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여론조사 엎치락뒤치락…2주 앞 대만 총통선거 ‘오리무중’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민진당·국민당 양강 구도 속

매체별 판세 예측 결과 상반

2024년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와 미·중관계를 가를 대만 총통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론조사 결과가 들쑥날쑥하게 나오는 등 판세는 오리무중이다.

31일 대만 TVBS 방송이 발표한 전날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반중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 라이칭더(총통)·샤오메이친(부총통) 후보는 3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친중 정향인 제1야당 중국국민당(국민당) 허우유이(총통)·자오샤오캉(부총통) 후보(30%)와의 지지율 격차는 3%포인트로, 오차범위(±2.7%포인트) 안에 있다. 제2야당인 대만민중당(민중당) 커원저(총통)·우신잉(부총통) 후보 지지율은 24%였다. TVBS가 지난 28일 실시한 직전 조사와 비교해 보면 라이·샤오 후보 지지율은 4%포인트, 허우·자오 후보 지지율은 3%포인트 각각 낮아져 양당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4%포인트에서 3%포인트로 좁혀졌다.

하지만 대만 인터넷 매체 미려도전자보가 지난 27~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민진당(39.6%)과 국민당(28.5%) 후보들 간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2.7%포인트) 밖인 11.1%포인트로 벌어졌다. 미려도전자보가 지난 23일 발표한 여론조사(19∼21일 실시)에서 오차범위(±2.6%포인트) 안에 있던 라이·샤오 후보(37.3%)와 허우·자오 후보(33.4%) 간 지지율 격차가 일주일 새 3배 가까이 벌어진 것이다.

상반된 여론조사 흐름은 선거 결과를 더욱 예측하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 다만 대만 총통 선거가 반중 성향의 민진당과 친중 성향의 국민당 간 양강 대결 구도로 흐르고 있음은 분명하다. 자연스럽게 이번 선거에서는 대만 독립과 양안 관계 설정 문제가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라이 후보는 지난 30일 진행된 TV 토론에서 대만 독립에 관한 질문을 받고 “대만 독립은 기본적으로 대만의 주권 독립을 주장하는 것”이라며 “이는 2300만 대만인의 일이며, 중화민국(대만)과 중화인민공화국이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우 후보가 ‘92공식’(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양안 간 합의)을 받아들이는 것은 사실상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라고 공격했다. 허우 후보는 대만 독립과 일국양제(한 국가 두 체제)에 모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하고 집권 민진당의 실정이 양안의 군사적 위기를 초래했다고 비판하면서 대화와 교류를 통해 평화로운 양안 관계와 아름다운 대만을 만들겠다고 맞받았다.

이번 대만 총통 선거는 양안 관계에 하나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민진당이 재집권할 경우 중국은 군사적 위협과 경제적 제재 수위를 높이며 대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공산이 크다. 반면 친중 성향 국민당이 정권 교체에 성공할 경우 중국은 양안 간 대화와 교류를 확대하며 온건한 통일 전략을 구사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만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미·중관계 있어서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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