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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와 집권당, 군사행동 소문에도 안일…군부, 1년 뒤 ‘반쪽 총선’ 가능성
1990년 총선 때도 그랬듯이민주 진영 인사 가두고 선거군부통치 전략 속속 드러내미얀마 국민의 저항은 절규다시 그 땅에 봄이 오기를2021년 2월1일 오전 3시,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 윈민 대통령, 각 주 장관 등 주요 인사들을 구금하고 권력을 탈취했다. 민 아웅 흘라잉 군사령관은 군 출신 민스웨 부통령을 임시대통령으로 지명했고, 다시 민스웨는 군사령관에게 3권을 이양했다. 쿠데타 이튿날 군 장성을 포함하여 11인으로 구성된 국가기획통치평의회를 조직한 군부는 테인 세인 정부(2011~2016) 당시 주요 인사들을 내각으로 앉혔다. 이제 군부는 다시 시계를 돌려 과거로 돌아간다. 군부는 그들의 행위가 정당하다고 한다. 지난해 11월8일 실시된 총선에서 발생한 대규모 선거부정을 조사할 필요가 있고, 헌법 417조에 근거하여 합헌적으로 권력을 이양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헌법 417조에는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한 뒤 권력을 군사령관에게... -
‘미국의 숙제’…민주당엔 백인 블루칼라, 공화당엔 트럼프
가짜뉴스 취약·극단 성향백인 남성 육체노동자향후 민주당 정권에 부담어떤 관계 맺을지 중요중임이 가능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선거의 결과는 보통 앞선 4년 집권기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로 풀이된다. 2020년 선거 결과도 마찬가지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라는 분석이 많다. 동시에 이번 선거 결과는 미국의 정치적 경쟁 구도가 어떻게 형성될지, 민주·공화 양당이 어떤 전략으로 다음 선거를 치를지 가늠하게 해줄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2020년 선거는 두 정당에 어떤 과제와 기회를 주었을까. 미국 정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민주당 상황부터 살펴보자. 이번 선거 투표율은 지난 120년 동안 가장 높았고 유권자 구성에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나타났다. 2016년까지 유권자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세대는 1946~1964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였다. 이들은 보수적 성향을 보였고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
민주당의 미래, 공화당의 미래, 미국의 미래
중임이 가능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는 선거의 결과는 보통 앞선 4년 집권기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로 풀이된다. 2020년 선거 결과도 마찬가지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라는 분석이 많다. 동시에 이번 선거 결과는 앞으로 미국의 정치적 경쟁 구도가 어떻게 형성될지, 그래서 민주·공화 양당이 어떤 전략으로 다음 선거를 치를지 가늠하게 해줄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2020년 선거는 두 정당에 어떤 과제와 기회를 주었을까? 그래서 이번 선거 결과로 예상되는 미국 정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우선 민주당의 상황부터 살펴보자.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지난 120년 동안 가장 높았다. 유권자 구성에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세대에 따른 유권자 구성의 변화가 눈에 띈다. 지난 2016년까지 유권자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였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미국이 본격적으로 전후 경제를 재건하며 번영을 구가하던 1... -
미국의 분열 드러낸 선거…“통합” 외침, 러스트벨트 움직여
2016년 10%P 내 득표차 보인300개의 격전지 카운티에서바이든 평균 1.6%P 상승 효과저학력 백인·보수 유색인종트럼프 득표력 확대도 확인핵심 지지층 호소 전략 효과미국 대선을 앞두고 친구 하나가 필자에게 처음으로 총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총과 아무런 인연이 없던 그 친구는 선거 후 혼란과 폭력이 걱정돼서라고 했다. 또 다른 친구는 선거일 다음날에 워싱턴으로 가는 비행기 표를 예약했다. 선거 후 혹시 생길 위기에 대항하는 시위가 있을지도 모르니 대비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불안해하는 친구들의 모습에서 조 바이든 당선자가 유세 내내 강조한 ‘미국의 영혼’이 망가져 가고 있음을 느꼈고, 분열된 미국 정치의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바이든의 통합 약속과 도널드 트럼프 의 낮은 인기는 정권교체의 힘이었지만, 선거 결과는 분열된 미국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바이든 당선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분열을 치유’하겠다는 메시지가 주효했는지... -
정체성 기로에 선 미국, 시위와 대선의 함수관계는
미국 친구들은 올 대선이 “내 생애 가장 중요한 선거”라고 입을 모은다. 4년마다 나오는 말이긴 하지만, 이번 선거를 다루는 언론 기사들을 보면 분명 예년과 다른 비장함이 느껴진다.무엇보다 이번 선거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선거다. 미국은 갈림길에 서 있다. 인종 구성이나 산업 구조 등 나라의 체질은 지난 50년간 빠르게 바뀌었다. 1970년 전체 인구에서 이민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4.7%였는데 2019년엔 13.6%로 늘어났다. 1970년에는 백인이 인구의 80% 이상이었다. 명실상부 ‘백인의 나라’였다. 그런데 점점 백인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2055년에는 50% 아래로 낮아질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산업 구조도 빠르게 변했다. 백인 블루칼라 남성 노동자가 대부분이던 제조업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줄었다. 대신 의료나 교육 등 서비스 분야가 몸집을 키웠다. 이런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기회로 삼을 것이냐, 아니면 변화를 거부하고... -
'수니 아랍'에 가세한 이스라엘…'새로운 중동'의 도래?
