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놀이공원 이어 맛집도 ‘패스트트랙’…시간 아까운 관광객 겨냥 ‘상술’

박용하 기자

유명 맛집들 앞다퉈 서비스 도입

일부 외국인 등 “오히려 시간 절약”

“아동 등 박탈감 느낄 수도” 논란

일본 식당 예약 업체 ‘테이블 체크’의 패스트패스 서비스 소개 | 업체 홈페이지

일본 식당 예약 업체 ‘테이블 체크’의 패스트패스 서비스 소개 | 업체 홈페이지

최근 국내 놀이공원에서 추가 요금을 내면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패스트트랙 제도를 운영해 논란이 인 가운데, 일본에서는 놀이공원뿐 아니라 맛집에도 유사한 서비스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최근 폭증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요구를 반영한 전략이다.

6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의 식당 예약 서비스 업체인 ‘테이블 체크’는 최근 추가 요금을 내면 대기 없이 바로 음식점에 입장 가능한 예약 서비스인 ‘패스트패스’를 도입했다. 기존의 음식 예약 서비스와 유사하나, 기존에 예약을 받지 않던 식당들이 추가 요금을 받는 대가로 예약을 잡아주는 형태다. 업체 측은 ‘미슐랭’ 인증을 받아 줄서기가 잦은 유명 맛집들이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으며, 올해 300여개 점포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패스트패스 서비스는 최근 부쩍 늘어난 일본 내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요를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해외 음식점에 자주 오기 힘든데 일본에는 예약이 안 되는 맛집들이 많고, 한 번 맛을 보겠다고 몇 시간씩 기다리다 보면 다른 관광지에 갈 시간을 뺏기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에 한정된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면, 다소 높은 금액을 지불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의 한 유명 라멘집은 가장 비싼 음식 가격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500엔(약 4400원)에 패스트패스를 도입했으나, 오전 9시에 접수를 시작하면 2~3분 내로 마감될 정도로 호응이 좋다고 소개했다. 서비스 이용객의 60%는 외국인 관광객이다.

그간 일부 맛집들은 긴 대기 줄이 인근 주민들의 통행을 방해해 갈등을 일으키기도 했으며, 심하게는 경찰이 출동하는 일도 발생한 바 있다. 이에 패스트패스 서비스의 도입을 반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또 그간 고객 관리나 세간의 비판을 의식해 물가 인상 속에도 음식 가격을 올리지 못했던 가게들 사이에선 패스트패스가 일종의 추가 수익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본에서는 앞서 유니버설스튜디오재팬(USJ)이나 도쿄디즈니랜드 등의 놀이공원에서 패스트트랙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한국에서도 롯데월드와 에버랜드 등이 추가 요금을 지불하면 놀이기구 탑승 대기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제도를 운영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이들이 패스권으로 인해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해 논란이 됐다.


Today`s HOT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아르메니아 국경 획정 반대 시위 불타는 해리포터 성
틸라피아로 육수 만드는 브라질 주민들 페루 버스 계곡 아래로 추락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이·팔 맞불 시위 인도 스리 파르타샤 전차 축제 시위대 향해 페퍼 스프레이 뿌리는 경관들 토네이도로 쑥대밭된 오클라호마 마을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