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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숙을 만나다
해고된 노동자들의 곁을 수십 년간 지켜온 60대 여성이 있다. 해고 노동자들에게는 동료이자, 친구, 누나, 언니 같은 존재다. 20대에 조선소 용접공으로 일했던 그 역시 해고노동자 출신이다. 자신이 일하던 조선소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지적하고 어용노조를 비판하다가 ‘빨갱이’로 몰렸고, 대공분실에 끌려가 고문을 당한 뒤 회사로부터 ‘해고통지서’를 받았다. 조선소 동료 400명이 해고됐을 때는 홀로 35m 상공의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300일 넘게 고공농성을 벌였다. 동료들은 복직됐지만, 정작 자신의 복직을 주장하진 않았다. 옛 대한조선공사, 지금의 한진중공업에서 해고된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이야기이다.20대에 해고된 김진숙은 이제 환갑을 넘겼다. 암 투병 중이지만 지금도 자신이 필요한 곳이면 힘을 보탠다. 5월 1일 노동자의 날을 하루 앞둔 30일에도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아시아나 항공 하청 노동자로 일하다 해고돼 이날 정년을 맞은 김정남 아시아나KO 지부장의... -
방과후 강사 김진희 “아이들을 키우는 한 축, 우리는 교육노동자다”[플랫]
“코로나19가 시작되면서 방과후 강사의 위치를 명확하게 알았습니다. 우리가 사회보장제도에 전혀 편입되어 있지 못한 것을요. 10개월 동안 수업을 못 했어요. 그런데 어떻게 살아갑니까. 저희는 늘 이야기하던 대로 ‘복도의 유령’이더라고요.”13년째 방과후 수업에서 주산을 가르친 강사 김진희씨(54)는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위치를 명확히 알게 됐다”고 했다.김진희씨는 아이들의 정규 수업이 끝나는 오후 12시30분이 되면 학교 복도를 서성인다. 방과후 수업은 정규 수업이 이뤄지는 교실에서 진행되는데, 정규 수업이 끝날 때까지 마땅히 갈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의 손에는 바이올린 크기만 한 대형 주판과 여벌의 주판, 전날 채점한 아이들 교재 및 사무 용품들이 한가득 들려있다. “저는 학교에 있을 공간이 없어요. 대기 공간을 만들어 주는 학교도 있지만 교실과 멀리 떨어진 곳이거나 우리만 쓰는 공간이 아니라 눈치가 보이죠. 수업 관련 짐도 많아서 ... -
성악가 김민정 수석단원 “한 곡을 완성하기 위한 노동이 있다”[플랫]
합주곡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단원 각자가 한 곡 길이의 수백배에 달하는 시간을 들인다. 악기마다 합창에 맞는 소리를 찾고 악보를 숙지해 외워야 비로소 협주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곡을 완성하기 위한 노동이다. 하지만 연습하며 흘린 땀은 노동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경기 양주시립합창단에서 일하는 성악가 김민정씨(38)는 일주일에 2번 출근을 한다. 출근한 날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3시간을 연습하며 근무한다. 주 6시간을 일하는 초단시간 근로자다. 초단시간 근로자는 근무 시간이 하루 3시간, 주 15시간, 월 60시간 미만으로 아주 짧은 시간 계약해 일하는 노동 형태를 말한다.“출근해서 근무하는 시간은 온전히 다른 단원과 협업하는 시간이에요. 그 전에 개인적으로 연습해야 협업이 이뤄질 수 있어요. 집에서는 연습할 수 없으니 연습실도 빌리고 시간을 투자해서 악보를 마스터하죠. 그래서 개인연습 시간도 노동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
‘특수고용’ 차별에 맞서 싸우는 김순옥 정수기 점검원[플랫]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1970년 11월13일. 노동자의 권리를 외치며 분신했던 전태일의 절규는 2020년에도 진행형입니다. 많은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편법 고용 등 개선되지 않은 노동 현장에서 법의 보호망 밖에 서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는 한국 노동에서 가장 약한 고리인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대면 노동 비율이 높은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은 경제적인 어려움과 감염 위험에도 더 많이 노출돼 있습니다. 초단기 노동과 특수고용직 여성 노동자들은 재난과 같은 감염 사태에도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전태일 열사의 50주기를 맞은 2020년, 이 같은 불공평한 현실을 바꾸고 노동권을 위해 투쟁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여전史(사)’. 여성 전태일 이야기입니다.“우리는 노동자가 아닌가요? 앞에 ‘특고(특수한 고용)’라는 단어 하나 붙이고 우리를 차별하는 게 화가 나고 억울해요. 특수고용직이 뭔지... -
노동자, 투쟁가, 연대자, 작가, 이 모든 총합이 ‘김진숙’이다[플랫]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1970년 11월13일. 노동자의 권리를 외치며 분신했던 전태일의 절규는 2020년에도 진행형입니다. 많은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편법 고용 등 개선되지 않은 노동 현장에서 법의 보호망 밖에 서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는 한국 노동에서 가장 약한 고리인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대면 노동 비율이 높은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은 경제적인 어려움과 감염 위험에도 더 많이 노출돼 있습니다. 초단기 노동과 특수고용직 여성 노동자들은 재난과 같은 감염 사태에도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전태일 열사의 50주기를 맞은 2020년, 이 같은 불공평한 현실을 바꾸고 노동권을 위해 투쟁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여전史(사)’. 여성 전태일 이야기입니다.‘정리해고’의 대명사와도 같은 두 사업장이 있었다. 2009년 976명을 정리해고한 쌍용자동차, 2011년 290명을 정리해고 한 한진중... -
투쟁을 굽는 파리바게뜨 임종린 제빵사[플랫]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1970년 11월13일. 노동자의 권리를 외치며 분신했던 전태일의 절규는 2020년에도 진행형입니다. 많은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편법 고용 등 개선되지 않은 노동 현장에서 법의 보호망 밖에 서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는 한국 노동에서 가장 약한 고리인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대면 노동 비율이 높은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은 경제적인 어려움과 감염 위험에도 더 많이 노출돼 있습니다. 초단기 노동과 특수고용직 여성 노동자들은 재난과 같은 감염 사태에도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합니다. 전태일 열사의 50주기를 맞은 2020년, 이 같은 불공평한 현실을 바꾸고 노동권을 위해 투쟁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여전史(사)’. 여성 전태일 이야기입니다.‘함께 가야 지치지 않고, 같이 가야 오래간다.’ 파리바게뜨지회 사무실 입구 ‘응원의 한 마디’ 게시판에 적힌 문구다. 지난 4일 서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