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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의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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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우의 거리두기]희생자 기억이 도덕적 면죄부가 될 수 없다
    희생자 기억이 도덕적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이스라엘이 과거의 상처를 이유로 타국 공격에 침묵해서도 안 되지만, 현재의 불의를 고발하려 과거 기억을 오용해서도 안 된다 과거를 기억하는 게 “다신 이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는 보편적 문제라면, 현재 일어나는 일과 불의에 집중해야 한다 현재의 전시 살해를 위안부와 유대인 학살과 연결한 순간, 우린 스스로 희생자 의식에 갇힌 것인지도 모른다2026년 2월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전역을 대상으로 대규모 군사 공습을 감행한 이후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이란 전쟁은 세계의 지정학적 질서와 정치·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 2022년 2월24일 러시아의 대규모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여전히 지속되는 상황에서 벌어진 이번 공습은 세계가 ‘전쟁의 시대’로 전환되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인류 역사상 모든 전쟁이 그렇듯이 전쟁에는 언제나 가해자가 있고, 피해자가 있다. 누가 가해자이고 또 피해자인가는 결국 누가 얼마만큼 희생되었는가에 관한 ...

    2026.04.14 20:08

  • [이진우의 거리두기]AI, 핵무기 이후 가장 정교한 ‘죽음의 기계’가 되다
    AI, 핵무기 이후 가장 정교한 ‘죽음의 기계’가 되다

    인공지능 시대의 위험은 핵무기보다 더 미묘하다 그것은 인간의 결정을 대체하고, 정치적 책임을 분산시키고전쟁을 일상화할 수 있다 인공지능은 새로운 권력이 될 것이다그런데도 그 효율성에 눈이 멀어 AI의 실존적 위험을 간과한다전쟁이 사람들을 다시 한번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2022년 2월24일 러시아의 침략으로 시작해 4년째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둔감해진 시점에 새로운 전쟁이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2026년 2월28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장대한 분노’라는 작전으로 이란을 공습해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를 제거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SNS에서 하메네이를 “역사상 가장 사악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규정하고, 수많은 사람을 학살한 “피에 굶주린 폭도 무리의 우두머리”라고 부르며 하메네이 제거를 이란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위한 정의라고 주장했다.여기서 트럼프의 이란 공격을 정의의 실현인지 아니면 단순히 ‘힘의 정...

    2026.03.17 19:55

  • [이진우의 거리두기]AI 시대 러다이트 운동은 가능한가
    AI 시대 러다이트 운동은 가능한가

    AI에 의한 실업의 대재앙이란 공포를 확산시켜 자신들의 이익을 보존하려는 태도로는 AI 시대의 토네이도를 막지 못한다. AI 자동화는 천천히, 분야별로, 미세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침투한다. 그래서 러다이트 운동은 사실 불가능하다. AI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기보다 무조건 반대하는 그곳이 토네이도의 취약지임을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현재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는 인공지능(AI) 광풍이 ‘기술적 실업’에 대한 공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마치 지상에 있는 모든 것을 빨아들여 날려 보내는 토네이도를 보는 것 같다. 토네이도는 단순히 ‘강한 바람’이 아니다. 그것은 서로 다른 성질의 공기 덩어리들이 충돌하면서 만들어지는 불안정성의 극단적 결과다. 토네이도는 에너지가 새로 창조된 결과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에너지의 급격한 재배치로 인해 만들어진다. 따뜻한 공기와 차가운 공기, 상승과 하강, 안정과 불안정. 이 모든 요소는 이전부터 존재해왔다. 다만 어...

