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작가, 베네치아 비엔날레서 전시 거부…“휴전 이뤄지면 열겠다”

최혜린 기자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진행된 제60회 베네치아 비엔날레 미술전 사전 공개 행사에서 이스라엘관의 문이 닫혀 있다. AP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진행된 제60회 베네치아 비엔날레 미술전 사전 공개 행사에서 이스라엘관의 문이 닫혀 있다. AP연합뉴스

올해 베네치아 비엔날레 미술전에 이스라엘 대표로 참석하는 작가가 휴전을 촉구하는 뜻으로 전시를 하지 않기로 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오는 20일 개막을 앞둔 베네치아 비엔날레가 이날 언론에 사전 공개 행사를 진행했지만 이스라엘관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미술관에 부착된 안내문에는 “이스라엘관의 작가와 큐레이터는 휴전과 인질 석방 합의가 이뤄지면 전시관을 열 것”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이 미술관은 비디오 설치작품 ‘(M)otherland’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이스라엘관 전시를 담당한 작가 루스 파티르는 성명을 통해 “인질 가족들, 그리고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이스라엘 공동체와의 연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큐레이터들과 함께 밝힌 성명에서는 “예술은 잠시 멈춰 기다릴 수 있다. 하지만 지옥 속에 살고 있는 여성과 어린이들은 그럴 수 없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작가와 큐레이터들은 이번 전시 중단 결정을 이스라엘 정부에 미리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스라엘관 비용의 절반가량을 부담한다.

올해 베네치아 비엔날레의 예술감독을 맡은 브라질 큐레이터 아드리아노 페드로사는 이 같은 결정을 “매우 용기 있는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페드로사 감독은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작품을 전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현명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앞서 대량학살 반대 예술 연맹(ANGA)은 지난 2월부터 이스라엘의 전시 참가 금지를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을 진행해왔다. 해당 청원에는 예술가, 문화계 인사 등 수만 명이 서명했지만 젠나로 산줄리아노 이탈리아 문화부 장관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행사가 열리게 됐다.

1894년 시작돼 올해로 제60회를 맞은 베네치아 비엔날레는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예술 행사다. 그중에서도 나라별 전시관은 각국 미술의 현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미술관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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