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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철의 나락 한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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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현철의 나락 한 알]근데 이래도 정말 괜찮을까?
    근데 이래도 정말 괜찮을까?

    얼마 전 집 근처 정릉시장 쪽으로 산책하러 갔다가 쓰레기 종량제 봉투가 떨어진 게 생각나 근처 마트에 들러 20ℓ짜리 한 묶음을 샀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한 아주머니가 내 손에 든 봉투를 보더니 놀란 표정으로 어디서 샀냐고 물었다, 근처 마트는 동이 났다며. 산 데를 알려주자 당장 산다며 부리나케 갔다.미국과 이스라엘의 침공에 맞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자 글로벌 에너지 대란이 일어났다. 아시아만 해도 스리랑카, 파키스탄, 방글라데시가 연료 배급제와 휴교령을 시행했고 필리핀은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우리나라도 에너지 비상 상황으로 피해는 전방위적이다. 당장 농사철을 맞은 농촌은 부직포와 비닐 등 농자재를 구할 수 없어 발을 구른다.요즘 뉴스에서 ‘에너지 절약’이라는 말을 종종 접하는데 처음에는 조금 생경했다. 언제부턴가 ‘절약’은 듣기 힘든 말이 됐고, 우리는 ‘소비’라는 말에 익숙해졌다. 한때는 절약이 일상이었고 무엇이든 아껴 쓰는 게 미덕이었...

    2026.04.05 20:09

  • [조현철의 나락 한 알]신규 핵발전소, 좀 따져봅시다
    신규 핵발전소, 좀 따져봅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전까지, 코스피 지수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지난 1월 말 5000을 돌파하더니 한 달 만에 6000을 넘어섰다. 파죽지세의 코스피 상승세는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했고 그 뒤에 인공지능(AI)이 있다. 지금은 AI가 최고 상전이다. AI에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빠르게 대령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만 뒤처진다는 불안감이 엄습한다.AI의 불똥이 핵발전소(원전)로 튀었다. AI로 전력 수요가 급증할 거라는 전망이 잦더니 지난 1월 말 정부는 신규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건설을 발표했다. 핵발전 진흥을 내세웠던 지난 정부가 확정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지금 정부가 그대로 추진한다는 거다. 물론 필수적인 전력 수요가 늘어난다면 거기에 대비하는 게 맞고, 그러려면 먼저 향후 전력 수요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그런데 지금 떠도는 전력 수요는 실체가 부풀려졌거나 불명확하다. 항간에 엔비디아가 GPU 26만장을 ...

    2026.03.08 20:05

  • [조현철의 나락 한 알]성장과 성숙
    성장과 성숙

    올해도 변함없이 ‘성장’이 화두다. 새해 첫날 대통령 신년사에 나온 ‘다섯 가지 대전환의 길’은 ‘지방 주도 성장’ ‘모두의 성장’ ‘안전이 기본인 지속 가능한 성장’ 등 모두 ‘성장’이다. 이전과 다른 성장을 강조하지만 ‘어쨌든 성장’이다. 그런데 성장의 실체와 결과를 외면한 탓에 성장 문구는 그럴듯한데 공허하다.부와 불평등 함께 늘리는 ‘성장’제2차 세계대전 후 30년가량의 고도성장기를 빼면, 성장은 부와 함께 불평등도 늘렸다. 토마 피케티가 <21세기 자본>에서 실증했듯이 성장이 둔화하면 불평등의 골은 깊어지는데, 우리는 오래전에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었다. 저성장 시대에 불평등을 줄이려면 증세가 답이지만 의지가 별로 보이질 않으니 ‘모두의 성장’은 ‘그들만의 성장’, 빛 좋은 개살구일 공산이 크다.생산과 소비 증대로 이뤄지는 성장은 자연에서 ‘더 많은’ 물질을 채굴하여 ‘더 많은’ 상품을 생산하고 소비해 결국 ‘더 많은’ 쓰레기를 만든다. 성장을...

