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의 캠핑카에서 아침을

24건의 관련기사

  • [정연주의 캠핑카에서 아침을]강황 질릴 때쯤 향신료 ‘톡톡’ 재료도 요리법도 ‘무한 변주’

    강황 질릴 때쯤 향신료 ‘톡톡’ 재료도 요리법도 ‘무한 변주’

    생각해보면 기억에 남은 첫 캠핑은 초등학교 시절 걸스카우트 등에서 추진한 야영 이벤트였다. 부모님을 따라서 바닷가 옆 텐트에서 큰 대(大)자로 뻗어 자는 그보다 어린 시절 사진도 있지만 역시 초등학생 시절의 기억이 가장 생생한 것을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나름 우리 손으로 야영을 해보는 경험이 뇌리에 박힌 모양이다.익숙한 대낮의 학교가 아닌, 텅 비어서 낯선 느낌의 학교에 우리끼리 마치 그저 놀러 온 것처럼 들어가는 비일상적인 경험. 학교 운동장 옆을 빙 둘러 여기는 걸스카우트, 저기는 보이스카우트, 그 옆은 아람단과 우주소년단이 차례로 구역을 정해 놓고 텐트를 치고 야영을 했다. 텐트까지 전부 우리 손으로 쳤는지는 요만큼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무리 그래도 초등학생인데 우리 힘만으로 텐트를 쳤을 것 같지는 않기도 한데, 별로 중요하지 않다. 나는 카레 만들기 팀이었던 것만 기억하기 때문이다. 각자 나누어서 당근과 양파, 감자와 쌀을 가져오고, 누군가는 개수대에...
  • [정연주의 캠핑카에서 아침을]죽은 빵도 다시 살린 찍먹술사

    죽은 빵도 다시 살린 찍먹술사

    ‘타닥타닥’ 따뜻한 화목난로, 둘러앉아 마음의 온기 나누며 한결같은 열기로 요리까지 하루 지난 바게트도 마늘버터 발라 바삭하게 구워, 녹인 치즈 찍어먹으면 ‘맛 부활’고등학교 시절, 겨울이면 우리 학급은 일주일마다 한 분단씩 옆으로 돌아가며 책상 자리를 바꿨다. 온기 접근권을 공평하게 나눠야 했기 때문이다. 시스템 에어컨도 설치되어 있고 교실 한가운데에는 나름 개량된 난로가 있었지만 모두가 학습하기 쾌적한 환경을 누릴 만큼 틀어주지는 않던 시절이라 항상 난롯가 근처, 교실 한가운데만 교복을 입고 추위를 버틸 만큼의 온도를 유지했다.난로가 있다고 말하면 부모님이 들려주던, 난로 위에 올려서 누룽지를 만드는 양철 도시락이나 선생님이 귤껍질을 모아오게 해서 주전자에 귤차를 끓였다는 식의 추억은 전혀 없지만 그래도 난로를 기준으로 동그랗게 ‘꿀잠 영역’이 형성되었다는 기억은 또렷하게 남아 있다. 교실 가장자리에서 책상에 엎드려 잠들면 ‘동사 직전이 아니냐’...
  • [정연주의 캠핑카에서 아침을]뱅쇼, 손은 ‘따뜻’ 속은 ‘뜨끈’… 얼죽아는 잠시 안녕!

    뱅쇼, 손은 ‘따뜻’ 속은 ‘뜨끈’… 얼죽아는 잠시 안녕!

