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보다 탈모 치료에 돈 더 써서야” 게이츠, 자본주의 결함 비판

배문규 기자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게이츠(58·사진)가 매년 수십만명을 숨지게 하는 말라리아보다 대머리 치료 연구에 더 많은 돈이 몰리는 자본주의 체제의 ‘결함’을 비판했다.

게이츠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왕립공학협회가 런던에서 연 회의에서 “우리의 우선순위는 시장의 명령에 따라 규정된다”면서 “말라리아 백신은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가장 필요한 일이지만 거의 모금이 이뤄지지 않으며, 남성 탈모 치료와 같은 일에는 시장의 수요가 크기 때문에 돈이 몰린다”고 밝혔다. 국제모발이식학회에 따르면 매년 20억달러가 외과적 탈모 치료에 사용된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2010년 말라리아 연구에는 5억4700만달러, 에이즈 치료 연구에는 10억달러가 쓰였다.

“말라리아보다 탈모 치료에 돈 더 써서야” 게이츠, 자본주의 결함 비판

게이츠는 “순수한 자본주의적 접근의 결함”을 상쇄하기 위한 정부의 행동도 촉구했다. 그의 발언은 거대 제약회사들이 제3세계의 질병보다는 선진국들의 ‘생활형 약’에 많은 투자를 하는 데 대한 비판으로 보인다. 제약회사들은 남성 탈모 혹은 발기부전과 같은 상업성이 높은 약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게이츠의 비판이 전 세계 인구의 90%가 시달리는 질병 연구에 단 10%의 비용만 쓰인다는 이른바 ‘10 대 90 격차’를 떠올리게 한다고 16일 보도했다. 모기에 의해 옮는 말라리아 백신은 아직까지 개발되지 못했다. 2010년에만 66만명이 말라리아로 숨졌으며, 전 세계 인구 절반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


Today`s HOT
해리슨 튤립 축제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인도 스리 파르타샤 전차 축제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시위대 향해 페퍼 스프레이 뿌리는 경관들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토네이도로 쑥대밭된 오클라호마 마을 페루 버스 계곡 아래로 추락 불타는 해리포터 성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