    2026.02.01 20:03

  • [조현철의 나락 한 알]새해, 누군가에 선물이 되자
    새해, 누군가에 선물이 되자

    지난해는 이른바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 사건이 일어난 지 50년 되는 해였다. 1975년 11월22일 중앙정보부(중정)는 국내에서 활동하던 재일동포 유학생 13명을 포함한 21명의 간첩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모두 중정이 조작한 사건이었다. 재일동포 유학생들은 영문도 모른 채 남산의 중정 지하실로 끌려가 살인적인 고문을 받고 간첩이 되었다. 반공 이데올로기가 기승을 부리던 엄혹한 유신독재 시절, 간첩의 ‘위력’은 대단했다. 한국 사회는 조국을 알려고 찾아왔다 간첩으로 몰린 무고한 청년들을 외면했다.모든 선행은 마음에서 시작한다2010년 이후 재심 절차를 밟은 고문 피해자들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세월은 되돌릴 수 없어, 당시 청년이던 이들은 이제 모두 노인이 되었다. 지난해 11월 사건 50주년을 맞아 ‘국가폭력 피해자와 함께하는 대화 한마당’이 향린교회와 국회에서 열렸다. 반세기가 지나도 고문 이야기를 듣는 건 쉽지 않았다. 당시 재일동포 유학생...

    2026.01.04 20:10

  • [조현철의 나락 한 알]안녕 2025년, 우리가 다시 만난 세계는?
    안녕 2025년, 우리가 다시 만난 세계는?

    지난해 12월 거리로 뛰쳐나온 시민들이 불법계엄으로 침몰할 뻔했던 민주주의를 건져냈다. 탄핵 광장은 응원봉으로 빛났고 깃발로 넘실댔다. 사회적 소수자들이 발언에 나섰고 광장은 경청했다. 광장의 사람들은 일찌감치 정권 탄핵을 넘어 차별과 혐오 없는 세상을 외쳤다. ‘다시 만난 세계’를 부르며 염원한 평등과 연대의 세상은 남태령에서 농민과 만남으로, 지하철역에서 장애인과 만남으로 빛났다. 광장은 어두울수록 밝아졌고 추울수록 따뜻해졌다. 놀람과 분노로 열린 광장은 환호와 희망으로 마무리되었다. 광장의 시간이 지나며 정권이 바뀌었고 이제 숨 가빴던 한 해가 지나간다. 우리는 과연 새로운 세계로 한발 내디뎠을까? 우리가 살려낸 민주주의는 건강할까? 우리 사회는 이윤보다 생명을, 성장보다 안전을 더 중히 여길까?광장에 기대어 집권한 민주당국민의힘은 불법계엄을 ‘의회 폭거’에 맞선 행위로 정당화하며 극우 행태를 보인다. 그런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건 국민의힘이나 극우세력만이 아니다...

    2025.12.07 20:23

  • [조현철의 나락 한 알]2035 NDC, 온실가스는 얼마나 줄여야 할까
    2035 NDC, 온실가스는 얼마나 줄여야 할까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가 10일부터 21일까지(현지시간)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다. COP30에 즈음한 기후 현실은 엄중하다. 지난 5일 나온 유엔환경계획(UNEP) ‘배출량 격차 보고서 2025’를 보면 2024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3년 대비 2.3% 증가했다. 2023년 증가율 1.6%를 크게 웃돌고 기후위기 대응이 미약했던 2000년대 연평균 증가율 2.2%보다도 높은 증가율이다. 기후위기는 심해지는데 증가율이 높아지는 게 심상치 않다. UNEP는 현재 추세라면 지구 평균온도는 2100년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2.8도 오르고, 각국이 기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이행해도 2.3~2.5도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정부 감축 하한선은 '위헌적 숫자'파리협정은 회원국이 5년마다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이전보다 강화해서 제출하도록 정했는데, 올해는 2035년 감축 목표를 제출하는 해다. 하지만 원래 기한인 9월 말까지 제출한 나...

    2025.11.09 22:11

  • [조현철의 나락 한 알]새만금 공항 판결의 교훈, 생물 다양성
    새만금 공항 판결의 교훈, 생물 다양성

    지난달 11일 서울행정법원은 2022년 6월 국토교통부가 고시한 새만금 국제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안전과 자연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인정한 기념비적인 판결이다. 재판부는 공항 입지선정 과정에서 조류충돌 위험을 고려해야 하지만 국토부가 이 사업의 타당성 평가에서 이 항목을 넣지 않아 공항 입지선정에 조류충돌 위험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는 국토부가 평가 모델의 일관성 없는 적용, 다른 공항의 평가 결과 제시, 평가 대상 지역 축소 등 방법으로 조류충돌 위험을 지나치게 낮게 평가했고 입지 대안을 비교·검토하는 과정에서도 조류충돌 위험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안전·환경보전 중요성 적극 인정공항 건설을 추진하며 편법을 동원하고 평가 방식을 왜곡·조작했다는 재판부 지적에 할 말이 없을 줄 알았던 국토부가 지난달 22일 항소했다. 국토부는 항소 이유로 새만금 국제공항이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국정...