    와인에 과일·향신료 넣고 끓인 음료약불에 데워 머그잔에 마시면 손난로면역력 향상 ‘감기·오한’ 예방 효과무슨 일이 있어도, 곧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정체성은 버릴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물론 지금도 컨디션이 나쁘지 않은 한 어떤 계절에도 카페에 들어가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이스 드립 커피를 기본으로 주문한다. 받자마자 한 모금 쭉 들이켜면 느껴지는 시원한 해갈, 바로 흡수되는 듯한 카페인의 짜릿함, 직전까지 무엇을 먹었든 ‘싹 내려간다’는 기분은 아이스 커피가 아니면 느끼기 어려운 조합이다. 가끔 음료는 따뜻하게 마셔야 몸에 좋다는 잔소리가 들어오면 서로에게 느슨한 연대감을 느끼는 인터넷 ‘얼죽아’협회의 존재를 아느냐며 농담처럼 받아치는 것도 재미다.하지만 이제는 특정한 어떤 순간에는 따뜻한 음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최소한 목 관리를 위해서는 차가운 음료가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
  • [정연주의 캠핑카에서 아침을]‘조리시간·식감·간’ 모두 이븐하게, 캠핑 급식의 맛

    ‘조리시간·식감·간’ 모두 이븐하게, 캠핑 급식의 맛

    영양 골고루,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식단 짜는 게 그리 어려울 줄이야한 번에 대용량, 맛은 조금 강하게…파전·어묵탕 등에 적당한 음료 더하자이름을 건 요리사들의 정면 승부를 그린 예능 프로그램이 첫 공개 직후부터 최종화 방송 이후까지 계속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우리가 그 솜씨를 직접 맛볼 수도 있다는 요리의 특별한 점이 그 열기가 쉬이 가시지 않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실제로 프로그램에 출연한 요리사의 레스토랑마다 예약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몇달을 기다려서라도 맛을 볼 수만 있다면 운이 좋은 것. 냉정하고 엄격한 평가를 이어간 심사위원이 어린 시절의 추억이 담긴 급식판 앞에서 다정하게 웃으며 오늘의 급식 메뉴를 묻고 반쯤 식사를 하듯 심사하는 모습으로 화제가 된 ‘급식대가’의 급식은 맛보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아이가 입학해 학부모가 되면 잊고 살았던 과거의 즐거움 하나가 다시 살아난다. 새로운 달이 시작되면 공식 애플리케이션으로 전달되는...
  • [정연주의 캠핑카에서 아침을]하얀 소금밭 위 핑크빛 변신 ‘달큼·촉촉’…사로잡다, 입맛

    하얀 소금밭 위 핑크빛 변신 ‘달큼·촉촉’…사로잡다, 입맛

    지난 주말 맑고 높은 하늘은 그야말로 긴 여름을 지나 맞이한 가을의 대축제와 같았다. 유난히 주말만 되면 비가 추적추적 내린 올해의 날씨는 어디로 갔는지, 마치 새로운 계절과 함께 새로운 해가 시작된 것만 같은 화창함이다. 일 년 중 가장 놀기 좋은 시기임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지난 주말에는 대전의 빵축제에서 목포의 국제남도음식문화큰잔치, 크고 작은 박람회와 페스티벌이 전국 곳곳에서 펼쳐졌다. 하나같이 얼마나 재미있고 신나게 즐기고들 있는지, 깎은 손톱으로 분신술을 펼칠 수 있다면 다섯 개쯤 만들어 전국에 보내고 싶었을 정도다.지금은 이렇게 하루가 멀다 하고 어딘가에 항상 팝업스토어가 세워지는, 가끔은 따라가기 벅찰 정도의 흐름을 보여주지만 이에 비하면 어린 시절의 하루하루는 조금은 단조로웠다. 그래서 일상에서의 탈출이 더욱 특별했을 것이다. 당시에는 가끔 부모님을 따라 지역축제를 찾는 것이 큰 이벤트였다. 아마 부모님도 그런 마음으로 온 가족의 특별한 시간을 만...
  • [정연주의 캠핑카에서 아침을]송알송알 송편이 맵단짠으로 변신

