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사상 최초 여성 총리 탄생

스웨덴 집권 사회민주당의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대표가 24일(현지시간) 스톡홀름에서 열린 의회 인준투표에서 신임 총리로 선출된 뒤 축하를 받고 있다. 스톡홀름 | 로이터연합뉴스

스웨덴 집권 사회민주당의 막달레나 안데르손 대표(54)가 24일(현지시간) 신임 총리로 선출됐다. 스웨덴 역사상 첫 여성 총리다.

로이터와 AFP 등에 따르면 스웨덴 의회는 이날 열린 인준 투표에서 안데르손 대표를 신임 총리로 선출했다. 전체 349개 의석 가운데 찬성 117표, 반대 174표, 기권 57표가 나왔고 1명은 불참했다. 스웨덴에서는 총리 후보가 의회의 과반수 지지를 받을 필요가 없고 단지 과반인 175명이 반대하지 않으면 된다. 안데르손 대표는 오는 26일 녹색당과 함께 하는 소수 정부를 출범시키며 공식 취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소속으로 연립정부를 이끌던 스테판 뢰벤 총리는 차기 총리에게 총선을 준비할 시간을 주고 싶다며 지난 10일 사임했다. 사회민주당의 소수 연정은 전체 의석의 3분의 1 정도에 불과하기에, 당초 일각에선 안데르손 대표의 선출 여부가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투표 전날 밤 막판 협상을 통해 좌파당의 지지를 확보하면서 근소한 차이로 인준을 통과했다.

현직 재무 장관이기도 한 안데르손 대표는 지난 4일 뢰벤 전 총리를 이을 당대표에 선출됐다. 그는 경제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으나 한 때 수영선수이기도 했다. 스웨덴 청소년 체전에서 두 차례 금메달을 딴 것으로 알려졌다.

스웨덴은 오랫동안 양성 평등을 옹호해왔으나 여성 총리에 오른 것은 안데르손 대표가 최초다. 그는 이날 스웨덴이 여성들의 참정권을 허용한지 100년만에 여성 총리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노르웨이와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의 국가들도 여성이 정부를 이끌고 있었기에 북유럽의 여성 리더십은 더욱 탄력을 받게됐다.

안데르손 대표는 인준과 함께 만만치 않은 과제도 받아들게 됐다. 사회민주당은 총선이 선거가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 역대 최저 지지율에 근접한 상황이다. 중도보수 성향의 중앙당은 이번 총리 인준에서 사회민주당이 좌파당과 타협했다는 이유로 이날 정부 예산안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 다만 안데르손 대표는 투표 뒤 기자회견에서 “나는 스웨덴을 통치할 수 있다. 스웨덴은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