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격전지 솔레다르 탈환···와그너 용병 ‘피 뿌려’ 얻은 전공

선명수 기자

우크라, 동부 격전지 솔레다르서 후퇴 공식 발표

러-우크라 총공세로 수많은 사상자 발생

용병부대 와그너그룹 매장지 위성사진 포착

지난해 12월 전투로 파손된 우크라니아 동부 솔레다르 주거지의 모습. AP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전투로 파손된 우크라니아 동부 솔레다르 주거지의 모습.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과 격렬한 전투를 벌여온 동부 솔레다르에서 퇴각했다. 솔레다르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군사 요충지 바흐무트로 향하는 관문으로, 수주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총공세가 벌어진 지역이다.

세르히 체레바티 우크라이나 동부군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솔레다르에서 철수했다”며 “이는 우리 병력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앞서 러시아의 민간 용병부대 와그너 그룹은 지난 11일부터 이 지역을 자신들이 독자적으로 점령했다고 주장해 왔지만, 우크라니아 측은 “버티고 있다”며 이를 부인해 왔다.

솔레다르 장악은 러시아군이 수개월 만에 세운 전과다. 러시아는 지난해 여름 이후 동북부 도시 하르키우와 남부 도시 헤르손에서 잇따라 퇴각하는 등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해왔다. 솔레다르에서 약 9㎞ 떨어진 전략적 요충지 바흐무트 포위에도 유리해졌다.

한 우크라이나군 지휘관은 AFP통신에 “우리는 수적으로 열세였다”며 “총을 쏘고 또 쐈지만 바로 5분 후에 또 다른 적군 20명이 밀려올 정도로 그들의 숫자는 엄청났다. 러시아는 그들을 총알받이로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총알받이’ 용병 피 뿌려 얻은 전공? 와그너그룹 매장지 두 달 만에 7배 커져

러시아군의 솔레다르 함락은 와그너 용병들의 죽음으로 쌓아 올린 성과로 보인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사업가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소유한 와그너 그룹은 동부 바흐무트와 솔레다르 전투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이 과정에서 상당한 전사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바흐무트와 솔레다르에서 발생한 러시아 전사자의 90%가 와그너 그룹 소속 전투원이라면서 “이 두 지역을 얻기 위해 그들은 문자 그대로 사람을 고기 그라인더에 던져 넣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인명 피해 정황은 위성 사진으로도 확인됐다. 미국의 상업용 인공위성기업 맥사 테크놀로지가 이날 공개한 와그너 그룹 공동묘지 사진을 보면 최소 121개의 매장지가 식별된다. 두 달 전인 지난해 11월24일 촬영한 사진에서 식별된 17개에서 규모가 7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 묘지는 크름(크림)반도에서 320㎞ 정도 떨어진 러시아 남서부 바킨스카야에 위치해 있다.

우크라니아전에 투입된 와그너 그룹의 병력 5만명 가운데 전장에 남아 있는 것은 1만명 뿐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 러시아의 인권단체 ‘러시아 비하인드 바스(Russia Behind Bars)’ 올가 로마노파 대표의 발언을 인용해 와그너 용병 중 4만여명이 죽거나 다치고, 탈영하는 등 현재는 1만여명이 전투에 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최근 와그너 그룹을 국제범죄조직으로 지정했다.

러시아군은 솔레다르 함락에 이어 바흐무트에 화력을 쏟아붓고 있다. 체레바티 대변인은 바흐무트가 러시아군의 지속적인 공격을 받고 있다면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바흐무트를 비롯한 동부 전선 8곳에서 러시아군의 진군 시도를 물리쳤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우크라이나 군 작전 참모를 인용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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