    2026.02.10 19:52

  • [이진우의 거리두기]‘힘의 정치’와 민주주의의 역설
    ‘힘의 정치’와 민주주의의 역설

    적도 포용할 수 있는 정치적 매력은 언제나 ‘힘’보다는 ‘책임’에 무게를 둔다.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공격서 교훈을 얻는다면, 그건 한국 정치의 현실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힘의 정치’는 책임보다는 힘을 선호함으로써 민주적 가치와 제도를 파괴한다.“깨어나 보니 다른 세계였다.” 2022년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의미를 가장 극적으로 표현한 이 말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우리의 정치 현실을 잘 말해준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세계의 지정학적 질서를 바꿔놓았을 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도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비교적 오랫동안 지속된 ‘평화의 시기’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어떤 갈등도 법과 협약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우리는 익숙했던 많은 것과 결별하고 있다.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이제 ‘착각’으로 폭로되고, 전쟁은 언제나 정치의 중요한 수단이었다는 점을 새삼 깨...

    2026.01.13 19:55

  • [이진우의 거리두기]과거의 죄가 현재를 덮칠 때
    과거의 죄가 현재를 덮칠 때

    과거의 죄가 아무 탈 없이 편안하게 살아온 어떤 사람의 현재를 덮칠 때, 우리는 도덕적 딜레마에 빠진다. 과거의 죄를 용서하고 새롭게 시작할 기회를 부여해야 하는가, 아니면 다시는 그런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과거를 기억해야 하는가? 지난 몇년 동안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공직자·유명인·지도자들이 청소년 시절의 폭력·범죄 전력으로 비난을 받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사건이 잇따랐다. 법적 처벌을 이미 마쳤고 이후 수십년 동안 사회적으로 기여한 인물들까지도 예외가 아니었다. 과거의 잘못과 허물을 어디까지 현재의 책임으로 돌릴 것인가? 이 오래된 질문이 다시 우리에게 던져졌다.최근 한 인물이 30여년 전 미성년 시절 저지른 중범죄가 뒤늦게 밝혀지면서 사회적 비난 끝에 직책에서 물러나는 일이 있었다. 법적 처벌을 이미 마쳤고, 이후 오랜 기간 성실한 삶을 살아왔음에도 과거의 죄는 무거운 주홍글씨가 되어 다시 그를 덮쳤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절도와 성폭행 관련 사건 등에 연루돼 소년원 ...

    2025.12.16 20:03

  • [이진우의 거리두기]‘혐오 표현’과 민주적 관용
    ‘혐오 표현’과 민주적 관용

    자신에게 불쾌하고 불편하다고 해서 모든 것을 법으로 해결하려는 입법 만능주의는 오히려 법을 통해 복원하려 하던 민주주의의 토대를 무너뜨릴 수 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논란이 된 반중 집회를 계기로 특정 집단에 대한 모욕과 명예훼손을 법적으로 제재하는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특정 국가, 특정 국가의 국민, 특정 인종의 명예를 모욕하고 훼손한 자”는 형벌에 처한다는 것이 골자이다. 이 개정안은 혐오 표현, 집회 구호 등에 대한 사회적 갈등을 배경으로 제안된 것으로 현행 형법상 피해자를 특정인으로 한정한 것을 “특정 국가와 국민 그리고 인종” 등 집단으로 확대하려고 한다. 그러나 혐오 표현을 법적으로 강하게 금지할 경우 오히려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위축되고, 공공 문제를 자유롭게 논의하는 시민의 능력 자체가 약화할 위험이 있어 이 법안은 재검토되어야 한다.혐오 표현은 물론 그 자체로 불쾌하고 혐오스럽다. 사람들은 남의 인격을 무...

    2025.11.18 21:40

  • [이진우의 거리두기]‘합법 독재’의 어두운 그림자
    ‘합법 독재’의 어두운 그림자

    “왕의 목은 단두대에서 잘렸지만, 왕의 통치 방식은 살아 있다.” 오늘날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으로 여겨지는 자유와 평등의 이념을 만천하에 공표한 프랑스 대혁명은 루이 16세를 단두대로 처형하고 공화국을 선포함으로써 절대왕정이 지배하던 ‘앙시앵레짐’, 즉 구체제를 전복했다. ‘왕의 목’은 어떤 견제도 없이 정치권력을 집중화한 권력 체제를 상징한다. 절대군주인 왕이 사라지면 인민의 삶이 좋아질 것이라는 혁명의 약속과 기대는 빗나갔다. 프랑스 혁명이 구체제를 무너뜨린 후 공화정, 제정, 군주정으로 국가 체제가 바뀌며 불안한 정치 상황이 지속됐다. 사실상 독재자로서 프랑스를 지배했고 숙청을 통한 공포정치로 많은 반대파를 단두대로 보낸 로베스피에르 자신도 단두대의 희생양이 되었다. 왕이 사라지고, 왕의 자리에 수많은 다른 정치 지도자들이 어떤 이름으로 등장하건 ‘통치 방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국민의 자유와 평등을 위협하는 ‘구체제’는 여전히 지속된다.민주주의가 제도화된 오...

