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는 섹스 중독자’, 솔직·발칙한 성욕 해소 일지

영화  ‘나는 섹스 중독자’, 솔직·발칙한 성욕 해소 일지

-감독 카베 자헤디·출연 카베 자헤디·레베카 로드

섹스에 중독돼 방황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솔직하게 털어놓는 이 영화는 남녀를 막론하고 한번쯤 새겨들어볼 만한, 한 사내의 성욕 고백 일지다. 7년간 육체적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감독은 스스로의 사연을 영화로 만들면서 다큐와 극영화를 결합하고 배우와 실존인물을 번갈아 보여준다. 고백체 영화를 위한 새롭고도 효과적인 형식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세번째 결혼을 앞두고 대기실에 앉아 ‘나는 이렇게 섹스 중독을 치유했다’고 말하는 감독이자 주연 자헤디의 얼굴에서 출발하는 영화는 그가 만난 여인들과의 과거를 돌이켜보고 성매매 여성을 찾아다니며 실패와 만족을 거듭하는 방황을 낱낱이 보고한다. 섹스 상대를 고르며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일을 치를 수 있을지 안절부절못하는 주인공을 묘사하는 방식이 그럴 듯하면서도 재치있게 진행된다. 그에게 ‘R등급의 우디 앨런’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이기도 하다.

자헤디는 너무 깊숙한 곳에 있어서 함부로 입에 담을 수 없는 자신의 욕구를 종종 배우자에게 털어놓는데, 그 지나친 솔직함은 불화를 낳을 때도 많다. 예일대에서 철학을 공부한 감독이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을 탐구하면서 “일부일처제는 사유재산 같은 것인데 나는 사유재산을 부정한다”거나 “결혼은 베트남전을 일으킨 자본주의체제와 같은 맥락”이라고 내뱉는 말들은 그저 농담으로 지나치기 쉽지 않다. 18세관람가로 서울 필름포럼에서 18일 개봉했다.

〈송형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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