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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칼럼
  • [이종석 칼럼]‘미국 우선주의’ 시대, 한국의 국익 표현하기
    ‘미국 우선주의’ 시대, 한국의 국익 표현하기

    트럼프 대외정책의 핵심은 미국의 국익을 무조건 제일의 가치로 내세우는 ‘미국 우선주의’로 요약된다. 지난주 워싱턴 한·미 협의가 보여주듯이 미국 우선주의의 파고는 이미 우리나라의 문턱을 넘어섰다. 관세폭탄과 미국이 요구하는 각종 산업협력 문제가 협의 테이블에 올랐으며, 방위비 분담금도 머지않아 논의될 것이다. 새로운 정부가 30여일 후에 출범하는 상황에서 대미 협의에 나서는 과도 시기의 대표단은 스스로 한계를 잘 알고 신중하게 처신하리라 본다. 대미 협상이 불가피하다면 새 정부가 공고한 한·미 동맹의 바탕 위에서 솔직하고 우호적인 의견 교환을 통해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순리다.대미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익 우선’의 자세다. 미국 대표단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협상장에 나오듯이, 우리도 ‘국익 우선’의 자세를 확고히 견지하며, 사안마다 절실함을 가지고 적절한 논리를 개발하여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 예컨대 미국은 한국과의 무역적자를 불만스러워하지만, 많은...

    2025.04.29 20:37

  • [이종석 칼럼]‘윤석열 대통령’과 전작권 환수론의 역설
    ‘윤석열 대통령’과 전작권 환수론의 역설

    작전통제권은 한 나라의 군사주권을 상징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용어 대신 ‘전시에 군대의 작전을 지휘하고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의미하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이라는 용어를 흔히 쓴다. 이는 198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민정당의 노태우 후보가 작전통제권 환수를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음에도, 공약 실천 과정에서 작전통제권 환수를 꺼리는 분위기에 밀려 궁여지책으로 작전통제권을 전시와 평시로 나누면서 나온 말이다. 무언가 환수했다는 명분을 찾기 위해 평시작전통제권이라는 말을 만들었고 1994년 12월 한미연합사로부터 이를 되찾아왔다. 그러나 작전통제권의 요체가 전쟁 발발에 대비하는 것인 만큼 평시작전통제권 환수는 빛 좋은 개살구만도 못하다. 정작 전작권 환수가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그동안 많은 이들이 자주 국가로서 군사주권의 온전한 행사를 위한 작전통제권의 환수를 추구해왔다.우리의 작전통제권(작전지휘권)은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1950년 7월14일 이승만 대통령이 맥아더...

    2025.04.01 20:56

  • [이종석 칼럼]원자력의 평화적 이용과 핵 잠재력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과 핵 잠재력

    며칠 전 TV로 생중계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막장 정상회담을 보면서 안보 불안에 시달리던 많은 국민이 조기 대선 후 치러질 한·미 정상회담의 모습을 근심스럽게 그려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합리적인 ‘정상인’을 대통령으로 뽑는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한국은 외부의 침략을 자기 힘으로 막아낼 능력이 없는 그런 나라가 아니다. 미국의 군사력 평가 기관인 GFP는 핵전력을 제외한 세계 각국의 2025년 군사력 순위를 발표하면서 우리나라를 미국·러시아·중국·인도에 이어 세계 5위로 평가하였다. 북한은 34위였다. 북한은 우리에게 없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러한 비대칭도 우리가 핵무기 제조 능력이 없어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 한국은 세계 5위의 원자력발전 국가로서, 핵무기를 만들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지만 일찍이 1975년에 핵무기의 확산을 저지하려는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했다. 대신에 우리는...

    2025.03.04 21:13

  • [이종석 칼럼]북핵 정책의 재검토 필요성과 방향
    북핵 정책의 재검토 필요성과 방향

    북한 핵 문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많은 이들이 애를 썼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다.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였으며, 2022년에 이를 영구히 포기할 수 없다는 점을 법률로 확정하였다. 북한의 핵 개발 저지를 위해 미국이 택한 제재와 ‘전략적 인내’는 북한 경제에 성장 지체를 안겨준 것 외에 효과가 없었다. 그나마 최근 북한은 러시아와의 전방위 협력을 강화하며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사실상 무력화시키면서 경제에서 새로운 출로를 찾았다. 미국이나 서방이 북한의 핵무기를 포기시킬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뜻이다. 설상가상 트럼프 2기가 출범하면서 정책 실패에 대한 성찰 대신에, 조급하게 여기저기서 북한을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한 워싱턴의 분위기를 아랑곳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은 공공연히 김정은과의 재회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2018~2019년의 회담과 달리 북한...

