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서 9단, GS칼텍스배 5연패…선수권전 최다 연속 우승 ‘한국 바둑 새 역사’

윤은용 기자

결승 3국서도 변상일 9단에 완승

2018년부터 내리 ‘왕좌’ 지켜

이창호 기록 23년 만에 ‘경신’

신진서 9단, GS칼텍스배 5연패…선수권전 최다 연속 우승 ‘한국 바둑 새 역사’

한국 바둑의 최강자 신진서 9단(22·사진)이 변상일 9단(25)을 누르고 한국 바둑의 새 역사를 썼다. 신진서는 22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7기 GS칼텍스배 프로기전 결승 제3국에서 변상일을 173수 만에 흑 불계승으로 이겼다. 앞서 1~2국을 각각 90분, 100분 만에 제압한 데 이어 이날 3국마저 약 90분 만에 쉽게 이긴 신진서는 2018년 대회 첫 우승을 시작으로 내리 5연패에 성공했다.

이번 우승으로 신진서는 한국 바둑의 전설 이창호 9단(47)이 갖고 있는 대회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특히 GS칼텍스배는 선수권전 방식인데, 신진서는 선수권전 5연패를 이룬 최초의 한국 기사가 됐다. 앞서 1~4기 천원전(1996~1999) 4연패를 이룬 이창호의 기록을 23년 만에 경신했다. 여자 바둑에서는 최정 9단이 여자국수전 4연패(2017~2020)를 달성한 적이 있다.

1~2국이 그랬던 것처럼, 이날 대국 역시 초반에 승부가 결정났다. 변상일이 첫 수를 자신의 우하귀에 두는 ‘도발’을 하자, 신진서는 자신의 두 번째 수를 상대 우하귀의 향소목(바둑판의 반쪽 부분에 있는 두 귀에 서로 마주보는 형태로 놓인 두 개의 소목)에 두며 기세 싸움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이후 접전을 펼쳐가다 우상귀에서 우변 전체로 확산된 전투에서 대승을 거두며 순식간에 차이를 벌렸다. 47수를 넘어가면서부터는 신진서의 인공지능(AI) 예상 승률이 70%를 훌쩍 넘어갔다. 우상귀에서 벌인 초반 전투는 이날 대국의 분수령으로 서로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지만, 복잡한 변화를 신진서가 잘 파악하고 대처한 반면 변상일은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다.

신진서의 GS칼텍스배 5연패는 국내 기전 최다연패이자 세계 기록이기도 한 조훈현 9단(69)의 패왕전 16연패에 비하면 다소 초라해 보인다. 하지만 선수권전 방식은 전기 우승자가 무수한 경쟁을 뚫고 올라온 도전자를 맞아들여 방어전을 치르는 타이틀전 방식(도전기)과는 다르다. 전기 우승자도 본선부터 다시 시작한다. 도전기에 비해 그만큼 우승하기가 어렵다. 특히 AI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기사들의 실력이 평준화된 요즘 시대에서는 더욱 그렇다. 신진서의 5연패를 결코 폄하할 수 없는 이유다.

이번 우승으로 대기록을 작성한 신진서는 통산 27번째 우승과 함께 8관왕(LG배·춘란배·국수산맥배·GS칼텍스배·쏘팔코사놀배·명인전·용성전·KBS바둑왕전)을 유지했다. 특히 올해에만 5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1인자로 장기집권하고 있다.

신진서는 우승 후 “올해 초 국내기전에서 좋은 출발을 하지 못했다. GS칼텍스배는 나와 인연이 깊은 대회인 만큼 우승하고 싶었다”며 “5연패 욕심을 냈는데, 긴장감을 갖고 바둑을 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 결승은 처음부터 잘 풀려서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Today`s HOT
올림픽 성화 도착에 환호하는 군중들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이스라엘공관 앞 친팔시위 축하하는 북마케도니아 우파 야당 지지자들
파리 올림픽 보라색 트랙 첫 선! 영양실조에 걸리는 아이티 아이들
폭격 맞은 라파 골란고원에서 훈련하는 이스라엘 예비군들
바다사자가 점령한 샌프란만 브라질 홍수, 대피하는 주민들 토네이도로 파손된 페덱스 시설 디엔비엔푸 전투 70주년 기념식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