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진이 형, 우리가 해냈어”

김은진 기자

SSG, 키움에 4승2패로 창단 2년 만에 통합 우승…불혹의 김강민은 한국시리즈 MVP

SSG 선수단이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4-3으로 이겨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을 확정지은 뒤 정용진 구단주(가운데)와 함께 시상식에서 챔피언 깃발을 휘날리며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SSG 선수단이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4-3으로 이겨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을 확정지은 뒤 정용진 구단주(가운데)와 함께 시상식에서 챔피언 깃발을 휘날리며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SSG가 4-3으로 앞선 9회초 1사후. 불펜의 문을 열고 김광현(SSG)이 천천히 마운드를 향해 뛰어나왔다. SK의 왕조 시절 4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에이스가 SSG로 다시 태어난 뒤 첫 우승을 마무리지으러 직접 나섰다. 전날 선발로 던진 뒤 하루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공 3개로 키움 김태진을 유격수 땅볼로 잡은 뒤 이지영이 친 직선타구를 1루수 오태곤이 번개같이 잡아내자 에이스 김광현은 두 팔을 번쩍 치켜들었다. 포수 이재원이 마운드로 달려가 에이스를 들어올렸고 모두가 뛰쳐나와 얼싸안았다.

“용진이 형, 우리가 해냈어”

SSG가 2022년 프로야구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

SSG는 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키움을 4-3으로 누르고 4승(2패)째를 거둬 우승을 확정지었다.

정규시즌 개막일부터 시즌 최종일까지 144경기를 치르는 동안 단 하루도 빼놓지 않고 1위를 지켜 KBO리그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기록한 SSG는 한국시리즈에서도 키움의 매서웠던 돌풍을 막아내고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그야말로 완벽한 무결점 챔피언이다.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지난해 재창단한 SSG는 불과 두 시즌째에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SK 시절을 포함하면 2007·2008·2010년에 이어 12년 만에 4번째 통합 우승의 역사를 이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자 5번째다.

결정적으로 시리즈의 방향키를 SSG로 틀어버린 5차전의 영웅 김강민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프로야구 기자단 투표 결과 77표 중 42표를 얻어 생애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다. 5차전 홈런으로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 신기록과 한국시리즈 역대 최초 대타 끝내기 홈런을 동시에 달성했던 김강민은 만 40세 1개월26일로 지난해 MVP 박경수(KT·37세 7개월8일)를 훌쩍 넘어 역대 최고령 한국시리즈 MVP로도 이름을 남겼다.

<b>환호하는 김강민</b> SSG 김강민이 8일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환호하는 김강민 SSG 김강민이 8일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되자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규시즌 우승의 원동력이었던 선발진이 한국시리즈에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했다. 2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돌아온 김광현과 윌머 폰트는 정규시즌에서 나란히 13승씩을 합작하며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김광현이 1·5차전, 폰트가 2·6차전을 책임졌다. 포스트시즌의 베테랑 김광현이 에이스로서 중심을 잡았고 폰트가 SSG의 4승 중 2승을 쓸어담았다. 2차전 7이닝 1실점에 이어 이날 6차전에서도 7.2이닝 3실점의 역투를 펼쳤고, 김광현은 이날 마지막 두 타자를 잡아 세이브를 거두며 SSG의 우승을 확정지었다.

SSG는 시리즈 내내 최정을 제외하고 타선이 시원하게 터지지는 않았지만 5차전에서 김강민의 역전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해 분위기를 휘어잡았다. 이날도 2-2에서 6회초 키움 이정후에게 솔로포를 내주고 2-3으로 뒤졌으나 6회말 1사 2·3루에서 베테랑 김성현의 2타점 좌중월 2루타가 터지면서 승부를 4-3으로 뒤집어 승리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야구단을 인수해 물심양면 투자하고 애정을 쏟으며 한국시리즈 전 경기를 직관한 정용진 구단주도 드디어 스카이박스에서 내려와 그라운드에서 선수들과 함께 챔피언 깃발을 흔들었다. 상기된 얼굴로 눈물을 글썽이며 “우리 1등 했다”고 외치는 ‘용진이 형’과 함께 랜더스필드에 축제가 열렸다.

키움의 열정적인 도전이 있어 SSG의 우승이 더욱 빛날 수 있었다. 2014년과 2019년에 이어 세번째로 가을 최종 무대에 오른 키움은 또 한번 준우승으로 창단 첫 우승 도전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그러나 정규시즌 3위를 하고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 6차전까지 무려 15경기의 가을야구를 치르며 명승부를 펼치고 물러났다.

“용진이 형, 우리가 해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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