    2025.02.04 21:12

  • [이종석 칼럼]마음에 국가가 없는 모리배의 퇴장을 위하여
    마음에 국가가 없는 모리배의 퇴장을 위하여

    절대다수의 법률가들이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이 위헌·위법의 내란 행위라고 말하며, 검찰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기소장만 보아도 윤석열의 내란 범죄는 충분히 입증된다고 한다. 이런 법률적 맥락에 더해서 나는 헌법재판소가 ‘탄핵 기각이 모든 친위쿠데타는 발생 시점에서 절대 실패할 수 없다는 반역사적·반국민적 판례를 남기는 것’이라는 사실을 모를 리 없으므로 반드시 윤석열 파면을 결정하리라고 본다. 많은 이들이 지적하듯이 이번 내란 사태가 대한민국에 안긴 손실은 경제, 사회, 외교, 안보, 문화 등 거의 모든 방면에서 실로 막대하다. 그리고 그 손실은 과거형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되는 현재진행형이다. 윤석열의 친위쿠데타로 야기된 오늘의 혼란 상황을 종식해야만 우리는 손실의 시대를 마감하고 민주적이고 역동적인 정상국가로 복귀하여 다시 대한민국 공동체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내란 상황의 빠른 종식이 절실한 것이다. 우리가 오늘의 혼란 극복을 위해 시급히 해야 할 ...

    2024.12.31 19:53

  • [이종석 칼럼]가짜 ‘자유민주주의 정권’의 자폭
    가짜 ‘자유민주주의 정권’의 자폭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로 온 국민이 경악한 12월3일 밤, 안위를 걱정하는 전화와 문자를 받았다. 하지만 막상 내 가슴을 크게 억누른 것은 다가올 시대착오적인 폭압에 대한 공포나 분노가 아니라 ‘나라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 특히 경제에 대한 걱정이 컸다. 어렵게 쌓아온 민주주의의 퇴행도 참담했지만, 그것은 우리가 싸워서 되찾을 수 있다. 그러나 경제는 한 번 무너지면 회복이 어렵다. 그래서인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국회의원들과 이를 막으려는 계엄군의 국회 난입을 TV 생중계를 통해 초조하게 지켜보면서 단톡방에 처음 올린 나의 문자는 “오늘 중으로 진압이 안 되면 나라 경제 거덜난다”였다. 나의 예를 들었지만, 그날 많은 국민이 2024년 문명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믿기 어려운 이 망동을 보며 이와 비슷한 걱정을 했을 것이다.우리나라는 무역으로 먹고사는 통상국가의 모습으로 선진국의 문턱을 넘었다. 지금은 전통적인 산업을 넘어서 K팝을 ...

    2024.12.10 20:50

  • [이종석 칼럼]트럼프의 취임과 남북관계의 진로
    트럼프의 취임과 남북관계의 진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년 만에 백악관으로 돌아왔다. 많은 이들이 그가 한국에 내밀 과도한 계산서를 우려하지만, 한편으론 그가 전운이 감도는 한반도를 안정시키는 데 절실히 필요한 대화를 공언했기에 어느 정도 기대도 있다. 물론 상황은 녹록지 않다. 북·미관계는 트럼프가 비핵화 협상을 벌였던 1기 재임 시절과 많이 달라졌다. 그사이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이 더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비핵화 협상 중단을 선언하고 2022년 9월 핵무기 보유를 법제화하였다.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의 핵을 놓고 더는 흥정할 수 없게 불퇴의 선을 그어놓은 여기에 핵 무력정책의 법화가 갖는 중대한 의의가 있다”고 천명하였다. 이로써 북한은 사회주의 몰락 이후 30년간 추구해온 ‘워싱턴을 통한 활로 모색’이란 생존전략을 포기하였다. 대신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재래식 군수물자 부족에 허덕이던 러시아에 대량의 재래식 무기 제공 기회를 포착하면서 어렵지 않게 ‘북방과의 국제협력을 통한 활로 모색’으로 생존전략의 ...

