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미국의 선택

‘대세’ 되려는 트럼프, 줄대려는 공화당 ‘주류’들

워싱턴 | 손제민 특파원

당내에서 ‘인정’ 받으려 노력…거물급 지도자와 연이어 회동

부시 일가 여전히 반대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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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미국 공화당의 대선후보 지명이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69)가 23일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63)과 이례적인 회동을 가졌다.

코커 의원은 이날 뉴욕의 트럼프타워를 방문해 트럼프와 처음으로 얼굴을 맞댔다. 코커는 공화당 소속으로 미 의회 내에서 외교정책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코커는 아시아 순방에 함께 가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제의를 의회 일정이 바쁘다고 고사하고 트럼프를 만난 셈이다. 관심은 트럼프가 코커를 부통령감으로 생각하느냐다. 코커는 면담 후 “나를 러닝메이트로 고려하고 있다고 믿을 만한 근거는 없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신 그는 “이번 만남으로 트럼프가 어떤 외교정책을 펼 것인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를 외교정책에서 국제적 현안에 선택적으로 개입하는 현실주의자로 평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코커는 공화당 경선 과정에도 깊이 발을 담그지 않았다. 다만 그는 지난달 말 트럼프가 고립주의 성격이 짙은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 연설을 하자 “문제 해결을 위한 좋은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코커는 이날 면담 후에도 공식적으로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선언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코커가 대중적 호소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부통령보다는 국무장관에 기용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트럼프와 코커의 회동은 트럼프가 공화당 지도부를 차례차례 만나며 공화당 주류의 인정을 받는 후보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공화당 주류 역시 트럼프에 줄을 대기 위해 애를 쓰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선 초반 트럼프에게 “지지율 1%도 안되는 초경량급 후보”라는 모욕을 당하고 중도 하차한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도 최근 한 후원금 모금행사에서 결국 트럼프 중심으로 뭉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그레이엄은 이 보도가 나온 뒤 자신은 트럼프도,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그레이엄의 ‘정치적 양부’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입장을 바꿔 트럼프를 결국 지지할 것임을 밝혔다.

프로미식축구팀 구단주로 공화당 큰손인 우디 존슨도 23일 트럼프와 만나 후원금을 기부하기로 했다. 존슨은 당초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의 선거운동에 돈을 댔다. 공화당 주류가 선호하던 부시와 마르코 루비오를 지지하던 미네소타 방송재벌인 스탠리 허바드도, 사태를 관망하던 석유재벌 토머스 분 피켄스 도 트럼프 지지 대열에 최근 합류했다.

트럼프와 공화당 유력 인사들의 만남도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12일 공화당의 ‘1인자’ 폴 라이언 하원 의장과 만난 데 이어 공화당의 외교 원로인 헨리 키신저,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을 찾았다. 19일에는 지난 3월 말 선거캠프에 영입된 공화당의 베테랑 선거 전략가 폴 매나포트가 선대본부장으로 공식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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