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여성, 함경도 출신

동남아에서 집단입국했거나 할 460여명 탈북자들의 면면은 최근 탈북자들의 추세와 탈북 후 한국 입국까지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먼저 이들 가운데 여성이 70%, 남성이 30%로 여성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게 눈에 띈다. 어린이들도 전체의 20% 수준에 달한다. 국내 입국 탈북 여성비율의 꾸준한 증가와 가족단위 탈북이라는 최근 추세를 반영한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들어 탈북자 중 여성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고 가족단위 탈북이 늘면서 어린이의 비중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함경도 출신이 전체의 80~90%로 최근 흐름을 반영했다.

대부분 여성, 함경도 출신

개개인의 사연을 보면 탈북에서 한국 입국까지의 험난함을 잘 알 수 있다. 40대 가장 ㄱ씨는 3년 전 홀로 탈북, 중국에서 2년여간 막노동으로 돈을 모았다. 그는 이렇게 마련한 돈으로 북한에 있는 아내와 아이들 등 가족 7명을 중국으로 탈북시켰다. 이어 이들과 함께 동남아로 탈출, 6개월여간 구원의 손길을 기다려왔다.

여성 탈북자 ㄴ씨는 그나마 행복한 경우다. ㄴ씨는 탈북 후 중국에서 조선족 남편을 만났고, 남편의 경제적 지원을 받아 동남아 국가로까지 탈출할 수 있었다. 동남아 입국 후에도 그는 한 민간 지원단체가 제공하는 수용시설에서 24시간 생활해야 했고, 외부출입은 일절 금지됐다. 밖으로 나갔다가 잡히면 꼼짝없이 추방되기 때문이다. 비좁은 수용시설에서 여러 사람이 생활하는 만큼 다툼이 많았지만 그는 여기에 신경을 쓰지 않고 하루종일 성경을 읽으며 마음을 다잡았다고 한다.

천기원 두리하나 선교회 대표는 “중국 공안에 잡힐까 두려워 몇년씩 산속에서 홀로 생활한 사람은 물론, 탈북 후 가족과 헤어져 외국인들에게 팔려간 여성, 북한에 몇번이나 다시 끌려갔다가 재탈북해 온 사람, 엄마가 탈북한 후 혼자 엄마를 찾아나온 어린아이 등 다양한 부류의 탈북자들로 구성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제는 하지만 이런 정도의 고생은 탈북자라면 누구나 겪는다는 데 있다.

〈박영환기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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