    2024.11.12 19:56

  • [이종석 칼럼]미 대선 결과와 한반도
    미 대선 결과와 한반도

    미국의 대통령 선거전이 예측불허의 박빙으로 흐르고 있다. 흔히 공화, 민주 양당의 대외정책에 큰 차이가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세계 최강 대통령을 뽑는 자리다 보니 세계인의 촉각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이번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비극적인 소모전 늪에 빠졌고 중동 정세마저 전운이 짙어지자, 평화를 갈구하는 많은 이들이 미 대선을 더 주시하는 것 같다. 같은 맥락에서 극단적인 갈등의 악순환에 빠진 남북관계 속에서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한국인들도 미국의 대선에 큰 관심을 둔다. 그리고 이처럼 관심이 커진 것은 기존 워싱턴의 문법을 거부하는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때문이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종식을 공언하고 대통령 재임 시 김정은과 ‘우호적 관계’였음을 과시하며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자신감을 보인다. 워싱턴의 주류세력과 트럼프의 일탈적 언행에 질린 이들은 코웃음 칠지 모르나, 꽤 많은 이들이 트럼프가 적어도 현직 부통령인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후보보다 국제...

    2024.10.15 21:07

  • [이종석 칼럼]국경에서 본 2024년 여름 북한 풍경
    국경에서 본 2024년 여름 북한 풍경

    북한을 연구하면서 될 수 있으면 매년 북·중 국경 일대를 답사하려 했다. 올해도 늦은 8월에 국경답사를 다녀왔다. 북한을 직접 방문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고 신뢰할 만한 북한 관련 통계자료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국경답사는 북한의 실상을 파악할 차선의 대안이다. 물론 북·중 국경에서 한두 차례 북한을 바라본다고 해서 이 사회의 실상을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북한 주민들의 말과 생각을 읽을 수 없기에 국경에서 보는 북한은 마치 풍경화나 풍속도를 보는 느낌이다. 따라서 이 풍경화를 뚫고 들어가 북한 사회의 내면을 읽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방법의 하나가 시계열 분석이다. 매년 혹은 2~3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북·중 국경의 풍경을 시계열로 비교 관찰하면 무엇이 달라지고, 무엇이 지속하고 있는지를 발견하게 되고 이를 통해 북한을 객관적으로 해석할 힘을 얻게 된다. 1996년부터 30년 가까이 북·중 국경에서 바라본 북한의 국경 도시와 농촌, 그리고 산야는 대체로 2010년대...

    2024.09.10 21:07

  • [이종석 칼럼]‘압도적 힘에 의한 평화’, 가능한가?
    ‘압도적 힘에 의한 평화’, 가능한가?

    윤석열 정권이 이렇게 빨리 나라를 위험에 빠뜨릴 줄 몰랐다는 탄식이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다르지 않다. 무엇보다도 한반도 평화가 무너지는 속도가 어지러울 지경이다. 윤 정권 출범 후 남북 간에는 갈등이 깊어지면서 상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할 시스템마저 붕괴하였으며, 한반도 안보정세의 주요 변수인 중국, 러시아와 한국의 관계는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이처럼 한반도가 급작스럽게 위기로 치달은 한가운데에는 윤 정권이 한반도 평화증진을 위해 국방력 강화와 협상을 병행했던 전통적인 정책 기조 대신에 내세운 ‘압도적 힘에 의한 평화’ 정책이 있다. 윤 대통령은 “진정한 평화”는 “오직 압도적 힘에 의해서만 지켜진다”며 북한에 대한 ‘압도적 힘’을 줄곧 주창해왔다. 그가 이 ‘압도적 힘’을 구체적으로 정의하지 않아서 그 힘이 단순히 국방력을 지칭한 것인지, 아니면 경제, 외교 등 총체적인 국가 능력을 말하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다만 그의 평소 언행으로 보아 ‘압도적 힘...

    2024.08.13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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