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군 사상자, 전쟁 초 이후 가장 많아”···러 ‘봄 대공세’ 화력 있나

선명수 기자

동부서 소모전 벌이는 러, 최근 사상자 급증

프리고진, 와그너 용병 바흐무트 북부 장악 주장

개전 1년 앞두고 ‘봄철 대공세’ 관측

우크라 “러 공세는 이미 시작···다만 예상과 달라”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전차가 최전방으로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전차가 최전방으로 이동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의 동부지역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의 소모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최근 러시아군의 사상자 비율이 지난해 전쟁 발발 첫주 이래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국방부는 12일(현지시간) 최근 7일간 러시아 측 하루 평균 사상자가 824명으로 지난해 6~7월의 4배가 넘는다고 밝혔다.

영국 국방부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발표하는 러시아 측 사상자 통계를 인용하며 “이 통계를 검증할 수는 없지만 흐름은 정확한 것 같다”고 평했다.

국방부는 러시아 측 사상자 증가가 “전선의 훈련된 인력 부족, 조율 및 자원 부족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양측의 격전이 벌어지고 있는 동부 도네츠크주 불레다르와 바흐무트를 그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바흐무트 일대는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PMC) ‘와그너 그룹’이 죄수들을 동원한 인해 전술을 펴 대규모 사상자를 낸 곳이다.

와그너 그룹의 창립자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이날 바흐무트 북부 외곽의 크라스나 호라마을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그는 바흐무트 주변 반경 50㎞ 이내에서 와그너 부대만이 우크라이나군과 싸우고 있다며 러시아군과 개별적으로 전투에 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WS)도 최신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가 크라스나 호라 마을의 적어도 일부 구역을 점령했으며 우크라이나가 이곳에서 철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읲 ㅗ격으로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의 도심. 벽에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를 사랑한다”라고 쓰여 있다. AP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읲 ㅗ격으로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의 도심. 벽에 “바흐무트는 우크라이나를 사랑한다”라고 쓰여 있다. AP연합뉴스

러, 동쪽에서 공격 계속···‘봄 대공세’ 두고선 “러 자원 고갈” 지적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을 앞두고 동부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공세는 더욱 격화되고 있다. 러시아는 이날 남동부 드니프로페트로프스크의 도시 니코폴과 우크라이나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하르키우에 대해 미사일 포격을 퍼부었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러시아가 도네츠크에서 매일 약 50건의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며 탄광마을인 불레다르와 마리인카 지역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공격은 러시아군이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로 구성된 동부 중심지 돈바스의 점령지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은 개전 1년이 임박함에 따라 러시아가 전세의 흐름을 바꾸기 위해 돈바스 지역에서 대대적인 공세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해 왔다. 일부 정치인들은 러시아의 대공세가 이미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의 한 거리를 우크라이나 군인이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의 한 거리를 우크라이나 군인이 걷고 있다. AP연합뉴스

다만 최근 러시아측 사상자 증가 추세가 보여주듯, 러시아의 ‘대공세’가 우크라이나에 막대한 타격을 줄 만큼의 화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올렉시 다닐로프 우크라이나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러시아가 계획한 공격은 이미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애초 그들이 상상했던 공격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리 체르냐크 우크라이나 군사정보국 대변인도 키이우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사령부는 대규모 공세를 벌일 충분한 자원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와그너 그룹의 프리고진은 11일 공개된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돈바스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는 데 1년6개월에서 2년 정도가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디언, AP통신 등 외신들은 프리고진의 이런 이례적인 발언이 크렘린이 이 전쟁에서 당초 예상보다 큰 어려움에 직면했음을 인정한 것이며, 일부 러시아 인사들이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Today`s HOT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불타는 해리포터 성 해리슨 튤립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