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민주·공화, 상·하원 분점 예상…민심은 ‘권력 균형’ 원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공화당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 속 정부 경제 실정 공세

민주당도 상원 격전지서 승리…‘레드 웨이브’ 방어 선전

민주주의 위협·임신중단 권리 등에 유권자들 ‘표심’ 분산

고물가로 악화된 경제 상황에 대한 미국 유권자들의 불만이 하원의원 선거에서 여당 심판으로 나타났다. 다만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지켜낼 가능성이 있어 의회 권력의 균형은 유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CNN방송·뉴욕타임스 등 미국 주요 언론이 집계한 개표 결과를 보면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9일 오전 7시 현재 공화당은 하원에서 197석을 확보했으며, 최종적으로 219~224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됐다. 총 435석 중 과반인 218석을 넘게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172석을 확보했으며, 모두 개표되더라도 218석 문턱은 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공화당의 하원 승리는 선거 전부터 예상됐던 바다. 공화당은 미국이 겪고 있는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바이든 대통령의 ‘실정’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높아진 범죄율과 불법 이민 문제 등 바이든 정부의 ‘아킬레스건’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는데 이 같은 전술이 먹힌 셈이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의 ‘참패’로만 못 박을 순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표일 직전까지도 여론조사업체 및 전문가들은 공화당이 하원에서 최소 두 자릿수 의석 이상으로 민주당을 이길 것으로 내다봤다. 뚜껑을 열어보니 민주당은 일부 경합 선거구에서 기존 공화당 몫을 가져옴으로써 패배의 충격을 상쇄했다. 민주당은 하원에서 지긴 했지만 공화당이 압승하는 ‘레드 웨이브’를 차단하면서 나름 선전했다는 데 의미를 둘 것으로 보인다.

상원도 공화당 차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현재의 양분 구도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언론들은 9일 새벽 현재 상원에서 양당이 확보한 의석을 ‘48 대 48’로 보고 있다. 기존에 공화당 몫이었던 최대 격전지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했고, 다른 경합주인 애리조나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관건은 막판까지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네바다주와 조지아주다. 두 곳에서 어느 당이 승리하느냐에 따라 이번 선거의 최종 승패가 갈리게 된다. 특히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조지아주는 다음달 6일 결선투표를 통해 최종 승자를 가릴 가능성이 커졌다.

결국 미국 유권자들은 하원과 상원 권력을 각각 공화당과 민주당에 나줘 줌으로써 절묘한 균형을 부여한 것으로 해석된다. 공화당이 들고 나온 경제 이슈 못지않게 임신중단 권리나 민주주의 위협에 대한 유권자들의 경각심이 크다는 방증으로도 보인다. 통상 민주당원이 많이 참여하는 사전투표 인원이 역대 최다인 약 4500만명을 기록한 점은 민주당이 지지층 결집에 일정하게 성공했다는 것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주지사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공화당이 차지했던 메릴랜드, 매사추세츠를 포함해 21곳, 공화당은 23곳을 확보했다.

민주당은 28년 만에 공화당에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된 뉴욕 주지사 자리를 지켜냈다. 민주당 하원 1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여러 지역에서 승부가 팽팽하지만 민주당 후보들이 예상을 능가하는 강력한 결과를 거둔 것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공화당 내에서도 선거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왔다.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확실히 공화당 물결은 아니다. 이건 아주 명확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공화당이 하원뿐 아니라 상원도 과반수를 차지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을 국정운영의 동반자로 진지하게 대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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