    2025.10.12 21:51

  • [조현철의 나락 한 알]새만금, 공항은 가고 갯벌은 살고
    새만금, 공항은 가고 갯벌은 살고

    공중을 나는 새의 군더더기 없는 날갯짓은 날렵하고 아름답다. 새가 날아다니지 않는 공중은 얼마나 밋밋할까. 이른 아침 들려오는 새의 지저귐은 반갑고 청량하다. 새가 지저귀지 않는 아침은 얼마나 적적할까. 새는 살면서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새는 죽을 때도 흔적이 없다. 새의 삶은 처음부터 끝까지 간결하다.인간은 필시 나는 새를 보며 비행을 꿈꾸었을 것이다. 새가 없었다면 난다는 건 상상도 시도도 하지 못했을 터다. 인간은 새를 본떠 비행기를 만들었고 우주선을 타고 달에 갔다. 모두 대단한 일이지만, 인간은 새에게서 나는 법만 배웠지 사는 법은 배우지 못했다. 인간에게 비행의 영감을 선사한 새는 간결한 삶, 흔적 없는 삶을 보여주지만 인간의 삶은 갈수록 복잡해지며 자연에 부담을 더한다. 기술로 힘이 세지자 인간은 자연의 일부인 주제에 자연의 소유자로 행세하며 자연을 지배하려 든다. 자연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는 오만에, 자연에서 무엇이든 얼마든지 추출해도 괜찮다는 어리석음에...

    2025.09.07 21:25

  • [조현철의 나락 한 알]공공재생에너지 운동에 바람
    공공재생에너지 운동에 바람

    지난달 ‘공공재생에너지법 제정 청원’이 5만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소관위원회에 넘겨지게 됐다. 폭염과 호우가 반복하는 기후재난의 여름, 공공재생에너지 운동에 힘을 주는 소식이다. 공공재생에너지는 공공 부문이 주도해 정의로운 전환으로 재생에너지를 생산하자는 운동이다. 정의로운 전환은 단계적으로 폐쇄될 석탄발전소 노동자의 고용을 보장하고 에너지 공공성과 지역의 사회적 생태적 여건을 존중하는 에너지 전환이다.‘발전공기업’ 법적 근거 마련해야먼저 공공재생에너지법 제정으로 정의로운 재생에너지 생산의 주체가 될 새로운 발전공기업 설립의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공기업이라고 저절로 ‘공’기업이 되는 건 아니다. 이는 민간기업인 양 이윤과 효율을 앞세워 비정규직 양산과 위험의 외주화를 방치하는 지금 발전공기업의 실태가 잘 보여준다. 고용과 안전, 인권, 생태와 기후 등 공공의 가치를 좇는 발전공기업이 되려면 소속 노동자와 지역주민, 시민사회의 의견이 실질적으로 반영되는 열린 의결...

    2025.08.10 21:08

  • [조현철의 나락 한 알]재생에너지에 ‘공공’을 입히자
    재생에너지에 ‘공공’을 입히자

    여름 폭염이 연례행사가 된 지 오래지만, 좀체 익숙해지지 않는다. 해가 갈수록 더 힘들다. 올여름은 밖에 나가기가 겁날 정도다. 갈수록 달구어지는 세상을 생각하면 한시바삐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바꿔야 하지만 우리는 전환 속도가 너무 느리다.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지난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10.5%)를 기록했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비중은 35.84%로 우리가 2038년 목표로 잡은 29.2%보다 높다. 정부는 2036년까지 석탄발전소 28기를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그 공백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메우려는 계획이지만, LNG는 석탄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을 뿐 석탄처럼 화석연료다.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90%가 민영에너지 전환은 ‘에너지원’의 전환만으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LNG 발전에 필요한 인력은 석탄발전의 절반가량으로 LNG 전환 과정에서 일자리가 없어지고 그 충격은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으로 쏠릴 것이다. 에너지 전환이 우리 모...

    2025.07.1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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