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한 매머드 되살릴 수 있다?···연구진 ‘일보 전진’에 우려 쏟아졌다

최혜린 기자

유전자 조합의 핵심 재료

줄기세포 배합하는 데 성공

연구진 “생태계 복원 기여”

일부선 윤리적 문제 우려도

캐나다 ‘로열 브리티시 컬럼비아 박물관’에 전시된 털북숭이 매머드 입체 모형. 위키피디아

캐나다 ‘로열 브리티시 컬럼비아 박물관’에 전시된 털북숭이 매머드 입체 모형. 위키피디아

수천 년 전 지구상에서 사라진 매머드를 복원하겠다고 선언했던 연구진이 유전자 조합의 핵심 재료인 줄기세포를 배합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과학계에서는 매머드 복원에 따르는 윤리적·생물학적 문제는 여전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의 생명공학기업인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Colossal Bioscience)는 코끼리의 피부 조직을 통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냈다고 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회사는 시베리아 툰드라에 보존된 매머드 세포의 DNA를 코끼리 배아 세포에 이식해 ‘매머드-코끼리 수정란’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2021년 연구를 시작했다. 실험 대상이 된 아시아 코끼리는 매머드의 ‘가장 가까운 친척’으로 알려진 동물이며, 매머드와 DNA 구성이 99.6% 일치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복원 작업이 멸종 위기를 불러온 인류의 실수를 바로잡을 기회라고 주장해왔다. 매머드는 본래 생존력이 강하지만 상아를 노린 인간의 탐욕이 이들을 멸종시켰다는 이유에서다.

매머드 복원이 곧 생태계 복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창립자인 사업가 벤 램은 “매머드는 대규모 이동을 하면서 과거 북극 지역의 초지를 유지해 건강한 생태환경을 보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매머드를 되살려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방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창립자인 하버드대학의 유전학 교수 조지 처치 박사는 멸종 위기에 놓인 야생종을 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추위를 견디는 두꺼운 지방, 촘촘한 털 등과 관련한 메머드의 유전자를 이식하면 개체 수가 매우 적은 아시아 코끼리를 보존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위키피디아

위키피디아

그러나 과학계에서는 여전히 회의론이 더 큰 분위기다.

윤리적 문제가 남아있다는 게 대표적인 이유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연구진은 수정까지 성공한다면 이를 코끼리 ‘대리모’에 이식해 출산할 계획이다. 인공자궁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100㎏에 가까운 태아를 2년 가까이 품게 하려면 기술적 난관이 더 크기 때문이다.

영국 셰필드 대학에서 코끼리를 연구하는 생물학자 토리 헤리지는 새로운 종을 임신하고 출산하는 ‘대리모’ 코끼리가 건강상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털 많은 코끼리(매머드)를 얻으려고 얼마나 많은 코끼리가 죽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매머드가 인간의 사냥 때문에 멸종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빙하기를 맞아 멸종한 것이라면 새로 태어난 코끼리-매머드에게 북극은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WP에 말했다.

‘매머드-코끼리 수정란’이 4000년 전 매머드와 같은 생물을 탄생시킬지는 알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

버펄로 대학의 생물학자인 빈센트 린치 역시 줄기세포 배합을 중요한 성과로 평가하면서도 “코끼리 유전자를 수정했다고 해서 멸종한 사촌이 살아날지는 보장할 수 없다. 북극에서 생존할 수 없는 ‘털 많은 아시아 코끼리’를 만들어내는 결과에 그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의 동물학자 매튜 콥은 매머드가 멸종한 뒤 수천 년이 지나면서 기존의 생존 기술 등을 다음 세대로 물려줄 조상도 사라졌다는 점을 언급하며 “그들은 태어나더라도 매머드가 되는 법을 배울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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