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 감산 검토…세계 경제 충격 우려

박용하 기자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건물 | 신화연합뉴스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건물 | 신화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 OPEC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가 오는 5일 회의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인 하루 100만 배럴 이상의 감산을 결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유가 하락에 대응하기 위한 산유국들의 대규모 감산이 높은 인플레이션과 성장률 하락으로 곤경에 처한 세계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은 2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해 OPEC+가 유가를 떠받치기 위해 대규모 감산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이번 감산 규모가 100만 배럴을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회원국들이 하루 50만~100만 배럴가량 감산을 논의하고 있으며 사우디는 여기에 더해 일방적인 추가 감산을 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감산이 현실화된다면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공급량의 1%를 넘는 수준이다. 이처럼 예상을 뛰어넘은 감산 규모는 향후 경기 침체 우려와 달러화 강세 등의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유가는 달러로 거래되기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구매가가 높아지고, 이는 수요를 감소시킨다.

경기 침체 우려와 달러화 강세으로 이미 시작된 유가 하락에 대응하는 취지도 있다.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의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배럴당 125달러 이상으로 치솟았지만 현재는 85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장 분석가들은 OPEC+의 이번 감산이 유가 하락을 저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브렌트유는 이날 산유국들의 공급 감소 논의가 알려진 뒤 배럴당 87.67달러로 3% 상승했다.

대규모 감산은 에너지발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는 세계 경제에 또 하나의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버드 대학교 중동연구소 방문 교수 아델 하메지아는 월스트리트저널에 OPEC+의 감산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유가 수요가 위축되며서 가뜩이나 경기가 침체된 일부 국가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OPEC+의 대규모 감산은 미국을 분노하게 만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미 바이든 대통령은 중간 선거를 앞두고 연료 가격 인하를 유도해왔으며, 원유 등이 주 수입원인 러시아를 유가 하락으로 압박하기 위해 산유국들의 증산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OPEC+는 이같은 압박에도 생산량을 늘리는 것을 거부한 바 있다.

로 칸나 미 하원 환경분과위원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들이 블라미디르 푸틴 대통령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석유 생산량을 줄인다면, 미국은 사우디에 항공부품 공급을 중단할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OPEC+의 감산에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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