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얼굴’ 윤빛가람 선제골·최효진 결승골
감독 데뷔전 선물… 토털사커 조직력은 미흡
한국축구 국가대표팀이 조광래 감독 데뷔전으로 치른 나이지리아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한국은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서 윤빛가람(경남), 최효진(서울)의 연속골로 2-1로 이겼다.
한국은 남아공월드컵 이후 첫 경기에서 승리하며 2014년 브라질월드컵을 향한 첫 발걸음을 가볍게 내디뎠다. 조 감독은 자신이 뽑은 선수들의 맹활약으로 승리해 두배의 기쁨을 누렸다.
반면 정교한 패스, 빠른 공수전환 등 조광래식 축구는 크게 돋보이지 않았다. 기술이 좋은 신예들의 합류로 성공 가능성을 보인 게 소득이었다.
조 감독은 월드컵 나이지리아전 멤버를 선발로 세우겠다는 당초 공언과 달리 몇몇 선수를 교체했다. 그 중심에는 미드필더 윤빛가람이 있었다. 백지훈(수원)을 밀어내고 선발로 나선 윤빛가람은 조 감독 기대에 곧바로 부응했다.
전반 16분 윤빛가람은 최효진의 스로인을 받아 절묘한 트래핑으로 수비수를 따돌린 뒤 강력한 슈팅으로 골을 뽑았다. A매치 데뷔전 골. 자신을 대표팀에 뽑아주고 데뷔전 선발로 뛰게 해준 경남 시절 스승 조 감독에 대한 보은의 골이었다.
윤빛가람은 2007년 국내에서 열린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실패한 뒤 “K리그는 너무 느리고, 한국 선배들 중에는 본받을 선수가 없다”고 말해 설화에 휘말리면서 겪은 고초를 씻게 됐다.
세트피스로 골을 내줘 1-1인 가운데 나온 결승골은 조광래식 축구에서 황태자로 꼽히는 윙백 최효진의 몫이었다. 최효진은 전반 44분 오프사이드 트랩을 피해 문전으로 돌파하면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스루패스를 받아 침착한 슈팅으로 골을 추가했다. A매치 7경기 만에 나온 첫 골. 스로인으로 선취골을 도운 최효진은 1골 1어시스트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크로스 능력이 부족해 4-4-2 포메이션을 쓰는 허정무호에서 주목받지 못한 최효진은 스리백을 가동하는 조광래 체제에서는 드리블과 패싱력, 슈팅력까지 겸비한 윙백으로 큰 활약을 기대케 했다.
조 감독은 후반 들어 활발하게 교체멤버를 활용했다. 이승렬(서울)이 박지성 대신 투입됐고 백지훈, 김보경(오이타), 홍정호(제주), 조용형(알 라이안)도 그라운드를 밟았다.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선수는 윤빛가람을 비롯해 수비수 김영권(FC도쿄), 윙포워드 조영철(니가타) 등이다.
반면 조 감독이 강조한 움직임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스리백의 한계를 넘기 위해 공격시 중앙수비수를 미드필드로 올려보겠다는 전략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동료 수비수, 측면 윙백들이 유기적으로 수비공간을 커버해줘야 가능한 움직임”이라며 “그런 움직임을 첫 경기부터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김학범 전 성남 감독도 “공격적인 중앙수비수는 우리가 주도권을 갖고 상대를 밀어붙이는 경기에서 상대 미드필드가 비는 순간 몇차례 전진할 뿐 수시로 앞으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수비는 여전히 숙제였다. 전반 26분 프리킥에 이은 헤딩슈팅으로 실점한 순간, 수비수들은 오뎀윙기에를 완전히 놓쳤다. 고질적인 세트피스 수비가 다시 허점을 노출한 장면.
김 전 감독은 “나이지리아가 전반적으로 사이드 공격을 많이 하지 않아 우리가 수세에 몰려 5백을 구축할 때 어떤 조직력을 보이는지는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