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서 첫 좌파 대통령 탄생

김혜리 기자
19일(현지시간) 열린 콜롬비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좌파 연합 ‘역사적 조약’의 후보 구스타보 페트로. | AFP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열린 콜롬비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좌파 연합 ‘역사적 조약’의 후보 구스타보 페트로. | AFP연합뉴스

콜롬비아가 역사상 첫 좌파 정권을 맞이하게 됐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열린 콜롬비아 대통령 선거에서 좌파 연합 ‘역사적 조약’의 후보 구스타보 페트로(62)가 50.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경쟁자인 무소속 후보 로돌포 에르난데스(77)의 득표율은 46.9%로 집계됐다. 일간 엘티엠포 등 콜롬비아 주요 언론은 “구스타보 페트로가 콜롬비아의 새 대통령”이라며 당선을 기정사실화했고, 에르난데스 후보도 “다수의 시민이 다른 후보를 선택했다. 대선의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3900만명에 달하는 콜롬비아 유권자 중 약 58%가 투표권을 행사했다고 전했다.

콜롬비아의 첫 좌파 대통령이 될 페트로는 이반 두케 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오는 8월 취임한다.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난 그는 18세에 좌파 무장조직 M-19에 가입해 활동한 바 있다. 해당 조직이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제도권 정당으로 변신하면서 그도 제도권 정치인으로 변모했다. 이후 그는 지난 2012~2015년 수도 보고타 시장을 지냈다.

페트로의 승리에는 불평등 확대와 물가 급등으로 현 정권에 분노한 콜롬비아인들의 민심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이 세 번째 대선 도전인 페트로는 연금 개혁, 석탄·석유산업 축소, 부자 증세 등을 약속하며 변화를 원하는 유권자들의 열망을 파고들었다. 현재 콜롬비아는 40%에 달하는 빈곤율과 11%의 실업률, 늘어나는 강력 범죄 등으로 현 상황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다. ‘콜롬비아의 트럼프’로 불린 기업인 출신의 에르난데스 후보도 부패 척결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1차 투표에서 깜짝 돌풍을 일으켰으나, 이는 결선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페트로의 승리로 최근 확산 중인 중남미의 ‘핑크 타이드’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말 이후 멕시코,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 등 중남미 주요 국가엔 이미 좌파 정권이 들어섰다. 오는 10월 브라질 대선에서도 좌파 후보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전 대통령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중남미 경제규모 상위 6개국에 처음으로 모두 좌파가 집권할 가능이 있다는 얘기다.

한편 페트로의 러닝메이트인 환경·인권운동가 프란시아 마르케스는 콜롬비아 첫 흑인 여성 부통령의 타이틀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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