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역강화 이유로 주중대사관 직원들 출국 검토…중 매체 “올림픽 방해 의도”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주중 미국 대사관 홈페이지 캡쳐

주중 미국 대사관 홈페이지 캡쳐

미국 국무부가 중국의 강력한 방역 조치를 이유로 주중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의 출국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중 대사관 직원들이 중국의 방역 정책으로 인한 현지 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한 데 따른 것이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관영매체는 “올림픽을 방해하려는 속임수”라며 미국의 방역 상황을 비난했다.

로이터통신은 25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국무부가 주중 대사관에 근무하는 외교관과 가족들이 원할 경우 중국을 떠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현지 외교관들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줄곧 ‘제로(0) 코로나’ 정책을 고수해 온 중국이 최근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방역을 더욱 강화하자 대사관 직원과 가족들이 출국을 허용해 달라고 국무부에 요청했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중국이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코로나19 봉쇄 규정을 강화함에 따라 미 대사관이 지난 24일 워싱턴에 공식적인 출국 승인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미 대사관 직원들은 강화된 방역 규정에 따라 중국에서 언제든 시설에 강제 격리될 수 있고 또 자녀와도 떨어져 지내야 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사관 내부 조사 결과 현지 직원과 가족의 25%가 가능한 빨리 중국을 떠나길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에 따라 미 국무부는 현지 직원들에게 출국에 대한 선택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이날 별도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같은 상황을 보도하며 미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은 최근 동계올림픽을 방해하려는 여러 행위를 하고 있다”며 “올림픽을 앞두고 속임수를 쓰며 중국의 방역을 비방하면서 성공적 올림픽 개최를 방해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과학적이고 정밀한 예방조치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곳 중 하나이며 효과적인 방역전략을 인정받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계속되는 혼란과 전염병 대처 실패와 극명하게 대조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앞서 2020년 초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처음 확산될 당시 외교관과 가족 1300여명을 출국시킨 바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른 항공편 운항 문제로도 갈등을 겪고 있다. 중국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이유로 미국 국적기의 중국행 항공편 운항을 중단시키자 미국도 4개 중국 항공사의 미국발 중국행 항공기 44편에 대해 운항 중단 조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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