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콕 집어 위협한 푸틴 “우크라이나에 무기 주면 관계 파탄… 우리가 북한 도우면 기분 좋나”

박용하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군의 전술핵 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에서 러시아군의 전술핵 훈련을 참관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한국과 러시아 관계가 파탄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러시아가 북한에 무기를 지원하면 기분이 어떻겠냐고 덧붙이기도 했다.

타스통신과 리아노보스티통신 등 러시아 매체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 관계를 파괴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우리가 이 분야(국방)에서 북한과 협력을 재개한다면 한국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그것을 기쁘다고 할 것인가”라며 “한국이 이러한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지원을 가정하며 한국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비판한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기로 했다는 보도에 대해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인도적, 평화적으로 국제사회와 연계해서 해왔고 살상무기라든가 이런 것은 공급한 사실이 없지만 어디까지나 우리 주권의 문제”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에 대한 지원은 한국이 주체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면서도 살상무기 지원에 대해서는 선을 그은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중국, 인도, 북한 등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조하며 및 세계 질서의 재편을 주장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양국 관계가 유례없이 개방돼 있고 효율적”이라며 시진핑 국가주석을 “가까운 친구”라고 불렀다.

또한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왜 미국의 할머니가 대만을 방문해서 중국을 도발하나. 미국이 중국과 관계를 망치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8월 대만을 방문해 중국의 반발을 부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할머니라고 지칭한 것이다.

이에 맞춰 러시아 외무부도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이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통화하고 우크라이나 분쟁 해결에 대한 중국의 지원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중국은 러시아 국민이 푸틴 대통령의 지도하에 단결해 어려움을 극복하고 전략적 발전 목표를 달성하도록 러시아와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이 부장은 또 “중국과 러시아의 발전을 막으려는 어떤 시도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석유 감산을 결정해 미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관계 발전도 공언했다. 그는 “사우디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존중받아야 한다”며 “사우디의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가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상황을 두고 대화 의지도 피력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위험하고 피비린내 나는 게임을 하고 있지만 결국은 우리와 대화해야 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우크라이나가 태도를 바꾸고 평화롭게 문제를 풀도록 미국이 신호를 주기만 하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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