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일본 총리, 미국·호주 정상과 첫 통화···북한 문제 재차 강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신임 총리가 4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도쿄 | A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5일 미국·호주 정상과 첫 통화를 갖고 북한 관련 현안들을 강조했다. 그는 취임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북한 문제를 언급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직접 마주할 각오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8시부터 약 20분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했다. 기시다 총리가 전날 취임한 뒤 외국 정상과 전화 통화를 한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이다.

기시다 총리는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취임 축하 인사를 받은 뒤 내각이 주요 과제로 내세우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 간 협력 입장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시다 총리는 자신이 납치 문제의 즉각적 해결을 위한 이해와 협력을 요청했고,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지지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취임 직후 기자회견에서도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거론하며 “조건 없이 김정은 위원장과 직접 마주할 각오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본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오키나와현 센카쿠 열도를 놓고는 미국의 방위 의무를 규정한 미일안보조약 제5조의 적용 대상이라는 견해를 거듭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양국 정상의 통화 뒤 성명을 내고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 안정의 초석이 되는 미·일동맹의 힘을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쿼드(Quad)를 포함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공동의 비전을 발전시키는데 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향후 미·일관계를 강화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일 양국은 코로나19와 기후 변화, 핵무기 없는 세상을 위한 대응 등 지구촌 규모의 과제와 관련해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조기 대면 회담을 하겠다는 방침도 확인했다.

기시다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통화 이후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도 화상통화 형식으로 약 20분간 첫 회담을 했다. 그는 모리슨 총리에게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국제 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 강조한 뒤 일본인 납치를 포함한 북한 문제 대응에서 양국의 협력을 당부했다. 또 ‘쿼드’를 통한 협력 강화 방침에 합의했으며, 미국·영국·호주 등 3개국 안보 협의체인 ‘오커스’(AUKUS) 창설을 환영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통화를 시작으로 가치관을 공유하는 각국 정상과 취임 외교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