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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만의 기록적 폭우···독일 100명 이상 사망, 1000여명 연락두절

이윤정·박용하 기자
15일(현지시간) 독일 인술 지역의 아르강이 폭우로 범람해 있다. AP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독일 인술 지역의 아르강이 폭우로 범람해 있다. AP연합뉴스

서유럽에 쏟아진 기록적 폭우로 독일에서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 인근 국가에서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실종자가 수십명에 달하는데다 현재 전화망이 손상돼 1300명이 연락두절 상태라 피해 규모가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6일(현지시간) 빌트, 쥐트도이체차이퉁 등 독일 매체들은 14일부터 독일 서부에 쏟아진 100년만의 기록적 폭우로 103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홍수 피해가 집중된 라인란트팔츠주에서 60명,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에서 43명이 목숨을 잃었다.

라인란트팔츠주 아르바일러 지역에서는 전화망 손상으로 주민 1300명의 안전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로저 르웬츠 라인란트팔츠주 내무장관 는 지역 SWR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수십명이 실종됐는데, 피해자 숫자가 계속 늘고 있다”면서 “최악의 상황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경찰은 주 전체 실종자를 100명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벨기에에서는 최소 23명이 숨졌고, 네덜란드·룩셈부르크·프랑스·스위스에서도 홍수 피해가 보고됐다. 네덜란드 남부 로어몬드에는 대피령이 내려져 주민 수천 명이 대피했다. 룩셈부르크 정부도 주택 여러 채가 침수되자 비상대책실을 설치하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폭우로 강과 저수지가 범람하자 오래된 벽돌·목조 가옥들이 밀려오는 물을 견디지 못하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쥐트도이체차이퉁은 이번 폭우가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독일의 평균 기온은 19도로 1961∼1990년 6월 평균 기온보다 3.6도 높았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대기가 더 많은 수증기를 머금어 ‘물 폭탄’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지난 이틀간 독일 서부와 인근 벨기에·네덜란드·룩셈부르크에 이틀 동안 평균 한달 강수량(100~150㎜)에 달하는 비가 내렸다. 지중해에서 남프랑스를 거치며 온난다습한 공기를 가득 머금은 저기압 베른트는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 이들 지역을 천천히 지나며 폭우를 쏟아부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홍수 피해지역 지원에 정부 차원에서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메르켈 총리는 “홍수피해 지역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충격적”이라며 “이번 참사로 목숨을 잃은 이들을 애도하며 유가족에게 조의를 전한다”고 밝혔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기후 변화에 맞서 결연한 투쟁을 벌여야 극단적인 기상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5일(현지시간) 독일 그로스베니히 지역에 내린 폭우로 길이 잠긴 가운데, 한 여성이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독일 그로스베니히 지역에 내린 폭우로 길이 잠긴 가운데, 한 여성이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안드레아스 프리드리히 독일 기상청 대변인은 CNN방송에 “일부 피해지역에서는 100년 동안 목격하지 못한 양의 비가 왔다”면서 “몇몇 지역에는 강수량이 2배 이상 집중됐고 이는 홍수와 건물 붕괴를 불러왔다”고 말했다. 그는 “저기압에 해가 비치면 대기가 끓어오르면서 비폭탄이 내리게 된다”며 “우리가 목격한 것은 극단적인 장마로, 폭우가 48시간 동안 지속됐다”고 했다. 프레드 하터만 포츠담 기후변화연구소 연구원은 “올해 목격하는 극단적인 기후 현상은 우리 예상과 일치한다”면서 “우리는 이미 기후변화의 한가운데 있다”고 말했다.

AFP통신은 이번 폭우로 정치권에서도 ‘기후변화’가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9월 총선을 앞두고 선거공약 중심에 ‘기후변화’ 대책이 자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호르스트 시호퍼 독일 내무장관은 “극한 날씨는 기후변화의 결과”라면서 “독일은 미래를 위해 훨씬 더 잘 준비돼야 한다”고 말했다.

벨기에 베비에르에 쏟아진 폭우로 차들이 떠내려와 겹겹이 쌓여 있다.  AFP연합뉴스

벨기에 베비에르에 쏟아진 폭우로 차들이 떠내려와 겹겹이 쌓여 있다. AFP연합뉴스

독일 하겐 지역에 내린 폭우로 산사태가 일어나 15일(현지시간) 자동차들이 돌무더기에 깔려 있다. AP연합뉴스

독일 하겐 지역에 내린 폭우로 산사태가 일어나 15일(현지시간) 자동차들이 돌무더기에 깔려 있다. AP연합뉴스

15일 새벽(현지시간) 독일 코델 지역에서 구조대원이 물에 잠긴 도로를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15일 새벽(현지시간) 독일 코델 지역에서 구조대원이 물에 잠긴 도로를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독일 하겐 지역 한 주민이 집에 들이친 빗물을 퍼내고 있다. AP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독일 하겐 지역 한 주민이 집에 들이친 빗물을 퍼내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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