하지만 지난해처럼 수녀원 텃밭에 상추와 루꼴라, 바질과 작두콩을 심었다. 밭은 손바닥만 해도 소출은 꽤 된다. 처음에 거름을 좀 주고 나서 물만 제때 주면 알아서 잘들 자란다. 상추나 루꼴라는 수시로 따서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번 따도 금세 다시 자라나 갈 때마다 소쿠리를 하나 가득 채워주는 채소를 보면 사람과 짐승이 처음에는 풀과 나무 열매만 먹고 살았다는 성서의 창조 이야기가 떠오르곤 한다. 동물과 달리 자기를 내주고도 계속 자라나는 식물만 먹었을 때는 지금보다 다툼이 덜했을까? 식물만 먹었다 해도 서로 더 많이 차지하겠다고 아귀다툼을 벌이는 인간들이 있었을 테니 온전한 평화를 기대할 수는 없었겠지만, 성서가 본디 꿈꾼 세상은 경쟁과 폭력이 없는 평화와 조화의 세계였다.지난해처럼 바질은 ‘페스토’나 가루로 만들고 작두콩은 차로 만들어 주위 사람들과 나누려고 한다. 내가 기른 걸 주면 마음이 뿌듯해진다. 파는 것보다 향이나 맛이 좋다는 말을 ...

    2026.05.03 19:54

  • [조현철의 나락 한 알]근데 이래도 정말 괜찮을까?
    근데 이래도 정말 괜찮을까?

    얼마 전 집 근처 정릉시장 쪽으로 산책하러 갔다가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떨어진 게 생각나 근처 마트에 들러 20ℓ짜리 한 묶음을 샀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한 아주머니가 내 손에 든 봉투를 보더니 놀란 표정으로 어디서 샀냐고 물었다, 근처 마트는 동이 났다며. 산 데를 알려주자 당장 산다며 부리나케 갔다.미국과 이스라엘의 침공에 맞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자 글로벌 에너지 대란이 일어났다. 아시아만 해도 스리랑카, 파키스탄, 방글라데시가 연료 배급제와 휴교령을 시행했고 필리핀은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우리나라도 에너지 비상 상황으로 피해는 전방위적이다. 당장 농사철을 맞은 농촌은 부직포와 비닐 등 농자재를 구할 수 없어 발을 구른다.요즘 뉴스에서 ‘에너지 절약’이라는 말을 종종 접하는데 처음에는 조금 생경했다. 언제부턴가 ‘절약’은 듣기 힘든 말이 됐고, 우리는 ‘소비’라는 말에 익숙해졌다. 한때는 절약이 일상이었고 무엇이든 아껴 쓰는 게 미덕이었...

    2026.04.05 20:09

  • [조현철의 나락 한 알]신규 핵발전소, 좀 따져봅시다
    신규 핵발전소, 좀 따져봅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전까지, 코스피 지수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지난 1월 말 5000을 돌파하더니 한 달 만에 6000을 넘어섰다. 파죽지세의 코스피 상승세는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했고 그 뒤에 인공지능(AI)이 있다. 지금은 AI가 최고 상전이다. AI에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빠르게 대령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만 뒤처진다는 불안감이 엄습한다.AI의 불똥이 핵발전소(원전)로 튀었다. AI로 전력 수요가 급증할 거라는 전망이 잦더니 지난 1월 말 정부는 신규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건설을 발표했다. 핵발전 진흥을 내세웠던 지난 정부가 확정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지금 정부가 그대로 추진한다는 거다. 물론 필수적인 전력 수요가 늘어난다면 거기에 대비하는 게 맞고, 그러려면 먼저 향후 전력 수요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그런데 지금 떠도는 전력 수요는 실체가 부풀려졌거나 불명확하다. 항간에 엔비디아가 GPU 26만장을 ...

    2026.03.08 20:05

  • [조현철의 나락 한 알]성장과 성숙
    성장과 성숙

    올해도 변함없이 ‘성장’이 화두다. 새해 첫날 대통령 신년사에 나온 ‘다섯 가지 대전환의 길’은 ‘지방 주도 성장’ ‘모두의 성장’ ‘안전이 기본인 지속 가능한 성장’ 등 모두 ‘성장’이다. 이전과 다른 성장을 강조하지만 ‘어쨌든 성장’이다. 그런데 성장의 실체와 결과를 외면한 탓에 성장 문구는 그럴듯한데 공허하다.부와 불평등 함께 늘리는 ‘성장’제2차 세계대전 후 30년가량의 고도성장기를 빼면, 성장은 부와 함께 불평등도 늘렸다. 토마 피케티가 <21세기 자본>에서 실증했듯이 성장이 둔화하면 불평등의 골은 깊어지는데, 우리는 오래전에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었다. 저성장 시대에 불평등을 줄이려면 증세가 답이지만 의지가 별로 보이질 않으니 ‘모두의 성장’은 ‘그들만의 성장’, 빛 좋은 개살구일 공산이 크다.생산과 소비 증대로 이뤄지는 성장은 자연에서 ‘더 많은’ 물질을 채굴하여 ‘더 많은’ 상품을 생산하고 소비해 결국 ‘더 많은’ 쓰레기를 만든다. 성장을...

