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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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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이천년의 지혜, 화성인의 식탁에도 쓰일까
    이천년의 지혜, 화성인의 식탁에도 쓰일까

    봄이 신록(新綠)의 계절이라면, 여름은 녹음(綠陰)이 짙어지는 시기다. 살랑이는 봄비가 지나가면 겨우내 바싹 마른 잎은 연둣빛으로 물들고, 한여름의 쨍한 햇빛 속에서 초록잎은 무성하게 피어난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산과 들은 푸른빛으로 저절로 일렁인다. 아무것도 먹지 않고 그저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식물은 씨앗에서 아름드리나무까지 자라난다. 먹고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동물 입장에서는 더없이 부러운 일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인데, 어찌하여 식물은 저절로 자라는 듯 보이는 걸까.기원전 고대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322)는 ‘동물이 입으로 먹이를 먹고 자라듯, 식물은 뿌리로 흙을 먹고 자란다’고 말하며 처음으로 이 질문에 답하고자 했다. 풀과 나무는 흙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며, 흙에서 뽑아내면 말라 죽기에 이는 직관적으로 그럴듯했다. 너무도 당연해 보였기 때문일까, 식물은 뿌리로 흙을 먹고 자란다는 ‘상식’을 진짜로 확인하는 ...

    2026.07.29 20:53

  • [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모기와의 현명한 싸움
    모기와의 현명한 싸움

    여름이다. 날이 더워지자 잠시 잊고 있던 지긋지긋한 불청객이 다시 눈에 띈다. 바로 모기다. 아마도 모기를 좋아하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윙윙거리는 날갯짓 소리와 가려움증도 짜증나지만, 이들이 인간에게 옮기는 질병이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모기가 매개체가 되어 전파하는 질병들은 뇌염, 나일열, 뎅기열, 지카 바이러스 등 종류도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바로 말라리아다. 말라리아는 아노펠레스(Anopheles)속에 속하는 얼룩날개모기의 몸속에 기생하는 말라리아 원충(Plasmodium)이 일으키는 질병이다. 말라리아는 고대 이집트부터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로 오랜 질환이지만, 병인(病因)도 효과적인 대응법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존재였다. 오죽하면 이름마저 그저 나쁜(mal) 공기(aria)였을까.인류가 말라리아에 대하여 뭔가 대응할 만한 것을 찾아낸 건 17세기에 들어서였다. 당시 남아메리카 페루 지역에 선교하러 들어갔던 예수회 소속 선교사들은 말라...

    2026.07.01 19:58

  • [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왜 그 말들은 다시 돌아갔을까
    왜 그 말들은 다시 돌아갔을까

    야생마들의 행동을 관찰하던 생물학자들이 우연히 한 무리의 말들에게 벌어진 비극을 목도하고, 이를 기록으로 남긴다(<Feral horses’ behavior toward dying and dead conspecifics>). 그들의 관찰 대상은 몇 마리의 수컷과 암컷, 그리고 두 마리의 망아지로 이루어진 소규모 무리였다. 피식자와 포식자가 한데 어우러져 살아가는 야생은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어른 말들은 주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새끼들을 단속했지만, 어린것의 호기심은 늘 저 먼 곳을 향해 있기 마련이다.비극은 순식간에 일어났다. 어른들이 잠시 한눈을 판 사이 망아지들은 무리에서 멀어졌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늑대들이 이들을 덮쳤다. 공격을 받은 망아지 중 한 마리는 결국 돌아오지 못했고, 간신히 도망쳐 어미의 품으로 돌아온 녀석도 이미 큰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다친 망아지는 얼마 버티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망아지가 죽자, 무리의 다른 말들은 서둘...

