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앤드루 왕자의 미성년자 성폭행 사건에 대한 민사소송이 미국 법원에서 열린다. 앤드루 왕자가 해당 소송을 기각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이 성폭행 사건과 관련한 민사소송을 기각해 달라는 앤드루 왕자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앤드루 왕자는 2001년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과 함께 당시 17세였던 미국 여성 버지니아 주프레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주프레는 지난해 앤드루 왕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는데 앤드루 왕자는 2009년 엡스타인과 피해자간 합의를 이유로 민사소송이 기각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
2009년 엡스타인이 플로리다주 연방법원에서 주프레에게 50만달러(약 6억원)의 합의금을 지급하며 작성한 합의문에 ‘잠재적으로 피고가 될 가능성이 있는 모든 개인과 단체의 책임을 면제해준다’는 조항이 있다는 것이 앤드루 왕자 측 주장이었다. 하지만 법원이 이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민사소송을 열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이번 소송의 실제 재판은 오는 7월 중순 이후 열린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7월 중순까지 원고와 피고 측에 재판 관련 서류와 증언 등을 제출하도록 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는 2019년 미성년자 성범죄로 체포된 뒤 교도소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엡스타인과의 친분으로 여러 차례 도마에 올랐다. 그러나 주프레에 대한 성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만난 기억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이번 재판은 민사소송이기 때문에 영국에 거주하는 앤드루 왕자의 신병이 미국에 인도되지는 않으며, 앤드루 왕자가 스스로 재판에 출석할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앤드루 왕자가 출석하지 않으면 궐석 재판이 진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