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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년째 랜드마크’ 덴마크 건축물 불타…시민들도 나서 문화재 운반

최혜린 기자

코펜하겐 옛 증권거래소 건물 화재…인명 피해 없어

시민들, 당국과 함께 내부 문화재 수백 점 옮겨

불길에 휩싸인 덴마크 코펜하겐의 옛 증권거래소 건물. 엑스 캡처

불길에 휩싸인 덴마크 코펜하겐의 옛 증권거래소 건물. 엑스 캡처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의 대표적인 건축물에서 불이 나 첨탑이 무너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시민들이 당국의 내부 문화재 운반 작업을 함께해 추가 피해를 막았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오전 코펜하겐에 있는 옛 증권거래소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건물 첨탑이 쓰러지고 잔해 일부가 거리에 흩어졌다. BBC는 “도시의 상징물과도 같았던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시민들은 숨이 턱 막힌 듯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소방 당국은 화재 초기에 긴급 출동해 큰 불길은 잡았지만, 밤새 이어진 진화 작업에도 불씨를 완전히 잡지는 못했다. 상공회의소 건물은 최근 복원 작업을 진행 중이었는데, 이때 설치된 임시구조물 등으로 인해 화재 진압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당시 건물 내부에 있던 인원은 모두 대피한 상태여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불에 탄 건물 첨탑이 쓰러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덴마크 시민들. 엑스 캡처

불에 탄 건물 첨탑이 쓰러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덴마크 시민들. 엑스 캡처

미술작품 등 문화재 수백 점은 급히 밖으로 옮겨졌다. 건물 내부에는 19세기에 활동한 인상파 화가인 페데르 세베린 크뢰위에르 등 유명 화가들의 그림과 샹들리에 등이 보관돼 있었다. 왕실 근위대 소속 병사들과 건물 소유주인 덴마크 상공회의소 직원들은 건물 주변에 차단막을 설치하고 운반 작업에 나섰다. 이때 화재를 목격한 시민들도 이곳으로 달려와 문화재 운반을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관계자는 “건물 대부분이 크게 훼손됐지만 다행히 문화재 등 귀중품은 거의 모두 안전하게 밖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현지 경찰은 현재까지 정확한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건물 진입이 가능해지면 즉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건물은 1640년 코펜하겐을 무역중심지로 만들고자 했던 크리스티안 4세 국왕의 지시로 지어진 네덜란드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물이다. 현재는 상공회의소 본부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16일 덴마크 코펜하겐의 옛 증권거래소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직원과 시민들이 그림을 밖으로 운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6일 덴마크 코펜하겐의 옛 증권거래소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직원과 시민들이 그림을 밖으로 운반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덴마크 시민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 시민은 “오늘은 정말 비극적인 날”이라며 “그것은 우리의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과도 같은 건물이었다”고 현지 방송에 말했다. 현지 교사인 엘리자베트 핸드버그는 “교실 창문을 통해 화재 현장을 봤는데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면서 “건물이 빨리 복구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야코프 엥엘슈미트 덴마크 문화부 장관은 “이 건물은 400년 가까이 덴마크의 역사를 대표해왔다”며 “세계에 남은 마지막 네덜란드 르네상스 형식의 건축물이었다”고 말했다. 프레데릭 10세 국왕도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우리의 문화유산이 불길 속에 있는 것은 매우 슬픈 광경이었다”며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애써준 모든 시민들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16일 화재가 발생한 코펜하겐의 옛 증권거래소 건물에서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16일 화재가 발생한 코펜하겐의 옛 증권거래소 건물에서 소방관들이 진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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