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승부차기 패배 뒤 ‘키커 선정법’ 시끌시끌

안승호 선임기자

자국 언론서 ‘실축’ 집중 거론

감독 지명 대신 ‘희망 선수 자원’

자율성 존중하는 모리야스 방식

“오히려 심리적 부담감 높여”

일본 승부차기 패배 뒤 ‘키커 선정법’ 시끌시끌

일본 축구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잘 싸웠다는 데는 자국 언론 어디에서도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일본 언론은 16강전 크로아티아와의 16강전에서 밀리지 않는 경기를 하고도 승부차기에서 허무하게 패한 것을 두고는 비판적 시각을 거둬들이지 못했다.

일본은 6일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크로아티아전에서 연장까지 1-1로 비긴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1-3으로 졌다.

승부차기에서 넣지 못하고 ‘실축’한 선수가 3명이나 나온 것이 치명적이었다. 일본 스포츠신문 ‘스포니치’는 이날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사진)의 승부차기 키커 선정을 집중적으로 꼬집었다.

경기 뒤 선수들의 인터뷰에 따르면 일본의 승부차기 키커 선정은, 승부차기에 나서고 싶은 선수가 자원하는 방식이었다. 이는 선수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모리야스 감독의 지도 철학과도 맞물려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은 선수의 심리적 부담을 높일 수 있다는 게 매체의 시각이다. 이 신문은 “감독이 키커를 지명하면 선수 자신의 책임이 줄어들지만, 선수 자신이 먼저 손을 들게 되면 압박이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책임감 있는 선수들이 보통 나서게 되지만, 책임감이 큰 선수일수록 압박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승부차기에서는 1번 키커 미나미노 다쿠미(AS 모나코)와 2번 키커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가 연이어 실축한 데 이어 4번 키커로 나선 주장 요시다 마야(샬케 04)마저 골을 넣지 못해 경기를 내줬다. 대부분 킥은 날카롭지 못했다. 크로아티나 골키퍼 도미니크 리바코비치(디나모 자그레브)는 킥의 방향을 정확히 읽고 몸을 날려 막아냈다. 다만 매체는 승부차기 실패를 선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을 곁들였다. 이 대목에서 1994년 미국 월드컵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실축한 로베르토 바조(이탈리아)가 남긴 말을 전했다. “승부차기 키커가 될 용기 있는 사람만이 실축도 할 수 있다.”

그러나 해외 언론들은 승부차기에 나섰으나 자신감이 결여된 듯한 일본 선수들의 태도를 지적했다. 영국의 BBC는 일본의 승부차기 준비가 미흡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BBC 해설자 앨런 시어러는 “일본 선수들은 마치 승부차기를 준비하지 않은 것처럼 답답했다. 그에 반해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압박을 견뎌냈다”고 평했다.

웨일스 대표팀 수비수 출신인 애슐리 윌리엄스 또한 승부차기 키커들의 움직임을 복기하며 “일본 선수들은 스스로 믿지 못하는 것 같았다. 크로아티아 선수들이 보인 만큼의 자신감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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