25년 전 이스라엘 베테랑 정치인 시몬 페레스가 외쳤던 ‘새로운 중동’이 드디어 도래한 것일까. 아니면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아랍국가와 관계를 정상화하는 방식이 아닌 그 반대가 해법이라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독트린이 통한 것일까. 여하튼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관계 정상화는 중동에 지각 변동을 불러올 엄청난 사건임은 틀림없다. 72년의 짧은 이스라엘 역사에 비추어도 기념비적 사건일 뿐만 아니라 역내에 중대한 함의를 던지기 때문이다.우선 이번 협정은 역사적으로 이스라엘과 아랍국 간의 네 번째 합의다. 이스라엘은 1979년 이집트, 1994년 요르단과 평화협정을 맺었고 1999년 북아프리카의 모리타니와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다. 모리타니는 10년 뒤인 2009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이유로 협정에서 탈퇴했다. 이집트와 요르단 두 국가는 이스라엘과 전쟁에서 치열하게 싸운 국가였고 모리타니 UAE는 전쟁 경험이 없는 국가다.두 번째 함의는 이스라... -
홍콩보안법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침묵하며 살아가느니 차라리 목소리를 내고 죽겠다!”, “먼지로 떠도느니 재가 돼 산화하겠다!”지난달 28일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홍콩특별행정구의 국가안보를 수호하는 법률제도와 집행기제 수립 및 완비에 관한 전국인민대표대회의 결정’, 일명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초안이 통과되자 홍콩의 시민들이 외치기 시작한 구호들이다. 대체 홍콩보안법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기에 홍콩인들이 이토록 결연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일까.홍콩보안법은 이번에 처음 입법이 시도된 것은 아니다. 이미 2003년에 홍콩 정부가 국가보안법 제정을 추진했으나 홍콩 시민들은 50만명이 넘는 대규모 가두시위로 이를 막아냈었다. 1997년 홍콩 반환 이후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했으며,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의 원칙을 수립한 홍콩의 헌법이라고 할 수 있는 ‘홍콩기본법’ 23조는 “홍콩특별행정구는 자체적으로 법을 제정하여 국가에 반역하고 국가를 분열시키며 반란을 선동하고 중앙인... -
‘의료 효율성’이라는 이데올로기의 종언…코로나19와 쿠바 맨발의 의사들
“사회정의와 건강의 관계는 이미 본질적으로 이데올로기일 수밖에 없다.” 영국의 유명한 공중보건학자 마이클 마멋은 그의 저서 <건강격차>(The Health Gap)를 통해 이처럼 일갈했다. 보건학자와 경제학자들 간의 견해차는 대척점에 있으며, 그것은 “효율성”과 “평등성”을 다루는 원칙과 이데올로기의 차이 때문이라고 단언한다.최근 전 세계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전무후무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러는 사이 쿠바의 의료진들이 다시 주목을 받는다. 특히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자 쿠바는 지난달 21일 의료진 52명을 파견했다. 물론 이탈리아 정부의 공식적인 요청으로 이루어진 결정이었다. 이는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가 아프리카를 강타하자 가장 먼저 의사를 파견한 이후 약 6년 만의 일이다.쿠바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라는 첨예한 이념대립의 정점에서 1959년 아메리카 카리브해에 섬에서 수립된 사회주의 국가다. 20세기 중... -
호르무즈 파병? 중동 변화를 읽고 '전략' 세울 때
걸프를 바라보고 있다. 평온한 물밑에서 엄청난 소용돌이가 휘몰아친다. 미국의 경제제재 강화로 야기된 미-이란 갈등의 파고가 한반도까지 밀려왔다. 미국이 ‘호르무즈 호위연합체’에 한국의 파병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예상됐던 일이다. 설상가상으로 휘발유값 50% 인상이 도화선이 돼 생활고에 지친 이란 시민들이 들고 일어났고, 10년 새 최대 규모의 시위는 300여명이 숨지는 유혈 참극으로 이어졌다. 경제파탄 상태인 이란 정부는 한국의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 등이 비축하고 있는 석유 수입대금 7조원을 갚으라는 통첩을 보내고 있다. 이것도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다. 당연히 줘야 될 돈인데, 미국이 수출대금 결제까지 제한하는 바람에 이자도 주지 않고 우리가 쥐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잘못된 전쟁으로 역사적 심판을 받은 2003년 노무현 정권 시절의 이라크 파병 때에는 그나마 일부 국제사회의 공감대라도 있었다. 호르무즈 파병은 다르다. 국제법을 위반하고 유엔 안보리 ... -
“수지가 우리를, 제노사이드를 부정하다니”…로힝야엔 아직 먼 정의
방글라데시 남동부 난민촌미얀마 탈출 100만명 거주방글라데시 남동부 콕스바자르에 있는 로힝야 난민캠프. 비닐천막과 나무로 엮은 숙소들이 지평선에 닿을 만큼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미얀마에서 탈출한 약 100만명의 로힝야들이 거주하는 세계 최대 난민촌이다.지난 10일 나는 이 캠프에 있었다. 캠프는 국제사법재판소(ICJ)의 재판 소식에 기대가 가득한 분위기였다. 때마침 방글라데시 정부는 그동안 차단했던 인터넷도 5일간 개방해주었다. 재판 지켜본 로힝야 사람들수지의 ‘학살 부인’에 절망로힝야들은 드디어 자신들의 문제가 ICJ에서 다뤄진다니 희망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재판이 전 세계로 중계되던 그날, 기도하는 마음으로 금식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 기대는 재판 둘째날인 11일 아웅산 수지 미얀마 국가자문역의 발언에 절망으로 바뀌었다.수지 자문역은 너무나도 태연하게 자원 부국에서 다분히 일어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