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노동자는 전쟁포로와 유사… 한국인 강제징용과 성격 달라”

도쿄 | 윤희일 특파원

미쓰비시 사외이사 언론 기고

일본 미쓰비시 머티리얼 관계자가 한국인 강제노역 문제는 미국인 포로나 중국인 노동자 문제와는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쓰비시 머티리얼은 최근 2차 세계대전 강제노역에 동원된 미군 포로에게 사죄하고, 중국인 노동자에 대해서는 보상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이다.

오카모토 유키오

오카모토 유키오

미쓰비시 머티리얼의 오카모토 유키오(岡本行夫) 사외이사는 27일 산케이신문에 게재한 기고문을 통해 “일본은 ‘강제노동’과 관련해 중국과 한국으로부터 소송을 당했다”고 소개한 뒤 “한국이 주장하는 ‘징용공(徵用工·강제노역 피해자)’ 문제는 전쟁포로 문제와 상당히 성질이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으로 데려온 중국인 노동자의 사례는 법적 정리는 다르지만, 전쟁포로와 유사하다”면서 미군 전쟁포로 문제와 중국인 노동자 문제를 비슷한 관점에서 보고 있음을 드러냈다.

오카모토 이사는 이어 “사죄만 요구한 미국의 전쟁포로와는 달리 중국인 노동자 유족들로부터는 금전적인 요구가 나왔기 때문에 그만큼 해결이 용이하지는 않다”면서 “이미 재판(소송)으로 번져 불성실하게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미쓰비시 머티리얼이 최근 강제노역에 동원된 중국인 노동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을 염두에 둔 설명으로 해석된다.

그는 한국인 강제노역 피해자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등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기고문은 미쓰비시 머티리얼 측이 한국인 강제노역에 대해서는 분명히 다른 입장을 가지고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오카모토 이사는 최근 미쓰비시 머티리얼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2차 대전 당시 미군 포로에게 사죄한 자리에 참석했다. 이 때문에 기고문 내용은 개인의 생각이 아니라 미쓰비시 머티리얼의 입장을 사실상 대변했을 가능성이 높다.

일제강점기 당시 근로정신대로 동원돼 강제노역한 한국인 피해자들은 미쓰비시 머티리얼과 같은 계열인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 한국 법원에서 2심까지 배상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미쓰비시중공업은 이에 불복해 상고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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