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30년 집권’ 길 열릴까

김서영 기자

튀르키예 대선 결선 투표

<b>마지막 호소</b>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튀르키예 대선 결선 투표를 하루 앞둔 27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마지막 호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튀르키예 대선 결선 투표를 하루 앞둔 27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경제난·대지진 등 현안 산적
우크라 전쟁 등 큰 영향 예고

2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대선 결선 투표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30년 집권 가도를 열어줄 것인가. 이날 선거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전 세계 지정학에 미치는 영향이 커 올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선거라는 평을 받는다. 대지진 부실 대응 및 경제 문제, 난민을 둘러싼 민족주의 감정이 막판 표심을 좌우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에르도안 대통령 우세론이 지배적이다.

지난 14일 1차 투표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49.51%를 득표해 44.88%를 획득한 야당 연합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를 약 5%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선거 전 여론조사가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승리를 점쳤던 것에 비하면 예상외의 결과였다. 두 후보 모두 과반이 되지 않아 결선까지 오게 됐다.

그사이 판세는 에르도안 대통령 쪽으로 기울었다. 1차 투표에서 3위(5.23%)를 했던 시난 오안 후보가 에르도안 대통령 지지 선언을 한 것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오안 후보는 약 280만표를 얻었는데, 이는 에르도안 대통령과 클르츠다로을루 대표 간 표차(약 250만표)를 뛰어넘는다. 대선과 함께 실시된 총선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속한 정의개발당(AKP) 연합이 전체 600석 중 323석으로 과반을 차지한 것 역시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유리한 요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선할 경우, 중임 대통령이 조기 대선을 실시해 승리하면 추가 5년 임기를 보장한 헌법에 따라 2033년까지 집권할 수 있다. 2003년 총리로 권력을 잡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앞으로 10년 더 통치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표를 뺏어오기 위해 민족주의적 감정에 호소하는 전략으로 추격에 나섰다. 가디언에 따르면, 그는 결선투표 직전 유세에서도 “당신(에르도안)이 1000만명 이상의 난민을 데려왔다. 내가 집권하는 즉시 모든 난민을 돌려보내겠다”고 연설했다. 이처럼 그가 강경한 난민 반대 입장으로 선회하자 민족주의 성향이 강한 위미트 외즈다으 승리당(ZP) 대표는 지지를 선언했다. ZP는 이번 총선에서 2.2%를 득표했다.

누가 되든 가장 중요한 과제는 경제난 해결이다. 튀르키예는 지난해 10월 85%에 달한 초인플레이션을 비롯해 지난 10년간 통화 약세, 외환 보유액 고갈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금융시장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진 후 우려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결선 투표를 앞두고 리라화 가치는 달러당 20리라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튀르키예의 향후 5년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비한 신용파산스와프(CDS) 비용은 지난 14일 이후 급등해 최근 6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에르도안 집권이 연장되면 권위주의 체제가 강화되고 나토와의 불편한 관계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는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나토의 노선과 달리 러시아와의 관계를 강화했으며,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어깃장을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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