    2026.06.03 22:42

  • [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할 수 있는 것과 지켜야 하는 것 사이에서
    할 수 있는 것과 지켜야 하는 것 사이에서

    감염성 질환의 원인은 세균, 미생물, 곰팡이, 원충, 기생충 등 매우 다양하지만, 이들 모두는 외부에서 체내로 유입되어 질병을 일으킨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그래서 사람들은 감염성 질환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감염원과 접촉하는 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거나(방역), 미리 면역력을 갖춰 감염원이 체내에 들어와도 발병하지 못하게 하거나(백신 접종), 이미 침투한 감염원을 효과적으로 퇴치할 수 있는 치료제(항생제 등)를 갖추는 방법으로 이러한 질병에 대항해왔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은 여기에 새로운 방법을 하나 더 추가하는 데 성공했다. 바로 선천적으로 특정 질병에 걸리지 않음과 동시에, 그 특성이 자자손손 유지되도록 유전자를 편집하는 질병 저항성 유전자 편집 기술이 그것이다.질병 저항성 유전자 편집의 가시적 결과는 이미 사람에게서 등장한 바 있다. 2018년 중국의 허젠쿠이 박사는 정교한 유전자 가위인 크리스퍼/캐스9(CRISPR/Cas9)을 이용해 HIV(에이즈의 원인...

    2026.05.06 19:54

  • [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땅속에서 우주로 향하다
    땅속에서 우주로 향하다

    돌아오는 주말, 서울의 모처에서는 흥미로운 행사가 열린다. 바로 ‘유리스 나잇(Yuri’s Night)’이다. 1961년 4월12일, 구소련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된 보스토크 1호에 탑승한 유리 가가린은 108분 동안 우주 유영에 성공하고 무사히 귀환하면서, ‘인류 최초의 우주 비행사’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날을 기념해 열리는 유리스 나잇은 우주에 대한 꿈을 간직한 이들의 흥겨운 파티다. 이번에는 하루 앞당긴 4월11일 토요일에 열리는데, 특히나 올해는 아폴로 17호 이후 54년 만에 시도되는 유인 달 근접 비행선인 아르테미스 2호가 귀환하는 날과 겹쳐 그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유리 가가린의 우주 유영이 성공한 이후, 인류는 본격적으로 우주 시대를 꿈꾸기 시작했다. 꿈이 현실이 되려면 준비가 필요했고, 그중 하나가 중력 변화에 대한 대비였다. 지금껏 지구에서만, 그것도 지표면에서만 살아왔던 인류에게 1G의 중력과 9.8㎨의 중력가속도는 당연한 일이었다. 물은 ...

    2026.04.08 19:50

  • [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알로페어런팅, 모순이 아닌 가장 현명한 전략
    알로페어런팅, 모순이 아닌 가장 현명한 전략

    푸른색 깃털이 멋스러운 플로리다덤불어치(Florida scrub jay)는 새끼를 키울 때 두셋 이상의 베이비시터를 둔다. 어치 베이비시터들은 직업의식(?)이 매우 투철한데, 새끼에게 먹이를 물어다주는 것은 기본이고, 여럿이 한꺼번에 시끄럽게 울어대며 천적을 위협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이 베이비시터들의 도움은 어린 어치들의 생존에 결정적이다. 베이비시터의 도움을 받는 어치는 그러지 못한 어치에 비해 한 번의 번식 기간 동안 키워낼 수 있는 새끼의 평균 수가 3배나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덤불어치에게 베이비시터가 있다면, 황제펭귄에게는 어린이집이 있다. 번식기에 들어선 황제펭귄 부부는 알과 갓 태어난 새끼를 번갈아 발등 위에 올리고 따뜻하고 두툼한 뱃가죽으로 덮어 남극의 칼바람으로부터 보호한다. 하지만 새끼가 어느 정도 자라 품 안에서 온전히 보호하기 어려워지면, 펭귄 부모들은 각자의 새끼들을 모두 한군데로 모아 크레슈라고 하는 일종의 펭귄 어린이집을 만든다. 이곳...

    2026.03.11 20:15

  • [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헤파이스토스에서 안스로봇까지
    헤파이스토스에서 안스로봇까지

    신들의 대장장이라는 별명답게 헤파이스토스는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는 날개 달린 신발을 만들어 전령 헤르메스를 도왔고, 신의 방패인 아이기나를 만들어 아테나를 지켰으며, 헬리오스에게 황금 마차를 만들어주어 인간들이 해가 뜨는 낮을 누릴 수 있게 해주었다. 또한 그는 스스로 움직여 음식을 서빙하는 세발솥과 함께, 청동으로 만든 전투로봇 탈로스와 가사를 하는 황금 처녀도 만들어냈다. 말하자면 일상용품에서 스마트한 가전제품을 거쳐 로봇과 휴머노이드까지 모두 만들어낸 셈이다.인류의 문명이 도구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됐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저 돌멩이를 주워 던지는 것이 아니라, 날카로운 면이 드러나도록 돌을 쪼개고, 다양한 용도에 맞게 깨진 면을 갈아내던 그 순간부터 말이다. 그건 우리가 단순한 생물학적 생존에 더해 영위하고 향유할 수 있는 삶을 살도록 만들어준 바탕이 되었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는 헤파이스토스의 발자취를 따라 새로운 것을 만들고 있다....

