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

여름 오락영화의 짜릿한 오감만족

- 스텔스(Stealth) -

‘스텔스’ 의 가장 큰 매력은 오감을 짜릿하게 만드는 비행기 활공이다. 제작비 1억3천만 달러를 들인 쾌감의 덩어리는 관객이 어지럼증을 느낄 정도로 화려하다. 그에 비해 드라마는 ‘탑 건’(Top Gun·1986)이나 심지어 ‘협곡의 실종’(Flight of the Navigator·1986)보다 떨어진다. 28일 개봉.

[영화리뷰] 여름 오락영화의 짜릿한 오감만족

국제테러 방지를 위해 개발된 스텔스 ‘탤론’ 편대에 미 해군 최고의 조종사 셋이 선발된다. 벤(조쉬 루카스)과 헨리(제이미 폭스), 그리고 여성 파일럿 카라(제시카 비엘)가 그들. 어느 날, 이들에게 조종사 없이 인공지능 시스템을 탑재한 무인기 ‘에디’ 의 군사적 실험을 지원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그러나 임무를 수행하고 귀환하던 중 번개를 맞은 에디는 명령을 무시하고 오직 자신에게 프로그램된 임무만을 수행한다. 세 대원은 에디를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영화리뷰] 여름 오락영화의 짜릿한 오감만족

‘스텔스’ 는 단순한 이야기에 화려한 볼거리가 뒷받침된 전형적인 할리우드 오락영화다. 드라마는 그렇게 눈여겨 볼만하지 않다. 기계와 인간, 선(善)자와 악(惡)자의 이분법적 대결 드라마는 식상하다. 더구나 기계가 감정을 갖게 되고, 생존을 위해 명령을 거부하다가, 자신을 파괴하려는 자들에게 복수한다는 설정은 더 이상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폭격에는 아랑곳하지 않으면서도, 흑인 비행사의 죽음에는 경건한 애도를 표하는 미국식 애국심도 상당히 거슬린다. 그에 비해 비주얼은 정신을 쏙 빼앗아갈 정도다. 상공을 나르며 벌이는 전투기의 황당한 비행 장면과 굉음 섞인 음향은 오락게임을 보는 듯한 혼란스러움을 불러온다.

영화의 주인공은 ‘에디’ 라고 불리는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다. 스피드의 한계를 뛰어넘는 에디의 비행술에 관객은 자신도 모르게 좌석 팔걸이에 올려놓은 손에 힘이 들어간다. 비록 현실에는 없는 가상의 비행기이지만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만나게 될 지도 모르는, 그래서 기계문명이 초래하는 부작용에 대한 경계도 던지고 있다.

미국이 레이더에 잡히지 않은 스텔스기 개발에 착수한 것은 1974년. ‘Have Blue’라는 극비 과제로 추진된 스텔스 기술은 F-117 전폭기 시험 비행 성공으로 결실을 맺었다. 91년 걸프전과 2003년 이라크전에서 그 위력이 입증됐다. 이제 그 비행기가 한반도에 배치됐다. 전쟁의 포연이 그만큼 가까워졌다는 의미일 게다. 스텔스기가 필요 없는 한반도의 평화가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반 디젤과 함께 ‘트리플X’ 로 ‘익스트림 액션’ 영역을 만들어냈던 롭 코헨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미디어칸 장원수기자 jang7445@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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