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세계 GDP 40% 차지 국가 규합…중국과 ‘경제전쟁’ 본격화

김유진 기자

G2 ‘경제 파워게임’ 가열

<b>미·일 정상 악수</b>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3일 일본 도쿄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일 정상 악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3일 일본 도쿄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 트럼프의 TPP 탈퇴로 인한 경제 리더십 위축 만회 나서
안보 협의체인 쿼드·오커스 이어 대중국 경제 포위망 압박
인도 가입 이어 저울질하던 아세안 7개국도 참여해 판 커져

미국 주도의 역내 다자 간 경제협력 구상인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가 출범했다. IPEF 시대의 시작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경제외교 주도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파워게임의 본격화를 의미한다. 한국을 포함한 IPEF 가입국들은 중국의 반발과 그로 인한 외교적·경제적 충격에 대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대중 경제 포위망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로 이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경제적 위상은 크게 위축된 상태다. 반면 중국은 그사이 15개국이 참여하는 메가 무역협정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주도하고, 지난해 9월 미국 없이 출범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도 대만과 함께 나란히 가입신청서를 제출했다. 중국은 또 개발도상국 인프라 건설에 투자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을 통해 동남아 지역에서 계속해서 입김을 행사하고 있다.

미국이 IPEF 출범을 주도한 데는 이처럼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날로 경제적 영향력을 키우는 상황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문제의식이 깔려있다.

IPEF 탄생은 미국 주도로 동맹 및 우방국을 규합하는 ‘소다자’ 네트워크로 중국을 에워싸고 압박하는 바이든 정부의 전술이 경제·무역 영역에서 처음으로 가시화했다는 의미도 있다. 안보협의체인 쿼드와 오커스에 이어 중국의 세력 확장을 차단하기 위한 경제 포위망이 등장한 것이다.

바이든 정부가 의회 비준이 반드시 필요한 CPTPP 가입 대신 행정협정인 IPEF를 들고나온 데는 국내 정치적 부담은 되도록 줄이면서 가급적 빠른 시기에 중국을 최대한 압박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IPEF는 가입국들에 대한 관세 장벽 인하 등 시장 접근 혜택은 포함하지 않는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노동계의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바이든 정부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세계 GDP 40% 차지 국가 규합…중국과 ‘경제전쟁’ 본격화

■ 예상보다 많은 가입국

IPEF 초대 가입국은 13개국으로 관측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특히 신흥 경제 강국이자 중국과 대립하고 있는 인도의 가입이 눈에 띈다. 중국과의 교역 규모를 고려해 마지막까지 참여를 저울질할 것으로 관측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국가들도 대거 참여했다.

IPEF 참여 규모가 예상보다 커진 것은 공급망 교란 등으로 경제안보의 중요성이 높아진 데다 각국이 새로운 통상질서 구축에 일찍부터 참여할 필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도 “인도·태평양 역내에서 경제·통상과 관련한 광범위한 룰을 만드는 과정”이라는 관점에서 참여 의사를 밝혔다. IPEF가 분야별 합의에 기반한 개방적 플랫폼이라는 미국의 설명, 경제규범 논의에 처음부터 참여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판단 등이 결국 IPEF에 동참하도록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IPEF는 시장 접근성 확대 조치를 제공하지는 않지만, 미국은 IPEF 1차 가입국에 기술 지원을 포함한 유무형의 ‘과실’을 나눠줄 것으로 관측된다. IPEF 선언문은 “기술 지원과 역량 개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유연한 접근방식을 허용해주며 국민들에게 유형의 이익을 제공해주는 방식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Today`s HOT
불타는 해리포터 성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페루 버스 계곡 아래로 추락 토네이도로 쑥대밭된 오클라호마 마을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시위대 향해 페퍼 스프레이 뿌리는 경관들
올림픽 성화 범선 타고 프랑스로 출발 인도 스리 파르타샤 전차 축제
이란 유명 래퍼 사형선고 반대 시위 아르메니아 국경 획정 반대 시위 틸라피아로 육수 만드는 브라질 주민들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이·팔 맞불 시위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