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간 물가 25% 급락·부동산도 하락세…러, 장기 불황 경고등

박효재 기자

인플레 흐름 속 홀로 디플레…과잉 원자재·수출 부진 영향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나라들과 달리 급격한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현상을 보이는 러시아에서 장기 불황 진입 우려가 커지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이달 들어 도·소매 부문을 가리지 않고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공급 과잉과 서방의 러시아 제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코메르산트, 네자비시마야가제타 등 러시아 언론들은 26일(현지시간) 정부 통계치를 인용해 도·소매가격 모두 급격한 낙폭을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3주 동안 소매가격은 25% 이상 하락했다. 돼지고기(-1.1%)를 비롯해 닭고기(-0.69%), 소시지(-0.27%) 등 육류 가격은 일제히 내렸다. 특히 건축 자재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졌는데 합판 가격은 주평균 5.5%, 판재 가격은 2.5% 떨어졌다.

부동산 가격은 이미 지난달부터 하락세로 돌아섰다. 5월 모스크바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2018년 이후 처음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주택시장에서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러시아 부동산 전문포털 IRN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참여자의 68.5%는 향후 3개월간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봤다.

러시아 경제 전문가들은 러시아에서는 보통 여름철 말미 일부 농작물 출하로 한 달가량 디플레이션이 발생하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다르다고 본다.

원자재 과잉 생산, 서방의 대러 제재에 따른 수출 부진, 국내 수요 감소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목공제품의 경우 국내 수요 대비 30% 과잉 생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육류 가격 하락세를 진정시키기 위한 해외 수출 방안은 대러 제재로 대금 지급이 어려워지면서 막혀 있고, 값싼 고기를 찾는 저소득층의 수요도 현재로선 증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장기 디플레이션은 전반적인 수요 감소의 신호로 장기 불황이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피치그룹의 닉 트리켓 분석가는 모스크바타임스와 인터뷰하면서 “아직 물건을 살 여유가 있는 소비자들에게는 긍정적인 추세가 될 수 있다”면서도 “전반적인 소득 감소를 야기하는 경제 활동 축소의 결과라면 더 이상 긍정적으로 볼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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