    2026.02.01 20:03

  • [조현철의 나락 한 알]새해, 누군가에 선물이 되자
    새해, 누군가에 선물이 되자

    지난해는 이른바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 사건이 일어난 지 50년 되는 해였다. 1975년 11월22일 중앙정보부(중정)는 국내에서 활동하던 재일동포 유학생 13명을 포함한 21명의 간첩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모두 중정이 조작한 사건이었다. 재일동포 유학생들은 영문도 모른 채 남산의 중정 지하실로 끌려가 살인적인 고문을 받고 간첩이 되었다. 반공 이데올로기가 기승을 부리던 엄혹한 유신독재 시절, 간첩의 ‘위력’은 대단했다. 한국 사회는 조국을 알려고 찾아왔다 간첩으로 몰린 무고한 청년들을 외면했다.모든 선행은 마음에서 시작한다2010년 이후 재심 절차를 밟은 고문 피해자들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세월은 되돌릴 수 없어, 당시 청년이던 이들은 이제 모두 노인이 되었다. 지난해 11월 사건 50주년을 맞아 ‘국가폭력 피해자와 함께하는 대화 한마당’이 향린교회와 국회에서 열렸다. 반세기가 지나도 고문 이야기를 듣는 건 쉽지 않았다. 당시 재일동포 유학생...

    2026.01.04 20:10

  • [조현철의 나락 한 알]안녕 2025년, 우리가 다시 만난 세계는?
    안녕 2025년, 우리가 다시 만난 세계는?

    지난해 12월 거리로 뛰쳐나온 시민들이 불법계엄으로 침몰할 뻔했던 민주주의를 건져냈다. 탄핵 광장은 응원봉으로 빛났고 깃발로 넘실댔다. 사회적 소수자들이 발언에 나섰고 광장은 경청했다. 광장의 사람들은 일찌감치 정권 탄핵을 넘어 차별과 혐오 없는 세상을 외쳤다. ‘다시 만난 세계’를 부르며 염원한 평등과 연대의 세상은 남태령에서 농민과 만남으로, 지하철역에서 장애인과 만남으로 빛났다. 광장은 어두울수록 밝아졌고 추울수록 따뜻해졌다. 놀람과 분노로 열린 광장은 환호와 희망으로 마무리되었다. 광장의 시간이 지나며 정권이 바뀌었고 이제 숨 가빴던 한 해가 지나간다. 우리는 과연 새로운 세계로 한발 내디뎠을까? 우리가 살려낸 민주주의는 건강할까? 우리 사회는 이윤보다 생명을, 성장보다 안전을 더 중히 여길까?광장에 기대어 집권한 민주당국민의힘은 불법계엄을 ‘의회 폭거’에 맞선 행위로 정당화하며 극우 행태를 보인다. 그런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건 국민의힘이나 극우세력만이 아니다...

    2025.12.07 20:23

  • [조현철의 나락 한 알]2035 NDC, 온실가스는 얼마나 줄여야 할까
    2035 NDC, 온실가스는 얼마나 줄여야 할까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10일부터 21일까지(현지시간)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다. COP30에 즈음한 기후 현실은 엄중하다. 지난 5일 나온 유엔환경계획(UNEP) ‘배출량 격차 보고서 2025’를 보면 2024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3년 대비 2.3% 증가했다. 2023년 증가율 1.6%를 크게 웃돌고 기후위기 대응이 미약했던 2000년대 연평균 증가율 2.2%보다도 높은 증가율이다. 기후위기는 심해지는데 증가율이 높아지는 게 심상치 않다. UNEP는 현재 추세라면 지구 평균온도는 2100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2.8도 오르고, 각국이 기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이행해도 2.3~2.5도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정부 감축 하한선은 '위헌적 숫자'파리협정은 회원국이 5년마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이전보다 강화해서 제출하도록 정했는데, 올해는 2035년 감축 목표를 제출하는 해다. 하지만 원래 기한인 9월 말까지 제출한 나...

    2025.11.09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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