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베이조스도 민간 우주여행 성공…최초 100㎞ 돌파도

박용하 기자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를 태운 민간 우주여행 로켓이 2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서부 사막지대에 있는 블루오리진 기지에서 발사되고 있다 | 유튜브 캡처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를 태운 민간 우주여행 로켓이 2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서부 사막지대에 있는 블루오리진 기지에서 발사되고 있다 | 유튜브 캡처

세계 최고 부자이자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에 이어 두번째 민간 우주여행에 성공했다. 상업용 ‘우주관광’ 시대를 여는 본격적인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이다. 베이조스는 민간 우주여행으로는 최초로 고도 100㎞ 이상을 돌파하는 기록도 남겼다. 이날 로켓에 탑승한 이들은 최고 부자(베이조스), 최고령(월리 펑크), 최연소(올리버 데이먼) 우주인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베이조스는 미국 서부시간 기준 20일 오전 6시(한국시간 20일 밤 10시) 텍사스 서부 사막 지대의 발사장에서 자신이 설립한 우주 탐사 기업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 로켓을 타고 우주를 향해 날아올랐다. 브랜슨 회장이 우주여행에 성공한지 9일만이다.

뉴 셰퍼드는 발사 뒤 음속의 3배 속도로 날아올랐으며, 당초 목표했던 106㎞ 상공에 무난히 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솟아오르는 과정에는 통신을 통해 베이조스를 비롯한 탑승객들이 현재의 고도를 확인하며 환호하는 소리가 전달됐으며, 이는 TV뉴스와 유튜브 등을 통해 전세계에 중계됐다.

뉴 셰퍼드는 목표 고도에 도달한 뒤 예정대로 베이조스가 탄 캡슐을 분리했다. 캡슐은 3분 가량 무중력에 가까운 ‘극미중력’(microgravity) 상태에 놓여있었으며, 곧 지구로 자유낙하했다. 지면에 가까워지자 3개의 커다란 낙하산을 펼쳐 속도를 줄인 뒤 역추진 로켓을 분사하며 착륙했다. 총 비행시간은 약 10분20초였다. 베이조스는 도착 직후 “역대 최고의 날”이라며 우주여행의 감격을 표현했다.

베이조스는 이번 성공으로 민간 우주여행으로서는 최초로 고도 100㎞를 돌파하는 기록을 남겼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연방항공국(FAA)은 고도 80㎞ 이상을 우주의 기준으로 보지만, 유럽 국제항공우주연맹은 고도 100㎞인 ‘카르만 라인’(karman line)을 넘어야 우주로 정의한다. 앞서 브랜슨 회장은 86㎞ 상공까지만 도달한 바 있다.

브랜슨에 이어 베이조스까지 성공을 거두며 상업용 우주여행 산업은 탄력이 붙게 됐다. 베이조스는 9월말 혹은 10월초를 목표로 민간인 승객을 태운 다음 비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티켓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번 여행에서 경매로 판매한 좌석의 낙찰가가 무려 2800만달러(322억5000만원)였던 것을 감안하면 이 역시 상당한 금액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루 오리진은 내년말에는 대형 로켓 ‘뉴 글렌’을 이용해 민간인과 화물을 우주 궤도에까지 올리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나사의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하기 위해 달 착륙선 ‘블루문’도 개발 중이다.

뉴 셰퍼드호 탑승자들은 이날 최고 부자와 최고령, 최연소 우주인이란 타이틀을 가져가게 됐다. 앞서 이번 로켓에는 베이조스와 그의 동생 마크, 82살 미국 여성인 월리 펑크, 18살 네덜란드 청년 올리버 데이먼 등 4명이 탑승했다. 특히 펑크는 1960년대 나사(NASA)의 우주비행사 시험을 통과했지만, 여자란 이유로 비행을 하지 못한 ‘머큐리 여성 13인’ 중 한 명으로 화제를 모았다. 우주에 가고자했던 그의 꿈은 60여년만에 이뤄졌다.

이번 비행에 성공한 ‘뉴 셰퍼드’는 약 18.3m 높이의 재활용 로켓이다. 로켓은 유인 캡슐과 추진체인 부스터로 구성됐고, 캡슐과 부스터는 이번 비행에 앞서 두 차례 사용됐다. 앞서 브랜슨이 탔던 버진 갤럭틱의 우주 비행기 ‘유니티’는 조종사 2명이 탑승했지만, ‘뉴 셰퍼드’는 조종사 없이 완전 자동으로 제어됐다.

‘뉴 셰퍼드’에는 우주 탐사 역사상 가장 큰 창문도 설치됐다. 이 창문은 푸른 빛의 지구 곡선과 암흑의 우주 공간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도록 캡슐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하도록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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