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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서비스 ‘허리’ 2차병원 키워야”···오래된 숙제, 이번엔 풀 수 있을까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3일 경기 용인 강남병원을 찾아가 머리 숙여 인사했다. 이곳은 2008년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돼 2015년부터 달빛어린이병원을, 그 이듬해부터는 소아병동을 별도로 운영하는 종합병원이다. 최근 상급종합병원 중심으로 의대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떠난 후 의료공백이 발생하자, 이 병원과 같은 지역의 종합병원들에서 응급 및 경증환자 진료를 분담해 맡고 있다.이번 의료공백으로 ‘2차 병원 역할 강화론’이 부상했다. 현 의료전달체계는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동네 병·의원(1차, 경증 환자)-병원·종합병원(2차, 중등증 환자)-상급종합병원(3차, 중증·응급환자) 등 의료기관 종별로 다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그러나 현재 지역·경증환자까지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을 찾는 경우가 빈번하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에서 받아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22년 서울 ‘빅5’ 병원에서 진료받은 비수도권 환자 수는 71만3284명으로 201... -
“또 우리야?”···의료위기 때마다 ‘공공병원’으로 땜질하는 정부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에 이어 전공의 이탈 사태에도 공공병원을 비상진료체계에 동원하면서, 공공병원을 위기 때마다 ‘땜질식’으로 동원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민간병원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은 공공병원의 병상과 의료진 등 시설을 확충하고,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2~3배씩 불어난 공공병원의 재정 손실 문제를 해결해 ‘공공의료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12일 일부 공공병원의 분위기를 보면 정부가 의료공백의 대체제로 공공병원을 적극 활용하는 것에 비해 정작 환자들은 크게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은 “대부분 공공병원들은 거의 변화가 없고 입원 환자는 조금 늘어난 것 같은데 파업의 영향인지, 그동안 서서히 증가하던 것의 연장선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영향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간호사들과 의사들이 당직을 서고 연장 근무를 하고 있지만 조 원장은 “야간 진료한다고 걸어놨는데도 환자가 거의 없다”고 전했... -
전공의 자리 ‘땜질’ 한계…남은 의료진 “이번주 고비”
1만명에 육박하는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난 지 4주차로 접어들며 의료공백 위기가 장기화하고 있다. 일부 중증환자들은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 앞에서 마른침을 삼키고 있다. 남아 있는 의료진은 이제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말한다. 정부가 대체인력으로 공중보건의 등을 파견하는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온다.전립선암(3기) 진단을 받은 A씨(65)는 지역의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기로 하고 지난달 26일자로 입원할 예정이었다. A씨는 “병원에서 갑자기 연락이 와서 수술 아닌 방사선 치료를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다”며 “나중에 들으니 ‘의사가 없어서’ 그렇다는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고 현재는 “무한 대기 중”이라고 했다. A씨는 “중증환자들에겐 ‘골든타임’이라는 것이 있다”며 “(다른 신체기관으로) 전이가 되면 엄청난 돈이 들고, 상태가 악화하는 문제는 말로 다 할 수가 없다”고 했다.지난달 19~20일쯤부터 전공의 수천명이 사직... -
①전공의 떠난 자리 간호사·공보의로 채운다지만
1만명에 육박하는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난 지 4주차로 접어들며 의료공백 위기가 장기화하고 있다. 정부는 ‘의료대란’은 과한 표현이라고 했지만, 일부 중증환자들은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 앞에서 마른침을 삼키고 있다. 남아 있는 의료진들은 이제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고 말한다. ‘위태로운 의료현장’을 조속히 정상화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현장 상황과 정부 비상진료대책의 효과 및 한계 등을 짚어보는 기획기사를 시리즈로 싣는다. 1회는 ‘전공의 빈자리’에 대해 다뤘다.“전립선암 수술, 무한 대기 중입니다”전립선암(3기) 진단을 받은 A씨(65)는 지난달 26일자로 지역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할 예정이었다. 피검사 등 수술 전 검사 비용도 다 지불한 상태였다. 그런데 진료 예약일을 이틀 앞뒀던 지난달 24일 병원에서 연락을 받았다. A씨는 “원래 수술을 하기로 했었는데 병원에서 방사선 치료를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며 “이런 저런 설명이 없었는데 나중에 들으니 ‘의사가 없어서’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