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월드컵 첫 골 주인공…‘감독관’ 김진희의 꿈

창녕 | 글 이정호·사진 정지윤 기자

“지금도 축구화 신고 뛰고 싶어

입시 걸린 만큼 공정성에 최선

여자축구에도 많은 후원 부탁”

여자 월드컵 첫 골 주인공…‘감독관’ 김진희의 꿈

경남 창녕스포츠파크에서 개막한 제54회 대통령 금배의 대회 총괄 매니저는 김진희 대한축구협회 대회위원회 이사(40·사진)가 맡고 있다. 그는 2003년 미국 월드컵에서 한국 여자축구 역사상 첫 월드컵 골을 넣은 주인공이다. 7년 경력의 경기 감독관인 김 이사는 올해 초 세 번째 임기를 시작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 체제에서 여자 국제심판으로 활동한 홍은아 부회장 등과 함께 30~40대 여성 인사로 새 집행부에 합류했다.

김 이사는 무더운 날씨와 그라운드의 뜨거운 열기에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코로나19 방역지침 위반이 없는지 경기장 안팎을 둘러보면서도 그라운드를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2009년 은퇴한 뒤 축구 행정가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김 이사는 “지금도 선수들이 몸을 풀 때 나도 축구화를 신고 끼어들고 싶은 충돌을 종종 느낀다. 몸은 안 되겠지만…”이라며 웃었다.

그는 이어 “이사로 선임됐지만 (감독관) 업무는 그대로다. 100여명의 감독관을 관리하고 적절하게 배정하는 게 내 역할”이라면서 “늘 감독, 선수를 만족시킬 수 없는 어려운 위치다. 그래도 고교생들의 입시가 걸린 만큼 사고 없이 공정성을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금배라는 큰 대회의 총괄 매니저를 맡은 만큼 선수 시절 못지않게 철저한 자기관리 속에 대회를 준비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 김 이사는 몇 주 전부터 스스로 자가격리에 가까운 생활을 해왔다. 먼저 내려온 대회장에서도 누군가 만나기보다 조용히 개인 생활만 하고 있다. 혹시라도 대회에 누를 끼치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다.

김 이사는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팀들이 정상적인 훈련이 어려운 상황에서 열린 대회다. 선수들은 협회나 축구 선배들 등 정말 많은 사람들이 노력해서 열어준 대회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축구 선배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후배들이 더 많이 뛸 수 있는 대회를 위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은퇴 뒤 호주 유학을 다녀왔고, 최근엔 책 <여자가 무슨 축구>를 내는 등 바쁜 일상을 보내는 김 이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행정가를 꿈꾼다. 여자축구 출신인 만큼 남자축구뿐 아니라 여자축구 발전에 시선이 많이 갈 수밖에 없다. 그는 “대학대회까지 통틀어 금배같이 역사와 전통, 규모를 자랑하는 대회는 없다. 이런 대회 총괄 매니저를 맡은 것도 영광”이라면서 “사실 오자마자 금배 플래카드 사진을 찍었다. 후원사가 9개나 되더라. 아직 남자축구에 비해 열악한 여자축구 입장에서 좀 더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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