    송알송알 송편이 맵단짠으로 변신

    모든 캠퍼가 제일 처음 떠난 캠핑에서 만들었던 요리를 기억할까? 아직 캠핑용 조리도구에도 익숙하지 않고, 바닥에 떨어진 식재료는 복구하기 힘든 경우가 많으며, 생각보다 동선이 많이 불편하다는 사실에 당황하게 되는 첫 캠핑. 메뉴 선정도 준비도 지금 돌아보면 캠핑에 어울리지 않고 어색한 것이 많았다. 의욕은 넘치고 현실적인 상황은 아직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잠자리도, 캠핑장에서의 하루도 낯설었던 첫 캠핑. 야트막한 산 중턱이지만 신기하게 캠핑카로 진입이 가능했던 탁 트인 전경의 캠핑장에서 좌충우돌하며 만들었던 첫 캠핑에서의 요리를 정확하게 기억한다. 아롱사태를 삶은 수육과 그 물에 익힌 부추, 이쑤시개에 맛살과 부챗살과 실파를 꽂아 부친 산적, 그리고 송편 강정이었다. 전반적인 콘셉트랄까 배경 상황이 추석 연휴였기 때문이다.추석 연휴는 여름철 성수기보다 캠핑장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 처음 캠핑을 떠날 때는 미처 몰랐다. 추석에 민족대이동의 물결에...
  • [정연주의 캠핑카에서 아침을]무쇠 매력 무시무시…불편하고 무거워도 열 보존율 높아 캠핑요리에 딱

    무쇠 매력 무시무시…불편하고 무거워도 열 보존율 높아 캠핑요리에 딱

    한 사람을 파악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주방을 구성하는 조리 도구도 그중 하나다. 보통 한 음식 문화권 내에서는 식탁을 차리는 구성이 비슷한 만큼 냄비에서 프라이팬, 그릇과 접시까지 주방을 이루는 기자재에서 유사한 규칙성이 엿보인다. 만일 다른 문화권에서 온 사람을 우리 주방에 밀어 넣고 고향의 전통 음식을 조리하라고 하면 주방 세팅에 적응하기까지 약간의 혼란을 수반하게 될 것이다. 그에 비하면 찌개에 어울리는 냄비는 무엇이고 나물은 어느 정도 크기의 그릇에 담아야 하는지 경험으로 알고 있는 우리는 지인의 주방에 들어가더라도 곧잘 손을 빌려줄 수 있다.그래야 할 터다. 하지만 나름의 고집으로 저마다의 주방을 꾸려가는 사람들은 사소한 차이도 민감하게 감지한다. 어떤 집에 가면 프라이팬이 온통 스테인리스 스틸이라 달걀프라이를 하나 해 먹고 싶었을 뿐인 사람을 눈물짓게 하기도 하고, 전기밥솥으로만 밥을 하던 사람은 냄비 하나만 주어지면 어쩔 도리를 모른다....
  • [정연주의 캠핑카에서 아침을]서해 바다라면은 역시 꽃게라면!

    서해 바다라면은 역시 꽃게라면!

    바닷가 근처에 살면 알게 되는 것 하나. 내 고향인 해운대를 기준으로 해수욕장이 개장하면 현수막이 걸린다. 해변에서 이 거리까지는 수영복을 입고 다녀도 괜찮다는 알림이다. 가끔 일반 거주지에도 수영복을 입은 채 물건을 챙기는 사람들이 등장하곤 하지만, 보통 바다에서 가까운 숙박시설이 있는 몇백m 정도 거리까지만 수영복을 입고 다니는 것이 허용된다.그리고 바닷가 근처에 살면 아주 잘 알게 되는 것 둘. 바다는 들어간 다음의 뒤처리가 귀찮다. 그거야 ‘바다에 가본 사람이라면 누가 몰라?’라고 생각하겠지만, 말하자면 이런 뜻이다. 중·고등학교 시절 하굣길에 해변을 걷다가 휴대폰을 빠뜨려 영영 복구하지 못한 친구가 한 학기에도 한두 명씩 나오고, 모든 계절의 바다에 발을 담가보고 물기가 바짝 마를 때까지 신발을 들고 걸어본 적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라도, 바다 입수의 뒤처리는 귀찮다. 굉장한 노하우가 생기거나 아무렇지 않아지지도 않는다.아무리 바다에서 집이 가...
  • [정연주의 캠핑카에서 아침을]‘얼음 맛집’ 캠핑장 안 마시면 섭하지 제철 과일 칵테일 한 잔

