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 탓?···수면시간 연평균 44시간 줄었다

노정연 기자
Getty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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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로 인해 세계인의 수면 시간이 단축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 연구팀은 세계인의 평균 수면시간이 연간 44시간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를 학술지 원어스에 최근 게재했다고 20일(현지시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충분한 수면’으로 여겨지는 7시간 수면을 채우지 못한 밤은 세계 평균 11일이었다. 연구팀은 2015~2017년 수면시간 측정 손목밴드를 통해 확보한 전세계 68개국 4만7000명의 수면 데이터를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은 지구 온난화로 상승한 밤 기온이 거의 모든 나라에서 수면 방해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성, 노인, 저소득층의 수면 손실이 컸다. 온도 1도당 수면 손실은 여성이 남성보다 25% 많았고, 65세 이상 노령층에서는 2배, 저소득 국가에서는 3배 큰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남성보다 피하지방이 많은 여성과 체온 조절이 어려운 노인들이 온도 상승에 영향을 많이 받고, 저소득 국가에서는 선풍기·에어컨과 같은 냉방기기 사용이 어려워 온난화로 인한 수면 방해가 크다는 분석이다.

또한 더운 지역의 사람들이 온도 상승에 잘 적응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거주 지역과 상관없이 밤 기온이 10도 이상이 되면 사람들의 수면에 분명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100만명이 사는 도시에서 밤 기온이 25도 이상일 경우 4만6000명이 수면 단축을 경험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에 따라 현재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수십억명이 수면 부족 문제에 노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는 기온 상승과 수면과의 관계를 증명한 지금까지의 연구 중 가장 큰 규모다. 지구 온난화가 현대 건강 문제의 기저 요인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앞서 기온 상승이 심장마비, 사고 및 부상, 자살 및 정신 건강 등에 해를 입히고,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바 있다.

연구를 주도한 코펜하겐 대학의 켈튼 마이너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평균보다 높은 온도가 인간의 수면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지구촌 차원에서 규명했다”며 “연구 추정치가 보수적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 실제로는 이보다 수면 시간이 훨씬 더 짧아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 입안자들은 기온 상승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해야 하며, 세계에서 가장 더운 지역인 아프리카와 중앙아메리카, 중동 등에서 이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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