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산업시설 징용자 추모에 일본인도 포함 시사

도쿄 | 윤희일 특파원

역사적 과오 물타기 ‘꼼수’

일본 정부가 자국 산업시설의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기리는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조선인·일본인 등 국적을 따로 구분하지 않기로 하는 등 ‘물타기’ 시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전날 열린 일본 자민당의 외교부회에 출석한 신미 준(新美潤) 외무성 국제문화교류심의관이 유네스코 회의에서 약속한 피해자 추모 조치의 ‘피해자’ 범위와 관련해 “출신지에 관계없이 탄광이나 공장 등에서 사고·재해를 당하거나 사망한 분들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추모하게 될 ‘피해자’의 범위에 한반도 출신뿐 아니라 일본인까지 포함시킨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아사히는 해석했다.

일본 정부 대표단은 지난 5일 독일 본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정부도 징용 정책을 시행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정보센터 설치 등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포함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정보센터 등의 추모시설이 신미 심의관의 발언대로 국적 구분 없이 건립될 경우 강제징용된 조선인들이 입은 피해 내용이 일본인 강제징용 사실 등과 뒤섞이면서 역사적 사실이 제대로 소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결정된 일본 23개 산업시설 중에는 나가사키(長崎) 조선소, 하시마(端島·일명 ‘군함도’) 탄광 등 강제징용된 조선인 수만명이 일한 현장 7곳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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