    2025.10.21 20:22

  • [이진우의 거리두기]민생쿠폰은 정말 민생을 살리는가
    민생쿠폰은 정말 민생을 살리는가

    돈이 없어도 소비를 하면 할수록 돈이 생긴다는 경제 이론이 있다. 터무니없는 소망처럼 들리지만 사실 한때는 효과가 있었던 케인스 경제학의 기본 전제이다. 수요와 공급을 통해 움직이는 시장은 자율적으로 균형을 이루지 못하므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총수요를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가 위축되어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면 시장은 더욱 나빠진다. 경제 침체기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경기순환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국가 개입에 정당성을 제공한 것이 바로 케인스 경제학이었다. 정부가 재정 지출을 확대하거나 중앙은행이 ‘양적 완화’라는 전례 없는 정책을 통해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믿었다. 사실 이 이론은 20세기 중반 이후 대공황 탈출, 전후 재건, 1970년대 전까지의 자본주의 황금기에는 유효했다.정부가 최근의 경기 부진과 민생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소위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는 것도 케인스주의의 효과를 믿기 때문일 것이다....

    2025.09.16 20:53

  • [이진우의 거리두기]도대체 대통령의 특별사면이 왜 필요한가
    도대체 대통령의 특별사면이 왜 필요한가

    대통령의 특별사면권은 폐지되어야 한다. 명분도 없고 실리도 없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부부와 윤미향·최강욱 전 의원,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 등 2188명에 대한 광복절 특별사면과 복권을 단행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분열과 반목의 정치를 끝내고, 국민 대화합 차원에서 사면이 이루어졌다”고 그 취지를 설명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은 국민통합이라는 시대 요구에 부응하고, 민생경제에 온기를 불어넣기 위한 법무부의 사면안에 공감했다”고 맞받았다. 대통령의 특별사면이 우리 사회의 극심한 분열과 갈등을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특별사면이 어떻게 침체된 경제를 살리는 민생회복 사면인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고, 대통령의 특별사면이 과연 국민통합을 가져올 것인지도 적이 의심된다.사면권의 기원과 목표는 물론 사회통합이었다. 오늘날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는 ...

    2025.08.19 19:58

  • [이진우의 거리두기]‘서울대 10개’의 함정
    ‘서울대 10개’의 함정

    “현실을 무시한 이념은 스스로 웃음거리가 된다.” 기억을 바탕으로 쉽게 재구성한 마르크스의 이 말이 떠오른 것은 이재명 정부가 핵심적 교육 정책으로 추진하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때문이었다. 이념은 현실 속의 문제와 모순을 해결하고 도달해야 할 목적과 방향을 제시한다. 바람직한 미래 사회에 관한 이상 없이 어떻게 현실을 개혁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념은 현실을 해석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현실 속에서 실천으로 나갈 때 진정한 의미가 있다. 이론이나 이념이 현실과 단절되어 있으면 무력하며 오히려 현실의 물질적 조건 속에서 이념이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이념이 없는 현실의 이해관계는 맹목적이고, 현실의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않는 이념은 공허하다. 이상만 말하고 현실의 조건을 무시하면, 이념은 추상적 도덕 설교가 되어버린다. 반면에 아무런 이상도 없이 현실적 이해관계만 추구하면 냉소적 기회주의자가 된다. 우리가 사회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혁하려면 이념과 현실 사이의 적...

    2025.07.2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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