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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주택으로 품어 준 학생들···살아난 학교가 마을도 살렸다 [밭]
작은 학교② 충북 괴산 제비마을 “우리 학교에 오면 집을 드립니다.” 2018년 여름 ‘2019년도 백봉초등학교 전·입학생 모집공고’가 소셜미디어를 타고 퍼져가기 시작했다. 충북 괴산 청안면 제비마을(부흥1~5리)에 있는 백봉초에 자녀를 전입학시키는 가정에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한다는 내용이었다. 보증금도 없고, 월 임차료도 없다. 내는 돈은 월 관리비 5만원이 전부다. 다자녀 우대, 주소 이전 등의 조건이 붙었다. 일단 입주하면 자녀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살 수 있다. 폐교위기에 놓인 백봉초를 살리기 위해 주민, 학교, 군청이 내놓은 방안이다. 당시 백봉초 총동문회장이었던 한석호씨(64)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는데 하나둘 문의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019년 총 6가구를 선발하는데 20여가구가 입주 의사를 밝히더니, 이듬해 추가로 지은 임대주택 입주민 6가구를 뽑는 공고에는 100여가구가 문의해왔다.올해도 2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
휴대폰·학원뿐이던 도시 아이들의 삶에···‘친구·자연’이 찾아왔다 [밭]
작은 학교① 강원 춘천 고탄리 많은 농촌 학교들이 해마다 신입생 수를 걱정한다. 학생이 20~30명뿐인 작은 학교들은 분교나 폐교 결정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이미 전국 1184개 면 중 31곳(2018년 11월 기준)에는 초등학교가 한 곳도 없다. 초등학교가 딱 한 곳인 면 단위 농촌은 666곳에 달한다. 농촌에 사는 아이들은 다른 면으로 장시간 통학하거나, 아예 학교가 있는 지역으로 이사를 간다. 젊은 부부들이 농촌을 떠나게 되면 마을에는 고령의 어르신만 남는다. ‘학교의 부재’는 마을의 소멸로 이어진다.폐교 위기의 학교를 살리기 위해 주민들이 나선 지역들이 있다. 도시 아이들이 한 학기 이상 농가에서 지내며 농촌의 초등학교에 다니는 ‘농촌 유학’을 진행하는 마을도 있고, 도시에서 온 초등학생 가족들에게 공공임대주택과 장학금을 주는 마을도 있다. 대안학교나 혁신학교로 전환해 학생들을 유치하는 작은 학교도 있다. 농촌의 학교들은 분명 매력적이다. 농촌이라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