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수 알 켈리, 미성년자 성착취 유죄

김윤나영 기자
미국 가수 알 켈리가 2015년 7월 뉴욕 스카이라이트 클락슨 스퀘에서 열린 패션쇼에 참석하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미국 가수 알 켈리가 2015년 7월 뉴욕 스카이라이트 클락슨 스퀘에서 열린 패션쇼에 참석하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아이 빌리브 아이 캔 플라이’(I believe I can fly)를 부른 미국의 유명 R&B 가수 알 켈리가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27일(현지시간) 켈리에게 공갈을 포함한 9개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워싱턴포스트는 그가 여성과 미성년자 11명을 신체적,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앞으로 수십년간 감옥에 갇힐 것으로 전망했다. 최종 선고는 내년 5월 4일 내려진다.

이번 재판은 피해자를 포함해 증인 50명이 출석한 가운데 5주 동안 이뤄졌다. 한 피해자는 “켈리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임신 중절을 강요받았고, 켈리의 허락 없이는 방을 나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켈리가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라고 했고, 그가 정한 규칙을 어기면 구타했다고 했다. 일부 피해자는 켈리가 강제로 찍은 성관계 동영상이 유포될 것을 두려워해 저항하지 못했다고 했다. 피해자 상당수는 가수 지망생이거나 켈리의 팬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소인 3명을 대리한 글로리아 알레드 변호사는 “켈리는 유명인이라는 힘을 이용해 미성년자를 성적으로 학대할 목적으로 모집한 뒤 피해자를 침묵시키고 협박하기 위해 범죄 영상을 제작했다”며 “47년간 변호사 생활을 하며 추적한 성범죄자 중 최악”이라고 말했다.

켈리가 성폭력 혐의로 법정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켈리는 2008년 아동 포르노 촬영 혐의로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기소됐으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다 켈리가 저지른 아동 성범죄를 고발하는 <알 켈리로부터 살아남기>라는 다큐멘터리가 2019년 1월 방영된 이후 미투(#MeToo) 운동이 일어났다.

워싱턴포스트는 “수년간 음반업계는 켈리가 미성년자를 학대했다는 주장에 대해 눈을 감았다”면서 “이번 유죄 판결이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짚었다. 뉴욕뿐 아니라 일리노이주에서도 켈리의 다른 성착취 혐의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이다.

싱어송라이터인 켈리는 1994년 마이클 잭슨의 ‘유 아 낫 얼론’(You are not alone)을 작곡하고, 1996년 ‘아이 빌리브 아이 캔 플라이’(I believe I can fly)를 발표해 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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