    2026.02.11 20:09

  • [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왜 우리는 받은 만큼 주는 걸 아까워할까
    왜 우리는 받은 만큼 주는 걸 아까워할까

    요즘에는 짠 음식을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여전히 생물의 생존에는 소금이 꼭 필요하다. 어떤 형태로든 소금 혹은 염분을 전혀 보충하지 않은 채 살아갈 수 있는 생물은 지구상에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금, 그러니까 나트륨(Na) 하나와 염소(Cl) 하나가 더해져 만들어진 이 단순해 보이는 화합물은 생물의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특히 소금의 구성 성분 중 하나인 나트륨은 사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모든 세포들이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조절하고, 인체의 각 조직들이 주고받는 신호의 근간이 된다. 그래서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 세포들은 세포를 둘러싼 세포막에 나트륨을 운반하는 데 이용하는 채널과 펌프들을 대량 가지고 있으며, 지금도 우리 몸의 세포들은 한시도 쉬지 않고 나트륨 채널을 통해 세포 안으로 나트륨을 쏟아붓고, 다른 편에서는 기껏 세포 안으로 들어온 나트륨을 부지런히 퍼내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나트륨 채널과 펌프는 나트륨을 세포 안팎으로 운반한다는...

    2026.01.14 20:15

  • [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악당은 누구인가, 배추흰나비와 기생말벌
    악당은 누구인가, 배추흰나비와 기생말벌

    여기저기 떠돌다 우연히 빈집을 찾은 유랑 가족이 있다. 비록 빈집이었으나 주인의 손길이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잘 정돈되어 있었고 먹을 것도 남겨져 있기에, 부모는 아이들을 잠시 이곳에 남겨두기로 하고 집을 떠난다. 물론 주인의 허락을 받았어야 마땅하나, 아이들은 너무 어려 데리고 갈 수 없었고 어차피 얼마 가지 않아 떠날 것이기에 그냥 눙치고 남겨두기로 한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집주인이 찾아오고, 허락없이 세간살이를 이용하고 곡식 창고를 거덜내고 있던 이들에게 분노한 그는 왈패를 불러들인다. 주인의 묵인하에, 왈패들은 강력한 힘을 앞세워 살던 이들을 잔혹하게 괴롭히고 착취하기 시작한다. 잘못을 빌고 떠나고 싶어도 왈패들은 이들을 놓아주지 않았고, 결국 지나친 폭력과 학대에 못 견딘 이들은 죽음에 이르게 된다. 비정한 주인은 집을 되찾은 것에만 기뻐하며 이들의 죽음에 아랑곳하지 않고, 의뢰를 해결한 왈패들은 두둑한 주머니를 두드리며 다시 다른 희생자를 찾아 떠난다....

    2025.12.17 20:07

  • [하리하라의 사이언스 인사이드]공부는 평생 하는 것
    공부는 평생 하는 것

    어린 시절 헤어졌던 형제가 오랜 세월이 흘러 전쟁터에서 마주친다. 하지만 서로 다른 색의 군복을 입은 이들은 필사적으로 상대를 공격한다. 눈앞의 적이 실은 꿈속에서조차 그리워하던 피붙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집요하고 잔인하게 서로를 노린다.이런 유의 플롯은 비극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픽션에서 자주 사용되는 클리셰인데, 흥미롭게도 이런 비극적 역설은 우리 몸속에서도 종종 일어난다. 인체 극장에서 일어나는 비극의 주인공은 바로 면역세포다. 면역세포란 ‘외부에서 침입한 병원균, 바이러스, 암세포 등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세포’이기에, 면역세포는 기본적으로 ‘남을 구분하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여기서의 ‘남’이란 단순히 내가 아닌 타인을 넘어, 우리 편이 아닌 상대편 진영에 속하는 이들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우리 편이 누군지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세포들은 모두 단 하나의 수정란에서 기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 과...

    2025.11.1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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