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도청’ 문서 유출 관련 “바이든, 동맹국 안심시키라고 지시…동맹들 고마워해”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 AFP연합뉴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 AFP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 도청 정황이 담긴 기밀 문건 유출 사태와 관련 별다른 사과 표명도 없이, 미국 측 설명을 들은 동맹국들이 “고마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국가안보실 도청 의혹과 관련된 문건의 조작 증거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문건을 평가·검토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에게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직접 접촉해 그들을 안심시키고 그들의 질문에 최대한 답변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미국으로부터 연락받은 국가들의 반응에 대해 “우리가 이 사안을 진지하게 다루는 점과 계속 정보를 공유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고마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의 유감스러운 기밀 자료 유출은 미국과 파트너 간 신뢰를 깨뜨리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전 세계에서 공통 목표를 달성하려는 공동 노력도 훼손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기밀 유출 파문으로 미국이 신뢰할 만한 동맹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는 지적에 “지금까지 내가 나눈 대화에서 동맹 및 파트너와의 협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떤 것도 듣지 못했다”고 밝힌 것과 일맥상통하는 발언이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미국의 도청이 사실이면 한국에 사과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이 사안은 검토가 진행 중이고, 본질적으로 범죄여서 법무부가 다루고 있다”며 “우리는 한국과 아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 공군 주 방위군 소속 일병 잭 테세이라(21) 등 내부 소행으로 드러난 기밀 문건 유출 사태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하면서도 논란이 된 도청을 통한 정보 수집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 이스라엘 등 미 정보기관의 도청 대상이었던 것으로 드러난 동맹국을 상대로 사과나 해명이 아닌 “정보 보호와 안보파트너십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확약하는 정도로 사태를 봉합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커비 조정관은 브리핑에서 기자들에게 현재 유출된 문건 상당수가 가장 최신의 자료가 아닌 “불완전한 스냅샷”이라면서도 “(유출 문건이) 국가안보와 국민 안전에 중대하고 엄중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보도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국가정보국장(DNI)에게 기밀 문건 유출에 따른 범부처 차원의 피해 평가를 지시했다. 국방부도 기밀 정보보호 프로그램과 정책, 절차에 대해 포괄적인 검토를 실시해 45일 이내에 국방부 장관에 초기 단계 조사 결과와 권고를 보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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