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탄소 전환’ 촉진하는 에너지법 심사 돌입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중국 우루무치 지역의 풍력단지 / 경향신문 자료사진

중국 우루무치 지역의 풍력단지 / 경향신문 자료사진

중국의 저탄소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는 법안이 조만간 통과될 전망이다.

21일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지난 19일 입법기구인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회에 에너지법안을 제출했다. 법안은 2024년 입법계획에 따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산하 국가에너지국이 작성했다. 이번 주 열리는 제14차 전인대 상무위 9차 회의에서 법안을 심사한다.

양허칭 전인대 상무위 법무위원회 대변인은 19일 기자회견에서 “에너지법은 에너지 안보를 보장하고, 녹색·저탄소 에너지 전환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촉진하며, 고품질 에너지 개발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주요 내용에는 에너지 계획 체계 개선과 에너지 개발·이용 체계 개선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중국 중앙정부가 에너지 전환과 관련한 종합적 법안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개별 부서의 시행령이나 각 성 정부의 정책에 따라 태양광·풍력 관련 기술을 지원하고 에너지 전환을 추진해 왔다. 법률이 제정되면 중국의 에너지 전환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법안은 에너지 개발과 비축 시스템 구축, 유통체계, 기술혁신, 농촌 에너지 개발, 가격, 해외투자 관련 사항 등 에너지 관련한 거의 모든 사안을 담고 있다고 전해진다.

법안은 “국가가 에너지 자원 탐사와 개발, 배출 감소 기술의 혁신을 장려하고 지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해외 에너지 투자와 협력 방법의 혁신을 장려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정부 승인 없는 기업 간 인수·합병은 벌금을 물도록 하는 등 에너지 시장화에 대한 통제 정책도 담겨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가 에너지법안을 마련하는 데 18년이 걸렸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법안 마련을 위해 2006년 1월부터 정부와 학계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꾸렸다. SCMP는 익명의 칭화대 법대 교수를 인용해 에너지 분야의 기존 기득권이 “법의 범위를 제한하려고 광범위하게 로비를 벌여” 지금까지 연기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 교수는 시진핑 지도부 들어 지난 10년간 벌인 반부패 캠페인이 에너지 분야 기득권을 무너뜨린 주된 요인이라고도 설명했다.

에너지 산업은 대규모 국가 투자와 보조금이 투입돼 담합과 부패가 발생하기 쉬운 영역이다. SCMP에 따르면 리둥 전 중국에너지투자그룹 부사장을 포함해 지난해에만 국영 에너지 기업 고위 관계자 20명이 부패 혐의로 체포됐다. 이것이 에너지 전환에 대한 저항을 무너뜨린 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지금보다 3배로 확대하며 2060년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환경문제 해결과 기술패권 장악, 국제사회 지도력 확보, 에너지 안보 등 여러 차원에서 에너지 전환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다만 2030년까지는 경제성장을 위해 탄소 배출을 계속 늘려나가고 이후부터 감축으로 돌아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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