    ‘얼음 맛집’ 캠핑장 안 마시면 섭하지 제철 과일 칵테일 한 잔

    촤르르르르. 여름날에 캠핑을 떠나면 이 소리가 들리기 전까지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바로 물을 시원하고 안전하게 보관하는 워터저그에 막 사 온 얼음을 붓는 소리다. 투명하고 단단하고 차가운 얼음덩어리가 시원한 냉기를 뿜어내며 저그로 와장창 떨어지는 소리가 얼마나 청량하고 반가운지, 캠핑 초반에는 얼음을 부을 때마다 카메라로 영상을 찍기도 했다. 더위가 싹 가시는 기분이 드는 소리다.캠핑장마다 매점의 크기는 제각각이지만 대체로 갖추고 있는 물건은 비슷하다. 인기 라면 여러 종류, 부탄가스와 이소가스, 술과 과자, 휴지 등의 생필품. 여기에 규모가 좀 큰 곳이라면 아이들을 위한 물놀이용품이나 폭죽, 비눗방울 장난감 등이 있기도 하고, 한 끼에 먹기 좋도록 진공 포장한 육류를 판매하기도 한다. 그리고 의외로 거의 항상 있는 것이 바로 얼음이다. 아이스크림은 없어도 얼음 냉동고는 어디나 하나쯤 있다. 여름이면 캠핑장에 도착해서 착착 세팅하는 중에 누군가가 달려가서 일단 이 ...
  • [정연주의 캠핑카에서 아침을]여름 캠핑이 시원해지는 단짠의 매력

    여름 캠핑이 시원해지는 단짠의 매력

    매일 다른 하늘을 머리에 인 채 잠들고 깨어나는 것이 캠핑의 묘미지만, 특히 한여름에 무방비로 날것의 맨 하늘 아래 자리를 잡았다가는 인간이 얼마나 자연 앞에 나약한 존재인지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하지를 지나도 여전히 긴 태양이 새벽부터 텐트를 곧장 달구면 아무리 도심보다 서늘한 자연 속이라도 아침부터 서서히 익어가게 된다. 일부러 집을 나와 대자연에 몸을 던진 것은 우리지만 안전하게 여름을 즐기려면 대책이 필요한 법. 텐트 캠퍼라면 열기와 벌레, 빗방울로부터 텐트와 사람을 보호하는 가림막인 타프가 필수, 그리고 타프를 칠 수 없는 캠핑카 캠퍼를 비롯해 모두에게 중요한 것이 바로 나무 그늘이다.캠핑장에서 울창하게 우거진 나무는 조경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각 사이트를 구분하는 표지판, 설거짓감과 빨래를 널어놓는 빨랫줄과 해먹을 매다는 기둥은 물론 선풍기만으로 여름을 날 수 있게 하는 그늘막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다. 나무 그늘이 있는지 혹은 없는지, 그리고...
123
Today`s HOT
미국의 어느 화창한 날 일상의 모습 마이애미 비치에서 선보인 아트 전시회 폭스바겐 노동자들의 파업 집회 베이징 스피드 스케이팅 우승 나라, 네덜란드 팀
크리스마스 모형과 불빛을 준비하는 도시의 풍경 할리우드 섹션에서 인도주의자 상을 수상한 마리오 로페스
훈련을 준비하는 프랑스 해군들 중국에서 홍콩으로 데뷔한 자이언트 판다 '안안'
프랑스-나이지리아 회담 루마니아 국회의원 선거 그리스를 휩쓴 폭풍 '보라' 추위도 잊게 만드는 풋볼 경기 팬들과 작업자들의 열정
연재 레터 구독은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