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양을 바라볼 때 눈물이 난다?”…그런 감성, 태안 운여해변에 가보라

|태안|글·사진 이명희 선임기자
충남 태안군 운여 해변에 해가 지고 있다.

충남 태안군 운여 해변에 해가 지고 있다.

충남 태안군 운여 해변에 해가 지고 있다.

충남 태안군 운여 해변에 해가 지고 있다.

전국에서 해수욕장이 가장 많은 지역은 충남 태안군이다. 태안엔 우리가 잘 모르는 소박한 해변들이 널렸다. 이름도 예쁘다. 꾸지나무골, 바람아래, 드르니, 샛별, 꽃지, 운여, 두에기….

드넓은 갯벌에서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서해 바다의 매력이다. 언젠가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에서 배우 윤여정이 “해는 다시 뜨지만 인생은 안 그렇지. 한 번 가면 다시 안 오지”라며 “노을 지면 너무 슬퍼”라고 한 적이 있다. 붉은 석양을 바라보며 슬프기보다 아름다운 감성이 먼저 차오른다면 아직까지는 나이가 들지 않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고남면 장곡리 운여 해변은 멋진 일몰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다. 해변 남쪽에 소나무를 심어놓은 방파제에 밀물 때면 밀려든 바닷물이 고여 호수를 이루는데 그 위로 빨간 석양이 물든다. 바닷물에 비치는 솔숲이 아름다워 사진동호인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이날은 물때가 맞지 않아서 물에 반영된 낙조를 보기에는 살짝 아쉬웠다. 물때는 매일 시간이 일정하지 않으니 물때표를 참고해야 한다. 전국 바다의 물때 시간은 국립해양조사원(khoa.go.kr) 홈페이지 ‘스마트 조석예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운여 해변은 썰물 때 펼쳐지는 갯벌이 드넓다. 이 곳에서 감상하는 해넘이도 웅장하다. 운여는 ‘윗여’라는 뜻이다. 여는 물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 즉 암초를 이른다.

충남 태안군 운여 해변 솔숲 방조제 뒤로 해가 지고 있다.

충남 태안군 운여 해변 솔숲 방조제 뒤로 해가 지고 있다.

충남 태안군 운여 해변 솔숲 방조제  뒤로 해가 지고 있다.

충남 태안군 운여 해변 솔숲 방조제 뒤로 해가 지고 있다.

운여해변은 해안을 따라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코스인 ‘태안 해변길’ 7코스인 ‘바람길’(16㎞·5시간 소요)에 있다. 태안 해변길은 모두 7개 코스로 구성돼 있으며 전체 거리는 약 100㎞다. 사진 포인트만 보고 가기 아쉽다면 바람길을 걷다 낙조를 감상하는 것도 방법이다. 바람길은 황포항∼영목항을 잇는다. 대체로 길이 평탄해서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길을 걸을 수 있다.

충남 태안군 영목항에서 바라본 ‘원산안면대교’. 보령시 오천면 원산도로 이어진다.

충남 태안군 영목항에서 바라본 ‘원산안면대교’. 보령시 오천면 원산도로 이어진다.

태안해변길 1코스 ‘바라길’은 학암포-신두리(12km, 약 4시간 소요), 2코스 ‘소원길’은 신두리-만리포(22km, 약 8시간 소요), 3코스 ‘파도길’은 만리포-파도리(9km, 약 3시간 소요), 4코스 ‘솔모랫길’은 몽산포-드르니항(16km, 약 4시간 소요), 5코스 ‘노을길’은 백사장항-꽃지해변(12km, 약 3시간 40분 소요), 6코스 ‘샛별길’은 꽃지해변-황포항(13km, 약 4시간 소요)을 잇는 길이다.

충남 태안군 청산수목원을 찾은 방문객들이 핑크뮬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충남 태안군 청산수목원을 찾은 방문객들이 핑크뮬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충남 태안군 청산수목원의 팜파스그라스

충남 태안군 청산수목원의 팜파스그라스

충남 태안군 청산수목원의 삼나무 터널.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다.

충남 태안군 청산수목원의 삼나무 터널.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다.

충남 태안군 청산수목원의 포토존.

충남 태안군 청산수목원의 포토존.

대하구이

대하구이

바다 말고도 근처에 명소가 많다. 남면 연꽃길에 있는 청산수목원도 선선한 가을엔 돌아보기에 좋다. 요즘은 서양 억새로 불리는 팜파스그라스와 핑크뮬리가 한창이다. 팜파스그라스는 키가 크고 꽃이 탐스러운 코르타에리아속의 볏과 식물로 뉴질랜드, 뉴기니, 남미 등에 주로 분포한다. 이름도 남미의 초원지대를 뜻하는 ‘팜파스(pampas)’와 풀을 뜻하는 ‘그라스(grass)’가 합쳐진 것이다. 억새보다 키가 크고 꽃이 탐스러운 것이 특징이다. 외래종이지만 인테리어 소품으로 익숙하다. 곳곳에 핑크뮬리도 만개했다.

청산수목원은 10만㎡ 규모로 수목원과 수생식물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황금삼나무, 홍가시나무, 부처꽃, 앵초, 창포, 부들 같은 익숙한 수목과 야생화 6백여 종을 볼 수 있다. 청산수목원은 밀레의 정원, 삼족오 미로공원, 고갱의 정원, 만다라정원, 황금삼나무 길로 나뉘어 있다. 여유있게 돌아보는 것이 수목원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밀레의 정원에서는 ‘이삭줍기’와 ‘만종’을 비롯한 밀레의 주요 작품들 속 장면을 볼 수있다. 삼족오 미로공원은 공원의 둘레를 향나무와 화살나무로 성벽처럼 두르고, 그 안의 미로에는 가이스카향나무와 홍가시나무, 황금측백 등이 자리하고 있다.

청산수목원은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이기도 하다. 황금삼나무 터널에서 <사랑의 불시착>의 주인공 리정혁(현빈)과 윤세리(손예진)가 자전거를 함께 타고 달렸다. 최근에는 셀프웨딩 촬영 명소로도 유명하다.

태안은 지금 꽃게, 대하가 제철이다. 꽃게탕, 대하구이 등으로 출출해진 배를 채우면 입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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